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마음 가는 것만 받아들인다.
그래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다.
주관과 객관을 나누기는 했지만 인간은 본래 객관적일 수 없다. 객관적이라 칭하는 역사는 승자의 전리품이다. 백과사전 또한 집필진의 포지션에서 바라보기에 늘 편향적이다. 인간이 기록한 그 모든 것은 엄밀하게 따지면 주관적이다.
이해관계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양쪽 입장을 듣게 되면 접점을 찾기 어렵다. 물론 양쪽 혹은 어느 한쪽의 거짓일 수도 있다. 상당한 경우 양쪽 모두 진실이라 믿고 강하게 주장한다.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기억하고 싶은 장면만 저장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심지어 본인이 사실이라고 믿는 기억을 만들기 위해 과거 저장된 기억을 체계적으로 변조하기까지 하는 것이 사람이다.
자신의 마음이 가는 것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뇌다. 그래서 인간은 태생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다.
요즘은 나의 과거 기억을 온전히 믿지 않는다. 타인의 기억과 나의 기억에 괴리가 있다면 분명 조작된 회상일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한쪽으로 흘렀구나 속으로 되뇐다. 내 기억이 맞다고 어필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지난주 오늘 점심 메뉴도 떠올리지 못한다. 어제 아침에 먹었던 음식들의 맛도 생각나지 않는 하찮은 기억력으로 수년 전, 십수 년 전 일이 온전하게 떠오를 리 없다.
여기서 과거 기억을 들춰가며 넋두리를 질러대고 있지만 그게 명확한 사실이라 믿지는 않는다. 온라인이란 블라인드 뒤에 숨어서 끄적거리면서도 누군가 면전에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