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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하 Jan 13. 2016

서로 다르지만 하나,
신혼부부의 기도

결혼의 목표는 뭘까요

저희 삶의 모든 계획과 생활 속에 함께 하시어
순간순간마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게 하시며
살아가는 시간의 강물이 평화로이 흐르게 해 주십시오.
<신혼부부가 드리는 기도> 中


결혼의 목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사랑. 이미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랑의 지속? 혹은 행복. 부부와 가정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것, 저는 이것이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낭군께 물었더니 저와 같은 대답을 하더군요. 그러나 가톨릭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간 대답을 제시합니다. 책을 다시 읽으면서 새로 발견한 저는 깜짝 놀랐어요. 며칠에 걸쳐 생각하면서 여러 번 곱씹다가 낭군께도 말씀드렸더니 그도 저만큼이나 깜짝 놀랐지만, 곧 스스로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혼인 생활의 목표는 '행복'에 있지 않고, 부부의 '일치'에 있다.


혼인의 진정한 목표는 부부가 생각과 마음과 정신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습니다. 부부 생활의 목표를 행복에 두면 곧 실망과 좌절에 부딪히게 됩니다. 행복은 그 자체로 목표가 되지 못하며, 오히려 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행복은 선물처럼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부부의 일치가 무엇인지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생활 안에서 우리는 '하나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일치를 이룰 때 우리는 평온함, 만족감, 서로 받아들임 등의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막연하게 생각하는 행복감보다 훨씬 깊은 것입니다. 행복감은 편안함 속에서만 오지만, 일치는 편안함뿐 아니라 고통과 시련을 통해서도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의 일치는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고, 생각과 마음을 다하여 상대방에게 귀 기울이며,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과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하나가 되라는 부르심은 매일 매일의 노력을 통해서만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주님,

당신 성사의 은총으로 맺어진 저희 부부가
이제 새 가정의 삶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희가 살아가는 동안 당신께서 함께 하시어
언제나 저희 부부의 대화를 들어주시고
깊은 밤 어둠 속에서 잠드는 저희의 벗이 되어 주십시오.

저희가 불목의 늪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당신 사랑의 두레박으로 저희 부부를 감싸주시어
혼란한 마음을 평화롭게 해 주시고

웃을 때와 눈물 흘릴 때, 일할 때와 쉴 때,
누울 때와 일어날 때의 저희 생활 전체를 
삶의 길잡이가 되는 빛줄기로 저희를 비추어 주십시오.

악의 세력으로부터 보살피고 지켜주심이
이제로부터 영원까지 이르게 하시고
저희가 당신의 눈에 드는 삶을 살아
당신에게서 사랑 받는 부부가 되도록 도와주시고
혼인의 신성함과 기쁨이
마지막 날까지 변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저희 삶의 모든 계획과 생활 속에 함께 하시어
순간순간마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게 하시며
살아가는 시간의 강물이 평화로이 흐르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저희가 사랑하고 희망하고 기도하는 모든 것들이
당신 진리의 오솔길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시어
그 길을 아름답고 순수한 꿈으로 동행케 하시고
생의 마지막 날, 저희 부부가 함께 부활의 꽃을 피우게 하십시오.

아멘.

신혼부부를 위한 기도, <<서울대교구 혼인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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