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원 Apr 23. 2024

오전 국제 통화는 내가 진짜 슬펴요

       2021.09.06. 작성한 글입니다.                                

  오늘 오전 아내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오래동안 목소리 못듣고 소식이 궁금하다며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친구 아내 리즈님한테 전화를 했어요.


리즈는 지난번 통화 때 망설이며 말못한 일을 전해주었다.

내 고향 친구 김기현 (마티니)가 위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이란다.

세상이 한 순간 무너져내린 것 같았서 안방에서 거실로 발을 옮겨놓울 수가 없었다.

일찍 이민을 가서 초창기에는 무척 힘들었지만, 이젠 외아들 수영이도 결혼해서 소중한 며느리, 눈에 넣아도 안아플 귀여운 손자와 순탄한 삷을 살아가는데 왜 이런 소식이 왔는지......


참 받아들이기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 들리는 리즈님의 조용하며 의연하게 말씀하는 목소리와 대응 자세에서 나와 아내는 마음을 고쳐먹기로 다짐했다.  


친구야! 너도 병을 받아들이고 그 어렵다는 항암치료까지 꼭 잘 견더내어 밝고 건강한 기운이 차고 넘치길 여기 대한민국 대구에서 우리 부부가 온 정성을 다해 부처님전에 기도하며 발원하겠다.


친구야! 몸은 힘들더라고 건강에는 왕도가 없음을 깨닫고 '투병(鬪病)이 아닌 치병(治病)의 시간'이 되라. 그리고 마음까지는 다치지않고 노년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하며 부정보단 긍정적 태도로 꾸준히 내 몸을 사랑하고 아껴주길 바란다. 최선을 다해 이 시련을 극복하라고 멀리서 우리 가족은 마음으로만 두손모아 쾌유의 성원을 보낸다.


기현아!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치료 잘 하고 있으면 곧 자네 음성을 듣도록 내가 연락하겠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_()_


*친구 기현(마티니) 댓글: 모든 생명체는 한번 태어나면 죽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인간의 수명이
아무리 백세의 세상이 되었다 해도 65세 넘어가면 덤으로 사는 삶이니
이제 나도 덤으로 사는 삶, 그까짓거 한두해 더 산들 아니면 못산들 무슨 차이가 있겠나.
이러다 한두해 더 살면 고마운 것이고.
이제 6차항암 끝나고 다음 주에는 CT를 찍어 확인할 것 같은데...
오늘은 좀 힘들어 하루종일 자고 있다. 그래도 잘 견디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그래도 매일 글쓰고, 코로나자료 정리하고 있다.
몇 년 더 산다면 책이나 한두권 내볼까 싶어서.
ㅎㅎㅎ
웃기는 놈이지?


*내 답글: 그래, 자네 치병 잘해서 책 두권이상 내보고 웃기는 놈 흔적을 많이 남기거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