우린 어쩌면 영원히 가을을 찾지 못할 수 있다.
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을에 접어들었어야 할 날씨에도 더위에 헐떡인다. 벼 이삭이 누렇게 여물어가건만 30도를 넘는 더위는 가실 기미가 없다.
가을이 사라졌다.
단풍을 보고 못 보고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 위기다. 급변하는 이 사태가 불러올 재앙은 오래전부터 수차례 경고해 왔다. 서서히 끓어오르는 물속 개구리마냥 인간들의 둔감함은 언제나 상식을 뛰어넘기에 다들 감안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구가 보내오는 위험 시그널을 미련한 인간들은 어쩌다 재수 없어서 내지는 내게 닥친 일이 아닌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으니 복장 터질 일이다.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건만 모르쇠로 일관한다. 가을의 실종이, 급변하는 기후 변화가 불러올 참사를 인간들은 너무나 가볍게 여기고 있다.
오늘도 인간이 살아갈 터전인 환경 파괴에 앞장서는 간접적 살인자들과 이를 수수방관하는 잠재적 동조자들 덕에 우리 인간의 생명줄은 점점 빠르게 줄어들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