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무혐의 받은 사연

by 안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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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어느 날 사무실에 내방한 고객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질문을 들었습니다.


"졸음운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 그래도 무혐의가 가능할까요?


사고는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잠깐의 졸음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는 일, 생각보다 흔합니다. 어느 날 아침, 제게 찾아오신 의뢰인도 그러한 참담한 상황에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중 보행자를 충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


그는 두려움과 죄책감, 그리고 형사처벌에 대한 불안 속에서 법률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이 글은 그 사건의 전개와 대응 과정을 통해 졸음운전 사망사고가 어떻게 무혐의로 결론날 수 있었는지를 풀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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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고의 순간, 피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의뢰인은 평소 성실하게 생활하며 주말이면 지방 부모님을 뵈러 자주 이동하곤 했습니다. 사건 당일도 밤늦게 귀가하던 길이었습니다. 야간 고속도로, 전방주시를 게을리한 채 잠깐 눈을 감았고, 그 순간 갓길 근처에 있던 보행자를 충격하게 되었습니다. 보행자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의뢰인은 사고 직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하며 모든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을 따져보니 보행자가 고속도로를 무단횡단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그것도 조명이 전혀 없는 시점에, 검은 옷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과실 비율 산정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운전자의 주의 의무가 항상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보행자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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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형사처벌을 피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교통사고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 경찰은 피의자에게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졸음운전은 그 자체로도 전방주시 태만의 증거가 될 수 있고, 고의는 아니더라도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면 금고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고속도로 보행자 사고의 경우에도 운전자의 과실을 끝까지 추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의뢰인의 경우, 사고 직후 모든 상황을 상세히 정리한 자술서를 작성하였고, 블랙박스 영상, 차량 속도, 도로환경, 조도 상태, 피해자의 복장과 위치 등을 분석하여 사고 재구성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피해자가 도로법상 금지된 고속도로 진입을 했다는 점, 시야 확보가 극도로 제한된 환경이었다는 점, 졸음운전 여부가 블랙박스 상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제출되었습니다.


또한 가족과 함께 거주하며 일정한 직업을 갖고 있었던 점,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의 위험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도 사전에 차단하였고, 경찰 조사 단계부터 선제적 변호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사고의 회피 가능성이 실제로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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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피해자와의 합의 없이도 무혐의가 가능할까요?"


많은 분들이 형사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면 무조건 처벌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다릅니다. 특히 교통사고처럼 과실 여부가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보다 '운전자의 과실 존재 여부' 자체가 중요합니다.


의뢰인의 경우에도 유족과의 합의는 쉽지 않았습니다. 사망 사고라는 점에서 감정의 골이 깊었고, 연락 자체도 어렵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사고 자체에 명백한 운전자의 과실이 없다는 점을 수사기관이 받아들였고, 객관적 증거와 정밀한 자료 덕분에 결국 검찰은 불기소 처분, 즉 무혐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수사기관도 더 이상 이 사건을 처벌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피해자가 고속도로에 들어온 경위와 무단횡단의 위법성, 그리고 운전자가 피할 수 없었던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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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졸음운전 사고, 방치하면 어떤 결과가 생기나요"


졸음운전은 단순한 부주의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결과가 중대한 경우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적 책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서 금고형 이상이 선고되면 집행유예가 없을 경우 실제로 구속 수감될 수도 있으며, 동시에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만약 무혐의를 받지 못했다면, 형사재판에서 실형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고, 유족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수천만 원 이상의 배상금도 문제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형사 단계에서 무혐의를 받아냄으로써 민사 책임에서도 방어 논리를 강화할 수 있었고, 보험회사와의 협의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졸음운전은 고의가 아닌 과실로 보지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과실의 정도와 피해 결과가 중대한 경우 매우 높은 형량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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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혼자 싸우지 마세요 —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함께 하세요"


저는 이 사건을 통해, 교통사고 전문 변호인의 역할이 단순히 법률 대리인을 넘어, 의뢰인의 감정적 방어선이자 사실관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정리해주는 조력자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많은 의뢰인들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경찰 조사를 혼자 감당하다, 오히려 불리한 진술을 하고 돌아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졸음운전 사고는 변명보다 전략이 필요한 사건입니다. 경찰 조사 초기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만 진술의 흐름을 통제하고, 객관적 증거를 선별해 제출하며, 수사기관의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유사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단 한 번의 상담이 방향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문제라면, 저희 법무법인 정윤과 같은 전문팀과 함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교통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법과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 싸움에 혼자 서지 않도록,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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