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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강간으로 고소당한 남성, 진실로 무혐의를 증명하다

by 안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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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성범죄는 유죄 추정의 벽 앞에서 시작됩니다. 특히 유사강간과 같이 정황 중심으로 판단되는 사건에서는 고소가 들어온 순간부터 피의자는 마치 유죄가 확정된 듯한 취급을 받습니다.


갑작스러운 경찰 소환, 예고 없는 조사 통보, 그리고 일방적인 고소장 진술 중심의 수사 흐름 속에서, 많은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형사처벌의 길로 내몰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소개할 의뢰인 A씨는,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무고함을 끝내 증명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아냈습니다. 이 사건은 성범죄 수사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자, 단지 억울하다는 감정만으로는 절대 무죄를 얻을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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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NS 메시지 한 통으로 시작된 파국


A씨는 외모와 매너 모두에서 호감을 주는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어느 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B씨에게서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첫 만남은 대화를 나누는 데 집중됐고, 이후 A씨는 가벼운 드라이브를 제안합니다. 분위기는 점차 무르익었고, 차 안에서 스킨십이 오간 끝에 성적 접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직접적인 성관계를 제안했지만, B씨가 CCTV를 걱정하며 구체적인 행위는 원하지 않았고, 대신 구강 성행위를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자발적인 접촉을 마친 뒤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문제는 그다음부터 시작됐습니다.


며칠 후 A씨는 B씨의 연락을 무시하게 되었고, 카카오톡을 차단하기에 이릅니다. B씨는 이를 모욕으로 받아들였는지, 돌연 경찰서를 찾아가 A씨를 유사강간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고소장에는 “차 안에서 강제로 성기에 손을 넣었고, 본인의 의사에 반해 성적 접촉을 했다”는 진술이 담겼습니다. 고소 사실을 전달받은 A씨는 처음에는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경찰 조사에서의 분위기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강압적이고 몰아붙이는 수사 속에서 그는 피의자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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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죄추정이 무너진 조사실, 변호사의 개입이 절실했던 이유


처음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변호사 없이 혼자 조사에 응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혐의를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관으로부터 마치 범죄를 저지른 듯한 취조를 받았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한 수사 흐름, 피해자 진술 중심의 조사 방식, 피의자의 혼란스러운 진술을 ‘진실 회피’로 해석하려는 분위기 등은 그를 심리적으로 압박했고, 급기야는 두통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조사를 중단해야만 했습니다.


여기서 A씨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없음을 인지했고, 성범죄 전문 변호사인 저 안영진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변호인으로서 제가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고소장 열람과 증거 검토였습니다. 고소인이 주장한 사실과 실제 있었던 상황 간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했고, 이를 입증할 블랙박스 영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A씨 차량의 블랙박스는 약 3시간가량의 녹화가 이루어져 있었고, 이 안에는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스킨십 전후의 분위기와 상호 반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블랙박스에는 A씨가 성적 행위 전 B씨의 동의를 명확히 구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고, B씨 역시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으며, 접촉 이후에도 일상적인 대화를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았습니다.


나아가 차 문은 잠겨 있지도 않았고, B씨가 전혀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는 점은 강제성이 없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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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사관의 태도마저 바꾼 전략적 대응


이러한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변호인은 수사관에게 A씨의 진술을 구체화해 전달하고, 모든 문답에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B씨가 먼저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남을 제안했고, 식사 비용까지 자발적으로 지불한 정황, 이후에도 만남을 요청한 메시지 등을 통해 사건의 본질이 강압적이 아닌 자발적 관계였음을 부각했습니다.


이처럼 사건의 흐름을 정밀하게 재구성한 전략은 경찰 조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차 조사부터는 저 역시 동행했으며, 조사실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수사관은 처음과 달리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고, 오히려 B씨의 진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의 존재가 단순한 법률 조언을 넘어, 실질적으로 수사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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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과는 무혐의, 하지만 남겨진 상처


최종적으로 경찰은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A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유사강간은 실형 가능성이 높은 중대범죄로, 수사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성범죄자로 낙인찍히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A씨는 억울한 상황에서도 사실에 집중하고, 일관되게 진술을 유지한 덕분에 진실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혐의 처분이 곧바로 사회적 명예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A씨는 여전히 주변 시선에 민감해하며, 당분간 SNS 활동이나 대외적인 행보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무고한 사람에게 씌워진 성범죄자의 낙인은, 형사 절차가 종료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흔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욱이 이 사건은 성범죄 사건에서 변호사의 조력이 ‘사법적 무죄’뿐만 아니라 ‘사회적 무죄’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고리임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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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범죄 사건, 혼자 싸우지 마십시오


유사강간으로 고소를 당한 이들은 대부분 충격과 혼란 속에서 사건을 맞이합니다. 그 어떤 준비도 없이 수사기관 앞에 서게 되고, 자칫 잘못된 진술이나 감정적인 반응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억울함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입니다. 객관적인 증거 확보, 법적 논리 구성, 고소장 반박 전략, 진술의 일관성 유지 등은 전문가의 조력이 없다면 결코 혼자 해내기 어렵습니다.


저 안영진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에서 수많은 의뢰인들을 변호하며, 무죄와 무혐의를 이끌어온 실무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다시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대응이 필수입니다. 수사의 방향을 바꾸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일은 단순히 ‘진실을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법적 지식, 그리고 판단력 있는 변호인이 있을 때, 비로소 그 진실이 받아들여집니다.


성범죄로 고통받고 있다면, 혼자서 고민하지 마십시오.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변호사와 함께 진실을 밝히는 여정에 나서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정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의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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