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 타다 고소당한 스포츠 선수, 강제추행 무혐의로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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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2025
어느 날 갑자기 DM이 왔습니다.
“생일이 같아요!”라는 메시지로 시작된 대화는 몇 번의 만남으로 이어졌고,
그 만남은 돌연 ‘강제추행’ 고소로 끝났습니다.
1. "썸"의 끝은 고소였다
썸 타는 관계에서 벌어진 스킨십이 성범죄 고소로 이어지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뒤늦게 감정을 바꾸거나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면, 처음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던 행동이 돌연 범죄가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맡았던 유명 스포츠 선수 A씨의 사건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피의자로 몰렸지만,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례입니다. A씨는 외모와 인기를 겸비한 운동선수로, 여성 팬들과의 접점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그 접점에서 발생한 사소한 신체 접촉이 훗날 범죄의 씨앗으로 오해되었다는 점입니다. 실제 수사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진술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범죄 사건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감정의 왜곡인지 가르는 작업은 매우 섬세하고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2. 팬심인가 집착인가: A씨와 B씨의 시작
사건은 DM 한 통으로 시작됐습니다. 피해자 B씨는 A씨에게 먼저 연락했고, 생일이 같다며 말을 걸며 관심을 표현했습니다. 이후 A씨의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을 이어갔고, A씨는 감사의 뜻으로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만나 식사를 하고 드라이브를 하는 평범한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관계가 점차 가까워지면서 A씨는 자연스럽게 어깨와 허벅지를 한 차례씩 가볍게 터치했고, 그 이후에도 둘의 관계는 썸 타는 분위기처럼 지속되었습니다.
메시지 속에는 보고 싶다, 사랑한다는 표현이 오갔고, 추가적인 만남도 계속되었습니다. 문제는 관계가 틀어지면서 나타났습니다.
B씨는 점점 A씨의 인기를 견디지 못하고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피로감을 느낀 A씨가 연락을 끊자 B씨는 돌연 합의금 3천만 원을 요구하며 협박을 시작했습니다.
3. 합의금 요구와 고소의 그림자
A씨는 B씨의 요구를 거절했고, 며칠 후 B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제기했습니다. 수사기관은 성범죄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을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합니다.
특히 2018년부터 도입된 '성인지 감수성' 개념은 피해자 진술에 높은 신뢰를 부여하게 만드는 흐름을 형성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의자는 아무리 억울하더라도 그 억울함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없이 방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사건을 수임한 후, 진술과 정황을 하나하나 되짚어 타임라인을 만들었습니다. A씨와 B씨의 대화 내역, 만남의 횟수, 감정 표현이 오간 시점 등을 분석했고, 특히 문제된 신체 접촉 이후에도 B씨가 지속적으로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을 명확히 부각시켰습니다.
또한 B씨가 A씨의 유명세를 악용하려 했던 흔적, 반복적인 DM과 접근, 문자 메시지 속 합의금 요구 내역은 진술의 진정성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4. 전략적 반격: 진술보다 강한 정황들
수사기관은 처음엔 조심스러웠지만, 제출된 증거를 하나씩 검토하면서 시각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A씨가 피해자에게 강압적으로 접근한 사실은 없었고, 오히려 피해자가 먼저 호감을 표현하며 접근했으며 이후에도 애정 어린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A씨의 유명세를 인지하고 접촉한 뒤, 관계가 끝나자 돌연 합의금을 요구한 정황은 진술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피해자의 스토킹 성향을 보여주는 정황, 의도적인 만남 유도 및 접근, 피해 호소 직후 합의금 요구까지의 일련의 행동을 하나의 시나리오처럼 재구성하여 제출했습니다.
단순한 반박이 아닌, 체계적인 진술 해체 작업이 수사기관에 설득력을 주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고소가 아닌 공갈 목적의 사적 갈등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렸고, A씨는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