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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동 May 04. 2022

디자이너 에셋의 시대

기획과 개발로 사라지는 디자이너

2000년대, 모바일과 휴대용기기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통신과 인터넷 서비스가 말 그대로 광폭하던 시기에 나타난 인기 직종 '디자이너'. 상상을 현실로, 욕망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디자이너의 직업은 아이폰과 갤럭시, 스카이, 블랙베리 등 개인 모바일 시장과 함께 성장했다. (블랙베리 볼드 9900을 사용할 때 사용성과 그 편안함을 잊을 수가 없다.)


형이상학적이고 쫀쫀한 물리적 타격감을 지닌 유려한 라인을 가진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그에 제조업 기반의 우리 한국 사람들의 기상과 어울려 산업디자이너, 그래픽, 디지털 콘텐츠 등의 학과들이 디자이너 양성에 나섰다. 그림그리기가 좋았던 순수예술을 꿈꾸는 사람들도 밥은 먹고 살기 위해 재능을(?) 이용한 상업적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디자인 분야로 이동하여 그들의 미술 감각과 산학의 연계로 뛰어난 표현력을 무기로 디자이너가 되곤 했다.


스타 디자이너가 이끌어 가는 그 세상은 하나의 전문 분야로 자리매김하였고 현재까지도 개인, 기업의 가치와 비전을 상상력 하나로 오감만족의 표현이 가능한 디자이너의 영향력은 대단하다는 표현이 아쉬울 정도. 산업발전에 맞춰 내 손에 잡히는 세련된 상품들은 유독 디자이너에 존경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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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분위기가 다름이 확실해졌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고집하고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세상에서 디자이너들이 가진 표현력이 상향 표준화되었다. 유튜브와 비메오, 핀터레스트, 비헨스, 노트포리오, 아트스테이션, 인스타그램 그리고 각종 디자인관련 매체들을 두루 살펴보면 볼수록 더 잘 표현되고 많은 기능을 요구하던 디자인은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으로 굳어지고 있다.


디지털시대의 스크린을 기반으로 더 많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게 된 사용자에게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다. 오감을 만족했으니 제6감, 센스를 만족할 차례. 나를 위한, 내가 직접 참여한, 나로 비롯된 상품들과 나를 더 잘 알게 해주거나 나를 도와주고 나에게 알려주는 프로덕트들로 나아간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시스템에 의해 세분화된 직무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기획과 UX 리서치를 기반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기획의 의도와 기업의 비전 방향성을 더해 브랜드의 컨셉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스토리텔링 해주고 있다. 여전히 매력적인 직업이다. 1만 명의 팔로워보다 10명의 팬덤을 만족시키는 게 더 어려운 시대에 앞으로 디자이너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더욱더 강해져 가는 개인 취향의 시대에 이제는 상향 평준화된 디자인 에셋이 이미 널리 배포된 현실을 디자이너가 더 잘 맞춰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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