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39
2020년 3월 11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날씨가 더 추워진다는 바람에 패딩을 입은 사람들을 오늘따라 다시 많이 보게 됨.
물론 나도 패딩을 다시 입었음.
지하철에 타려고 플랫폼으로 내려가는데 한 형제님이 패딩의 후드가
뒤집어진 채로 있었음.
후드의 안감이 상당히 반사가 강한 재질이고 하얀 털이 후드를 둘러싸고 있어서
엄청 눈에 띔. 아는 사람 같으면 뒤집어주고 싶었음.
예전에 흰머리 난 사람 뒤통수 볼 때처럼 한 번 눈에 띄기 시작하니까 뭔가 자꾸 보임.
계속 신경 쓰고 있다가 문득 지하철 창문을 봤는데 내 후드도 뒤집어져있었음.
순간 귀까지 화끈거렸음.
마스크를 써서 티가 덜났지 마스크 벗고 있었으면 거의 헬보이였을 듯 함.
내가 후드를 뒤집은 걸 봤는지 그 와중에 형제님도
자기 후드가 뒤집힌 걸 알고 다시 뒤집음.
오늘도 참 병신력 넘치게 하루는 시작하는 기분임.
남의 눈에 티끌은 봐도 내 눈에 들보는 못 본다더니
역시 남 걱정할 시간에 내 꼴이나 신경 쓰는 게 맞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