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둘러싼 2억 원대 금전 분쟁에서, 피고를 대리해 전부 승소한 실제 사례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소송의 핵심은 ‘돈의 성격’이었습니다.
원고는 공사대금이었다고 주장했고, 피고는 단순 송금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누가 이겼을까요? 바로 저희 피고 측입니다.
이번 사건은 계약 체결 시 문서화, 송금 목적의 명확화, 증거 수집의 중요성을 다시금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변호사로서도 치밀한 법리 전략과 소송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사건이기도 합니다.
1. 2억 원 송금, 공사 계약인가 단순 의뢰인가
사건은 2021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고는 용인 동백점과 신갈점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총 3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그중 2억 원을 피고에게 송금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가 이 돈을 인테리어 공사에 쓰지 않고, 건물 보수 등 다른 용도로 유용했다고 주장하며 1억 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합니다.
하지만 피고의 입장은 전혀 달랐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계약은 존재하지 않았고, 단지 원고 측 남편의 부탁으로 돈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계약서도 없고, 공사 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피고 측은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2. 소송의 쟁점은 ‘자금의 성격’과 ‘위임의 존재’
재판에서 가장 큰 쟁점은 자금이 어떤 성격이었는지였습니다. 원고는 해당 자금이 ‘인테리어 공사 전용’임을 전제로 위임된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피고는 그런 위임을 받은 바 없으며 단순 송금일 뿐이라고 맞섰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다음의 네 가지 핵심 쟁점으로 압축됐습니다.
가. 위임 사실의 입증 여부
원고는 피고에게 자금을 특정 목적(인테리어 공사)으로 위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결정적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나. 공사 범위에 대한 모호성
실제로 자금이 일부 건물 보수 등에 사용된 정황은 있었지만, 그 자금이 애초에 어디에 쓰이기로 되어 있었는지 구체적인 약정이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 점에서 원고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다. 불법행위 성립의 법리적 요건
단순 채무불이행을 넘어서 손해배상까지 인정받기 위해서는 불법행위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라. 증거와 증인의 한계
원고 측 증인 P, Q, R, D의 진술은 자금 사용 목적과 위임 내용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3. 재판부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었는가
재판부는 결국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첫째, 자금 사용에 대한 위임의 존재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단순한 송금 내역만으로는 특정 목적을 전제로 한 위임 계약이 존재한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었습니다.
둘째, 피고 측의 변론이 일관되고 논리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계약이 없었다’는 주장을 견지하며, 해당 자금이 남편의 부탁으로 송금된 것에 불과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셋째, 법리는 엄격하게 구분되었습니다. 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요건이 다르며, 원고는 이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고 측 증거는 입증력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재판부는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했고, 서면 증거 또한 계약이나 위임을 명시적으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4. 변호인의 전략, 왜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었는가
제가 이 사건을 수임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원고의 주장을 법리적으로 해체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단순 송금에 불과한 자금을 마치 계약상 도급금처럼 주장하는 원고의 전략은, 민법상 위임계약 및 도급계약의 요건을 면밀히 따져보면 쉽게 반박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증거의 ‘결정력’과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원고 측 진술이 대부분 간접적이거나 추정에 기반한 것임을 강조하고, 피고 측 진술은 일관성과 객관성을 확보했음을 부각했습니다.
또 하나의 핵심 전략은 불법행위 요건의 미충족을 판결문 수준으로 정리해 반박한 점입니다.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는 서로 다른 구성요건을 가지며, 원고는 이 둘을 혼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법리 설명은 재판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5. 민사전문 변호사의 역할은 ‘증거의 틈’을 메우는 것
이번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점은 단 하나, 민사소송에서 이기려면 ‘진실’보다도 ‘증명’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실제로 억울하고 부당하더라도, 그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법원은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또한 소송을 당했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자료 정리와 법리적 대응 전략 수립이 훨씬 중요합니다. 변호사의 역할은 바로 그 틈을 메우는 것입니다.
인테리어 공사 분쟁, 예방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원고가 패소한 핵심 원인은 ‘사전 약정 부재’와 ‘증거 부족’이었습니다. 즉, 자금을 줄 당시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명확히 약정하지 않았고, 계약서도 없었으며, 공사 진행에 관한 명확한 서류나 메일조차 없었습니다.
따라서 인테리어 공사와 같은 고액 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다음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공사 계약서는 서면으로 체결하고,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기재할 것
자금 송금 시에는 사용 목적과 금액을 분명히 메모하거나, 메일로 주고받을 것
모든 공사 진행은 사진 및 문서로 남겨둘 것
계약 전이나 진행 중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조기에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할 것
6. 소송 전에 상담받는 것이 소송보다 낫습니다
끝으로 강조드리고 싶은 말씀은, 민사 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절차이며, 결과에 따라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오해나 말실수, 약정 미작성으로도 억대 소송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안영진 변호사는 민사 전문 변호사로서 계약 전 자문부터 소송 대응까지 모든 절차를 함께하며, 고객의 권리를 지켜드립니다. 법적 분쟁이 예상되거나, 현재 분쟁 중이시라면 주저 마시고 상담을 요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