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이력 숨겼다고 억대 반환소송? 중고차 딜러 승소사례

by 안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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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사람 일, 언제 어떻게 얽힐지 모릅니다. 특히 중고차 거래처럼 익숙하지만 민감한 계약에선 갈등이 터지기 쉽습니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도 억울한 민사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사고이력을 고지했음에도 차량을 반환하라며 억대 소송을 당한 겁니다. 하지만 결국, 법원은 의뢰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 글을 통해, 중고차 사고이력 분쟁에서 무엇이 결정적 쟁점이 되는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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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손 이력까지 설명했는데 소송이 들어왔습니다


의뢰인은 인천 지역의 중고차 매매상이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BMW 520d 한 대를 판매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차량은 전손 사고 이력이 있었고, 골격 부위 수리도 포함된 이력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통해 사고 부위, 골격 수리, 전손 여부까지 정확히 표기했고, 구매자도 그 내용을 확인한 후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가격 역시 시세보다 1,500만 원가량 저렴했습니다.


그런데 계약 후 몇 달이 지나, 구매자가 차량의 ‘휠하우스’ 부분에 추가 사고 이력이 있다며 계약을 취소하고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구매자는 해당 부위 수리 내역을 듣지 못했고, 차량 차체에 구조적 결함이 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가 BMW 정식 A/S 보증과 수리를 약속했다는 주장까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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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휠하우스 수리, 고지 안 한 걸까? 법률 쟁점은 명확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고지의무’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요건이었습니다. 민사소송에서 차량 사고 이력 분쟁은 ‘차량의 하자’ 여부보다는 ‘판매자가 이를 알렸는지’ 여부가 핵심이 됩니다.


의뢰인이 제공한 점검기록부에는 휠하우스와 연결된 인사이드 패널, 사이드 멤버 등의 수리 내역이 명확히 기재돼 있었습니다. 전손 이력도 빠짐없이 포함돼 있었죠. 법적으로는 이를 통해 차량 구조적 손상의 존재를 이미 설명한 셈이었습니다.


또한 ‘착오’에 따른 계약 취소는 민법상 엄격한 요건을 요구합니다. 단순한 오해나 불만이 아니라, 계약 당시 결정적 판단에 영향을 준 본질적 착오여야 합니다. 하지만 원고는 사고이력을 알면서도 시세보다 현저히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샀다는 점에서, 착오를 주장하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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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감정이지, 법적 근거가 아닙니다”


재판 과정에서 원고는 다양한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차량이 틀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행이 불안정했다, 정식 보증을 약속했다는 등. 하지만 이런 주장엔 어떤 서면 증거나 감정서도 없었습니다. 차량 상태를 평가한 전문가 보고서도, 계약서에 부속된 약정 문서도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점을 강하게 부각했습니다. 민사소송의 기본 원칙은 ‘입증책임은 주장자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주장만으로는 소송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정비기록도, 구조 감정서도, 어떤 제3자의 진술도 없는 상태에서 차량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일관되게 설득했습니다.


또한, 차량을 일정 기간 운행한 뒤 단순히 계약을 취소하고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것도 법적 균형에 어긋난다고 강조했습니다. 차량의 사용가치, 감가상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청구는 법적으로 지나치게 일방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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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은 성능기록부를 ‘충분한 고지’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가 제공한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주목했습니다. 해당 문서에는 차량의 골격 수리 이력과 전손 사실이 명확히 표시되어 있었고, 이는 구매자가 충분히 인지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재판부는 휠하우스 수리 여부에 대해서도 직접적 언급이 없어도, 해당 부위와 연결된 골격 수리가 기재된 이상, 이미 고지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착오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 주장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례(2007다74188, 2013다9383)를 인용하며, 원고가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더구나, 원고가 사고이력을 인지하고도 저가로 거래한 정황은 ‘하자 감수’의 의사표시로 해석된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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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울한 피고, 방어는 전략과 구조화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사건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점은 ‘자료의 구조화’였습니다. 성능점검기록부의 내용을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부위와 차량 구조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사고이력 고지의 법적 의미를 해석해 법원에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사건 초기부터 감정적 대응이 아닌 논리적 방어 전략을 구성하고, 원고 주장에 대해 하나하나 입증책임의 기준에서 반박했습니다. 그리고 착오·고지·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재구성해, 원고의 주장이 감정적인 불만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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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사소송, 자료만 있다고 이기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을 맡으며, 민사소송이란 것이 단순한 ‘팩트 싸움’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똑같은 성능기록부도 어떤 설명과 논리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피고가 된 상황이라면, 혼자 대응하기보다는 반드시 민사소송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저희 법무법인에서는 중고차 거래 분쟁처럼 복잡하고 감정이 얽힌 사안에 대해 팀 단위로 전략을 수립하고, 법리와 입증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하여 대응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유사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상담을 통해 방향을 잡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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