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매음으로 고소당했다면, 변호사의 가이드

by 안영진 변호사

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게임 채팅창에 욕설 한 줄, DM 한 통이 형사 피의자 신분으로 이어지는 시대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하 '통매음')는 공연성 없이도 성립하고, 유죄 시 신상정보 등록까지 따라옵니다. 그런데 최근 법원은 '성적 목적성' 판단을 더욱 엄격히 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수사 초기 대응 전략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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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매음, 어떤 죄인가


가. 조문부터 읽어봐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이렇게 규정합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나. 이 죄의 핵심 특징 네 가지


① 1:1 대화도 성립한다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는 '공연성', 즉 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통매음은 다릅니다. 단둘이 나눈 채팅 한 줄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메시지나 다 걸리는 건 아닙니다.


'성적 목적성',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 '도달' — 이 세 가지가 모두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합니다.


② 목적범이다 —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은 고의와 별도로 요구되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이 목적이 있었다는 사실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피의자가 "나는 그런 목적 없었다"고 소극적으로 부인하는 것만으로도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면 무죄가 됩니다.


③ 오프라인 직접 전달은 해당 없다


편지를 직접 출입문에 끼워 넣는 행위는 '통신매체를 통하여' 도달하게 한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런 행위까지 통매음으로 처벌하는 것은 법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난 해석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17847 판결)


④ '도달'은 실제로 읽었는지와 다르다


메시지를 보냈는데 상대방이 읽지 않았다면? 그래도 도달 요건은 충족될 수 있습니다. '도달'은 상대방이 실제로 열람했는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다. 한눈에 보는 구성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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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적 목적'이 있었는지 —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나


가. 기본 판단 기준


법원은 '성적 목적'이 있었는지를 한 가지 사정만으로 결론 내리지 않습니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나. '성적 욕망'의 범위 — 생각보다 넓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성적 욕망'은 성행위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욕망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함으로써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포함될 수 있고,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 포함될 수 있다(가능성)곧바로 인정된다(단정)


성 관련 욕설이나 비속어가 담겼다는 사실만으로 '성적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형벌법규에 대한 금지된 확장해석에 해당합니다. 그 심리적 만족이 성적 성격을 띠었다는 점이 구체적 사정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다. 최근 흐름 — '목적 증명'이 더 엄격해지고 있다


법리 자체가 바뀐 건 아닙니다. 하지만 같은 판단 틀 아래에서 '성적 목적'의 증명을 더 엄격하게 심사하는 판결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게임 채팅 욕설 사건 — 무죄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일 뿐,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10. 27. 선고 2023고정326 판결)


성별도 모르는 상대에게 보낸 메시지 — 무죄


성적 욕망은 그 대상이 어느 정도 특정되어야 인정될 수 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별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히 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는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려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10. 27. 선고 2023고정326 판결)


핵심 정리: '성적 목적'은 ① 포함될 수 있지만(가능성), ② 그 심리적 만족이 성적 성격을 띠었다는 점이 구체적 사정으로 증명되어야 한다(입증 문제)는 두 층위로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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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황별 방어 전략


가. 온라인 게임 채팅에서 성적 비하 발언을 했다면


무죄를 이끌어내기 위한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서로의 성별조차 몰랐다는 점— 성적 욕망은 대상이 어느 정도 특정되어야 인정됩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10. 27. 선고 2023고정326 판결)


- 말다툼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발언이라는 점— 처음부터 기획해서 보낸 것이 아니라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한 문장씩 나온 것임을 채팅 로그 전체로 소명해야 합니다.


- 주된 목적이 분노 표출이었다는 점— 단, "화가 나서 그랬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전후 대화 맥락, 상대방의 도발 내용, 발언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 문제 표현이 '관용적 욕설'에 불과하다는 점— 전후 대화에서 성적 대화의 흐름이 전혀 없었음을 전체 로그로 입증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나. SNS로 음란 이미지나 영상을 직접 전송했다면 (유죄 위험 상대적으로 높음)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그림, 영상"을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어, 이미지·영상 전송은 당연히 규율 대상입니다. 유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형입니다.


