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래 Jul 05. 2020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29

2017년 12월 21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집에 가는 길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음.

두 형제분이 같이 서있었는데 술냄새를 팍팍 풍기는 모습이

거의 술과 서로 먹고 먹히는 사투를 벌인듯했음.


그리고 좀 더 나이가 많아 보이는 형제분이 어린 형제분에게 좋게 말하면 조언,

나쁘게 말하면 꼰대 짓을 시전하고 계셨음.

대강 들어보니 사업에 대한 이야기인듯했음.


“그러니까 어? 아이템이 좋아야 한다고!! 남들이 하지 않은 어?”


“그렇죠! 기막힌 걸 해야죠!”


뭔가... 엄청나게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관심 갖지 않으려 했는데... 


“그러니까 말야 남들과는 다르게! 어?”


취해서 맞장구를 쳐주던 어린 형제분이 갑자기 눈을 빛내며


“누구보다 빠르게!”


“그렇지! 빠르게 해야지! 남들과는 다르게 해야”


“누구보다 빠르게!” 


어린 형제님은 어느 순간엔가 아웃사이더의 motivation의 유명한 가사를... 

(순서가 반대긴 하지만) 끼워 넣고 있었음.

방심하다 맞는 게 더 아프다고 순간 웃겨서 콧물 나올뻔했음.


상황을 보니 나이 많은 형제분은 저 노래를 모르는듯했음. 


“그러니까 형님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해야 된다고요. 노래 가사잖아요. 아웃사이더 몰라요?”


동생은 자신의 흥을 받아주지 않는 형이 아쉬웠는지 아웃사이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음. (근데 저기서 알고 받아줬으면 그건 그거대로 겁나 웃겼을 것 같긴 함) 


“알어 아웃사이더 랩 빨리하는 애”


뭔가 퉁명스러운 말투로 답하고는 대화가 끊어짐.

대화는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데 서로 던지기만 하니...

갑자기 머쓱한 분위기가 돼서 쭈삣거리는데 버스가 왔음.

어린 형제님이 분위기 무마하려고 한마디 하는데


“형 근데 그거 빠른데 들려요?” 


나도 그 뒤에 내가 탈 버스가 와서 뒷이야기는 모르지만

잘하면 버스에서 크게 싸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함.

불 끄겠다고 소화기를 집어던진 느낌이랄까...

매거진의 이전글 기분이 저기압일 땐 반드시 고기 앞으로 가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