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아이를 달래던 손길이 어느 날 갑자기 형사처벌의 위기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 상상해보셨나요?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했던 한 보육교사가 훈육 과정에서 아동학대 고소를 당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아동학대 고소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그 방향을 제시해드립니다.
1.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 순간, 변호사를 찾다
A씨는 5년 차 보육교사였습니다. 사건 당일, 한 아이가 낮잠 시간에 계속 울음을 터뜨렸고, A씨는 다른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아이를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 했습니다.
아이는 심하게 몸부림쳤고, 그 과정에서 A씨가 아이의 손목을 붙잡자 긁힌 자국이 생겼습니다. 며칠 뒤, 학부모는 A씨를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고 했고, A씨는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아이를 위한 선의의 행동이 졸지에 ‘폭력’으로 오해받게 된 것입니다.
처음 경찰서에 불려간 날, A씨는 자신이 가해자로 조사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믿기 어려워했습니다. "아이를 사랑해서 한 행동인데, 왜 내가 죄인이 되어야 하죠?"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계속 나왔습니다. 불안감, 억울함, 두려움이 뒤섞인 채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A씨는 결국 저희를 찾아와 눈물로 상황을 설명하셨습니다. 이 글은 단지 한 사건이 아니라, 수많은 현장 교사들에게 경종이 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2. 훈육과 학대 사이, 그 아슬아슬한 경계
아동복지법 제17조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신체 접촉이 곧 학대는 아닙니다. 정당한 훈육인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상해의 정도는 어떠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A씨의 경우, 아이가 크게 반항하는 상황에서 아이를 보호하려던 손길이었고, 상처는 일시적이고 경미했습니다.
특히 아동학대 사건은 법적 처벌뿐 아니라 사회적 낙인, 보육교사 자격정지, 향후 취업제한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유아보호법 제47조에 따르면,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전과가 있는 경우 보육교사 자격이 최대 5년까지 정지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벌금형만으로도 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로, 실무 현장에서는 사실상 ‘직업을 잃는 처분’과 같습니다. 더욱이 보육교사 자격은 수십 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전문성이기 때문에, 그 상실은 생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진술 하나가 죄가 될 수도, 방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수사 초기 진술이 핵심 증거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응을 잘못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A씨는 학부모에게 무작정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지만, 이런 진술이 자칫 유죄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말 한마디가 고의성을 인정하는 자료로 채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교사들이 ‘괜히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아서’라는 이유로 사과하거나, 진심 어린 유감을 표현한 것 때문에 혐의가 성립되는 상황을 겪곤 합니다.
저희는 A씨의 훈육 의도, 아이의 선제적 저항, 기존의 훌륭한 평판 등을 강조했고, 주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탄원서를 수집해 제출했습니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한 점, 교사로서 정당한 교육적 개입이 필요했던 상황임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훈육과 학대의 경계를 분명히 했습니다. 상처의 경미함과 CCTV 영상, 의무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고의성이 없음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A씨는 과거 단 한 번의 유사한 민원 기록도 없었고, 보육일지와 생활기록부에서도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했던 흔적이 수차례 발견됐습니다.
탄원서를 써준 동료 교사 중 한 분은 “A 선생님은 항상 아이들에게 인내심 있게 대했고, 누구보다 아이의 감정에 귀를 기울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자료 하나하나가 모여, 사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4. 기소유예 처분으로 다시 일상을 되찾다
다행히 A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는 형사처벌 없이 사건을 종결짓는 결정으로, 전과가 남지 않으며, 보육교사 자격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단지 벌을 피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오해로 인한 사회적 낙인과 생계 위협에서 벗어났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감정이 앞서기 쉽지만, 법적 기준과 증거 중심의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보육 현장은 늘 긴장과 책임의 연속입니다. 때로는 아이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오해받고, 한순간의 상황이 법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일수록 섣부른 사과나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전문 변호사의 전략적인 조력이 중요합니다. 초기 수사 단계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억울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반드시 아동학대 전문 변호사와 함께 하세요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십시오. 아동학대 혐의는 단순히 '억울하다'는 감정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법률전문가의 객관적 판단과 철저한 사실관계 분석이 필요합니다. 저희 법무법인 정윤은 아동학대 사건을 포함한 민감한 형사사건에 대해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의뢰인의 상황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대합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단지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경우, 고소 이후에는 보호명령, 접근금지, 면접교섭 제한 등 가정법원 절차로 이어지며, 민사소송이나 행정처분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즉, 형사절차를 잘 막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수사 종결 이후에도 후속 절차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교사로서의 경력을 지키기 위한 대책까지 포함된 대응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