이 경우에는 ① 상대방이 먼저 성적 대화를 유도한 정황, ②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볼 맥락을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다만 "동의가 있었으니 무죄"라는 단순 논리는 위험합니다. 관계, 경위, 대화 흐름, 내용의 수위, 상대방 반응을 종합해서 '목적'과 '성적 수치심·혐오감 해당성'을 재구성하는 방식이 법리적으로 맞습니다.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인터넷 링크를 전송한 경우라면, 상대방이 별다른 제한 없이 해당 내용에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되었는지가 도달 요건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다. 실시간 방송 채팅이나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됐다면


이른바 '기획고소' 가능성을 주장하고 싶다면, 그 프레임 자체보다는 (1) 해당 공간에서 거친 표현이 오가는 문화였는지, (2) 피해자의 반응과 상호작용이 어땠는지, (3) 반복·지속적인 행위였는지를 증거로 쌓아 구성요건 해당성 자체를 흔드는 방식이 훨씬 법리적으로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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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사 초기 대응 — 5단계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가. 경찰에서 처음 연락이 왔을 때


즉석에서 사실을 시인하거나 변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위험합니다. "변호인과 상의한 후 출석 의사를 밝히겠다"고만 답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나. 고소장 정보공개청구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고소장을 확보한 뒤, 문제 된 발언이 통매음에 해당하는지, 단순 모욕에 불과한지 법리적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통매음과 모욕죄는 보호법익과 구성요건이 다릅니다.


통매음은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반면, 모욕죄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며 공연성을 요건으로 합니다. 혼동하면 방어 전략 자체가 어긋납니다.


다. 디지털 포렌식 참관


압수·수색 과정에서 영장 범위를 넘어선 탐색이 이루어졌다면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될 수 있습니다. 단, 증거 인멸 시도는 절대 금물입니다. 고의적 삭제는 구속 사유 또는 양형상 불이익으로 작용합니다.


라. 변호인 동석 조사


수사기관 조사에는 반드시 변호인을 동석시켜야 합니다. 유도 질문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고, 당시 상황이 감정적 분노 상태였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성적 목적이 없었음을 일관되게 진술해야 합니다.


마. 합의 및 처벌불원서 확보


피의자가 직접 피해자에게 연락하는 행위는 2차 가해나 스토킹으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합의는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 처벌불원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5. 공무원·수험생이라면 — 벌금 100만 원이 인생을 바꾼다


통매음은 성폭력처벌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에 해당합니다. 공무원에게는 직업적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가. 임용 결격과 당연퇴직


성폭력처벌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확정일로부터 3년간 공무원 임용이 제한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3)


성폭력처벌법 제2조는 "이 법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죄"를 성폭력범죄로 포함시키므로, 제13조 통매음도 그 범위에 들어갑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당연퇴직의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는 제33조 제5호의 경우 성폭력처벌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한하여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 확정의 경우와 구별하여 적용요건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라면 형 확정일로부터 20년간 임용이 제한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4)


나. 신상정보 등록


통매음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통매음 유죄 확정자를 일률적으로 등록대상으로 하는 규정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결정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2016. 3. 31. 선고 2015헌마688 결정),


이후 법 개정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등록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공개·고지명령은 법원이 별도로 판단하는 영역입니다.


다. 신분별 전략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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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입건되면 소속 기관장에게 수사 개시 사실이 통보되어 징계위원회 회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형사 단계의 방어 논리가 징계위원회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도록 수사 초기부터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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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치며


통매음은 '성적 목적성'의 증명 여부가 유·무죄를 가릅니다. 법리 자체가 바뀐 건 아니지만, 최근 법원은 같은 판단 틀 아래에서 이 요건의 증명을 더 엄격하게 심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10. 27. 선고 2023고정326 판결)


수사 초기부터 채팅 로그, 당시 맥락, 피고인·피해자 관계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성적 목적의 부재를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것 — 그것이 이 사건의 핵심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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