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은 계속 이어집니다 꽃선물 받으세요♡

꽃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제가 꽃을 많이 사랑합니다

by 아헤브


꽃 이름도 모르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발길 닿는 곳마다, 눈에 밟히는 모든 꽃을 사진첩 속에 쏙 담습니다

수국, 민들레, 철쭉, 진달래 정도가 아는 이름의 전부네요.



그가 나를 알아주기 전까지는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까지는

하나의 몸짓에 불과하다고 김춘수 시인께서 말씀하셨는데,

전 아직 꽃의 이름을 다 알지 못해 이름을 제대로 부르질 못하네요



"꽃들아, 미안해"



꽃을 사랑하게 된 지 채 몇 년 지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여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인터뷰하던 중에

기쁨 이에게 질문하는 장면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기쁨아, 너는 너 자신을 누구라 생각하니?"

"나? 기쁨이는 꽃이지."

그때 기쁨이는 8살이었습니다.


아마, 꽃을 제대로 사랑하게 된 때가 그즈음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꽃사진을 계속 찍어왔지만,

아이의 고백이 있은 이후로 모든 꽃을 보며 아이를 생각하기 시작했으니까요.

사실 꽃에 대한 사랑은 아내에게서 출발했습니다. 제 아내는 아주 미인이거든요. 제 눈에 그렇습니다.

싱그럽게 웃고, 환하게 미소 짓는 게 꼭 만개한 장미꽃과 같습니다.



청년 시절, 노란 카디건을 걸치고, 안내 데스크 앞에 서서,

사람들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 건네는 아내에게 반했습니다.

그 이후로 아내를 줄곧 쫓아다녔지요. 꽃 한 송이가 그곳에 피어 있었습니다.



아내를 사랑하게 된 이후로, 줄곧 아내를 닮은 아이와 함께 더불어 삶을 빚었습니다.

꽃이 만개한 정원 속에 살고 있단 느낌에 젖어들고선, 어려운 시절도 꽤 즐겁게 이겨나갔습니다.

돌아보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싶습니다. 실로 모든 시절이 아름다운 계절이었습니다.




어젯밤, 깁스를 두른 후에 몸이 더 간지럽게 느껴진다 말하는 아들 성화에 못 이겨 아이를 잠자리에 눕히는 것 대신 아이를 데리고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깁스 한 다리를 빼놓고, 아들 몸 구석구석을 닦아 주면서 일상 가운데 소소한 행복에 차츰 젖어 들어갔습니다. 아이도 개운해지고, 부모도 함께 개운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통깁스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우비로 한 번 다리를 감아 봉했습니다. 그 깁스 위에 재차 수건을 감아 매듭을 지어 주었습니다. 혹여 목욕 의자에서 미끄러질까 안절부절하는 아이 등을 토닥이며 아이를 이내 진정시켰습니다. 아이 양 옆 어깨 사이에 손을 넣어 아이가 간지럼 타다 미끄러지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습니다. 엄마는 아이의 두 다리를 꼭 잡고, 아빠는 등 뒤에 다시 쪼그려 앉아, 따뜻한 물을 연신 끼얹어 주었습니다.



"아, 이제 살 것 같다!"



아이는 금세 살 것 같다 말합니다. 이제 오월이 되어 여름이 왔으니 앞으론 매일 이렇게 씻어야겠다 선포하듯 선언합니다.



"그래 그러자"



이윽고 아이를 들어 바퀴의자에 다시 아이를 얹고, 젖은 몸을 구석구석 닦아줍니다.

어깨에는 화상 연고를 발라주고, 마저 보습을 해줍니다. 아이는 뽀송뽀송한 마블 잠옷을 입고 헤죽헤죽 웃습니다. 마침내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깁스를 완전히 푼 이후에도 아빠와 평생 같이 잘 꺼야"라고 재잘 대며, 아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 마지막 하루의 시간, 감사 제목을 나눕니다. 항상 하던 것처럼 세 가지 감사했던 일을 나눕니다. 아이는 졸리기 시작하고, 어제 그랬던 것처럼 아빠 목을 완전히 감싸고 연신 볼에 뽀뽀를 퍼부어 줍니다. 지나치게 분비된 과한 침샘 덕분에 아빠의 볼은 물기에 젖은 옷처럼 완전히 젖어버립니다. 아이고~ 아들아~


아빠 팔베개에 의지하여 금세 잠이 든 아이의 표정을 살피며, 가만히 팔을 빼고 제 저린 팔을 주무르며 이제 습관을 좇아 아이를 위해 간곡한 기도를 드리기 시작합니다. 하루의 끝에 다 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지나치지 않은 만큼 기도를 하고 기도를 멈춥니다. 한 번 기도를 시작하면 몇 시간 이어지는 습관을 끊고, 자야 할 때는 잠을 자려 노력합니다. 오늘은 줄넘기를 빼먹었습니다. 엊그제 900개를 했는데, 내일은 원래 목표 대로 천 개를 달성해야겠단 마음의 각오를 다지고, 이제 저 역시 깊은 잠에 빠질 차례라 생각하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꽃보다 예쁜 하루를 살았습니다. 모든 시간이 감사였습니다. 귀한 손님 두 분이 기쁨이 어린이날을 축하해 주시려 집에 방문해 주셨고, 너무나 귀한 분과 긴 통화를 끝으로 하루를 만족하며 마감할 수 있어 매우 기뻤습니다. 아내와 아이는 여전히 제 곁에 누워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감사의 제목입니다. 주어진 모든 삶에 감사합니다. 이제 곧 잘 될 일만 남았습니다. 꼭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계속 잘 되고 있다고 해석할 거 같습니다.



기쁨 이는 늘 아빠와 꽃밭에 갑니다 아직은 꽃의 위대한 힘을 모르지만 곧 알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