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칼럼, 무면허 킥보드 사고, 형사처벌의 문턱입니다

by 안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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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는 더 이상 생소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빌릴 수 있고, 면허가 없어도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쉬운 전동킥보드.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 킥보드 한 번으로 경찰서에 출석하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면, 더 이상 이 글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무면허 상태로 킥보드 사고를 낸 의뢰인의 사건을 통해, 도로 위의 경각심과 법적 대응의 중요성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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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날은 정말 그냥 가까운 편의점에 가려던 길이었습니다"


20대 초반의 의뢰인은 퇴근 후 편의점에 가기 위해, 길가에 놓여 있던 공유 킥보드를 아무 생각 없이 탔습니다. 친구들도 자주 타는 걸 봤고, 큰 도로도 아닌 동네 골목길이었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골목 모퉁이를 돌던 중, 지나가던 보행자와 충돌했고, 피해자는 손목 골절로 전치 4주의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고 직후 의뢰인은 스스로 119와 경찰에 신고했고, 병원비를 부담하겠다고 피해자에게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이를 운전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이 사고로 인해 생애 첫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고, 수사기관의 분위기와 질문에 크게 당황했습니다. 특히 사고 당시 놀란 마음에 있었던 말을 빠짐없이 진술했지만, 그 모든 진술이 법적 해석에 따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당시를 돌아보며, 단순히 진실을 말한다고 해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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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면허 운전이 왜 문제인가요?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는 일정 속도 이상이거나, 스로틀이나 모터로 주행하는 경우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어 면허가 필요합니다. 법적으로는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으며, 만 16세 이상만 취득 가능한 원동기 면허 없이는 운전 자체가 불법입니다.


면허 없이 이를 운전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 행위'가 됩니다. 특히 인도에서의 보행자 충격 사고는 교통사고특례법상 12대 중과실로 간주되어, 종합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의뢰인 역시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던 탓에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까지 겹쳐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만약 피해자가 중상을 입거나 사망한 경우, 특가법에 따른 가중처벌이 적용되어 실형이 선고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특히 음주 상태였다면 더욱 무거운 책임이 뒤따르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순한 사과나 금전적 합의만으로는 사안을 덮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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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찰 조사, 혼자 가면 안 되는 이유


처음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의뢰인은 "제가 나쁜 의도는 없었어요. 그냥 실수였고, 바로 사과하고 병원도 데려다드렸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조사관은 "면허 없으셨죠? 그럼 무면허 운전이고, 중과실 사고입니다"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피해자 측 역시 형사합의를 요구하며, 금전적 요구를 해왔습니다.


이 시점에서 의뢰인은 저를 찾아왔고, 단순한 합의로 끝날 것 같았던 일이 왜 형사재판까지 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무면허 사고는 단지 피해자와의 감정 문제가 아니라, 공익에 대한 법적 책임을 따지는 영역이기 때문에 '형사절차'가 불가피한 구조입니다.


그리고 진술 한 마디, 표현 하나가 기소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수사 초기부터 변호인의 조력이 절실합니다. 이 시점에서 변호인이 개입하여 진술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법적 리스크를 제거해 주는 것이 방어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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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방어 전략, 변호인의 개입이 왜 중요한가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사고 경위를 최대한 상세하게 기술하는 것은 형사 절차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의뢰인의 경우 사고 당시 골목의 시야 확보 문제, 킥보드 주행 거리의 짧음, 사고 후 선처를 위한 조치 등을 정리하여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와의 합의 역시 단순히 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반성문 및 중재를 포함한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의견서에는 의뢰인의 반성의 태도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계획까지 포함되었고, 피해자에게는 진심 어린 사과와 더불어 일상 회복을 위한 실질적 지원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같은 정성 어린 접근은 피해자에게도 신뢰감을 주었고, 수사기관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 있었고, 형사처벌로 인한 전과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모든 과정을 혼자 진행했다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실제로 유사한 사안에서 벌금 500만 원 이상의 형이 내려지거나, 전과가 남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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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동킥보드 사고라고 해서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특히 무면허 상태, 인도 사고, 음주 상태에서의 사고라면 그 사안은 자동차 사고와 동일하거나 그보다 무거운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사고 당시 진술, 피해자와의 문자, CCTV 영상 등 모든 요소가 유죄 여부와 형량을 좌우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변호사는 이러한 자료를 수집하고, 경찰이나 검찰에 제출할 의견서를 정리하며, 경우에 따라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법무법인 정윤은 이런 사건에 대해 팀 단위로 대응하며, 초기 수사부터 형사절차 전반에 걸친 실질적인 조력을 제공합니다.


또한 우리는 사건마다 동일한 방식이 아닌, 사안의 특수성과 의뢰인의 입장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전략을 세웁니다. 이를 통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고, 의뢰인의 일상 회복을 위한 실질적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만약 지금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단순한 사고로 끝나길 바란다고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 할지라도 법은 책임을 묻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혼자의 힘으로 감당하기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면, 상담을 통해 출구를 찾는 것이 그 첫걸음입니다.


지금 고민하고 계신다면, 저희와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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