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드라이버 운전기사 구하기

첫 번째 관문

다행히 남편이 먼저 와서 일할 때 잠시 일해준 드라이버 R이 있었는데 그 드라이버랑 우선 호텔 로비에서 면접을 봤다.

그분은 깔끔한 인상에 참 맘에 들었는데 원래는 드라이버가 아닌 엔지니어로 다른 일을 메인으로 하시는데 드라이버는 잠깐 시간 날 때마다 도와주는 거라 대신 풀타임을 원하면 자기 조카 H를 소개해주겠단다.

처음에 가장 어려웠던 건 월급의 기준이었다.

주변에 한국분들은 예를 들어 한 달에 100달러(2021년 기준 약 2만 PKR 파키스탄 루피)를 준다면 남편의 직장동료들은 기본으로 팁 빼고 300달러(2021년 기준 약 6만 PKR) 이상을 주기 때문이다. 분명 같은 시간을 일하는 기준일 텐데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 남편과 월급문제로 좀 삐걱거렸는데 그냥 내가 직접 고용하고 내가 정한 월급을 주기로 했다.

어쨌든 조카 H를 소개받았다. 여기서 이력서는 그냥 종이 한 장뿐이고 나이는 98년생이고 그냥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참고로 이곳은 신분증이나 면허증도 몇만 원이면 가짜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실제 나이가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H는 나이가 어려서인지 아이들한테 친근하고 좋았다. 내 인생 처음 운전기사를 가진 거다.

처음에는 너무 편하고 좋았다. 어디든 말만 하면 마법처럼 바로 갈 수 있고 현지인이라  파키스탄은 구글맵이 엉망인 경우가 있는데 문제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H가 운전할 때 얘들과 가끔 놀아주고 나도 내 개인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누구나 처음 일하면 무조건 친절하다 :)

세레나 호텔에서 머물 때 어차피 주차는 1층 주차장에 따로 해야 해서 우리 입구에 내려주고 자기는 주차하러 가면 된다.

그리고 무슨 용무가 있거나 마트에 물건 사 오기 등도 시킬 수 있다. 문제는 과연 내가 고르듯이 신선한 걸 사 오냐인데 이건 정말 기사 능력이다.

H는 확실히 어리고 순수했다. 처음에는..

드라이버의 주요 업무는 아이들 등하교를  도와주는 거였다.  

여기서 드라이버나 메이드 등은 어디서 서로를 만나든 곧 친구가 된다 :)

첫 질문은 madame(여자주인)과 sir(남자주인)은 무엇을 하며 너 월급은 얼마 받냐 이런 걸로 시작하는데... 이게 문제의 시작이다.

예를 들어 너랑 나랑 같은 일하는 동료?인데 왜 너는 그리 받고 나는 이리 적게 받냐로 끝난다.

여기서 끝이 아닌 게..

madame과 sir이 만만하면

분명 파키 현지 주인들한테는 눈도 못 마주친다는데 만만하고 다정한 외국인들에겐 눈도 제대로 맞추고 심지어 큰소리도 낸다 한다.

다는 아니지만 어떤 나쁜 파키 현지 주인들은 진짜 하인 부리듯이 대하고 심하면 뺨등 폭력도 행사한단다. ㅠㅠ

우리 드라이버 H도 ISOI(International School of Islamabad) 처음 다닐 때만 하도 그나마 괜찮았었는데 문제는 카라코람 아파트였다.

코로나가 유행할 때라 학교 등록하자마자 온라인 수업을 정말 자주 했었다. 그래서 얘들과 집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렇다 보니 기사 H는 한마디로 대기조였다.

이웃이 보내준 사진

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른 드라이버들과 교류하면서 일한 지 한 달도 안 된 채 우리에게 불만을 마구 토로하기 시작했다.

어떤 드라이버들은 당연하게 주인 차문을 열어주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안 했다. 기다리기 힘들다 ㅋㅋ

어느 날부터 반응도 느려지고 처음에 싹싹하고 열정 가득한 젊은 청년 H는 사라지더니 돈만 원하는 아이가 되어 버렸다.

자기는 이거는 저거는 이제 안 한다 안 한다 그러다가 월급협상을 원하는 거다. 일한 지 한 달도 안 되었을 때... 정확히 불과 2-3주 만에

그것도 3배 인상요구.. 기가 막혔다.

속으로

이 넘아 그 3배 월급은 대사관 지정 드라이버도 못 번다!! ;)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ㅋㅋ

여러 가지 문제 등을 겪고 난 후 카라코람에서 살 때  임시 메이드가 있었는데 그 메이드는 첫날 오자마자 자기 가족 사촌 모두 잡을 구한다며 나보고 다짜고짜 잡을 달랬다. 이 얘기는 나중에 자세히 하고 암튼 그 친구가 우리집 올 때마다 얘기하길래 사촌 한번 보자 했다. :)

그 드라이버는 어땠을까?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