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8
2014년 12월 24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오는 길.
앞에 가는 차가 운전을 못하는 건지 차가 이상한 건지 꿀렁꿀렁하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함.
덕분에 그 페이스에 말려 우리 버스도 꿀렁꿀렁. 기사 아저씨는 짜증 지수 상승 중.
그러는 중 갑자기 택시 한 대가 칼치기!
우리 버스는 급정거했고 내 옆에 폰에 집중하던 형제분이 휘청하면서 나를 잡았으나
내 옷이 미끄러운 건가... 손을 놓치면서 고꾸라짐.
난 혹여나 해서 버텨주려고 했는데 고꾸라져버리니 괜히 머슥...
다시 보니 겉감이 좀 미끄러운 소재이긴 함...
연속되는 앞차들의 액션에 아저씨는 있는 대로 짜증이 나신 건지
그다음부터 '나 화낫숴!' 운전 모드... 급발진, 급정거, 드르륵 기어 변속 삼단 콤보...
덕분에 난 버스 안에서 가을바람에 휘둘리는 갈대밭을 볼 수 있었음...
한 여자분은 소리 크게 나는 구두를 신으셔서 계속 탭댄스를 하셨음.
슬슬 여기저기서 서로의 발을 밟으면서 승객들의 짜증지수들도 충전되는 느낌...
그 와중에 어떤 자매분은 화장품을 우수수 버스 바닥에 뿌리시곤
굉장히 언짢은 표정으로 갈대밭을 헤집으면서 주으러 돌아다님...
(팩트 열어보고 표정 진짜 안 좋은 거 봐선 깨진 것 같음...)
결국 기사 아저씨의 분노는 모두에게 전염이 되어
사람들은 있는 대로 짜증들을 내면서 버스에서 내림...
(꿀렁꿀렁 운전 + 칼치기) x 기사 아저씨의 분노 = 짜증 나는 출근길
저 사람들이 일터나 학교에 가서 짜증을 내면 얼마나 많은 수형도가 그려질지 감도 안 옴...
점심이라도 맛있는 거 먹어야 다들 풀리려는가... 오늘 분노가 전염되는 과정을 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