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비리
너무 나갔나 싶다가 고민한 걸 뱉는 과정이 또 필요하다가도 싶다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가 괜히 말했다 싶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안 하는 게 뭐든 나은데 내가 뭐라고 싶다가 안 그러면 또 스트레스니까 가만히 있어야 하냐고 생각하다가도 그래 결국 일어날 일이다 우리가 모두 헤어져야 한다 생각하다가 그럼에도 그러면 안 되었나 싶다가 참다참다참자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날 괜히 왜 그냥 잘 넘기면 될 것을 왜라고 생각하면 아침부터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계속 뭐라고 해서 사무실 공기가 축축하고 무거웠고 그게 내 속을 긁었고 나 또한 그중 하나로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고 그러자 마치 포옥하고 터지듯이 내 감정이 수면 위로 올라 터져버렸고 갈피를 잃은 감정은 깊은 속에서 게워내듯이 나와버렸다 그랬다 그랬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의 중심을 잃고 갈피를 잃은 사람처럼 나의 부족함만을 나무랐다 그런 부분만이 자꾸만 수면 위로 둥둥 떠올랐다 분명 최초의 그 발화 시점의 나는 확신에 넘쳤는데 그리고 그 뒤 웃기까지 했는데 그 모든 것이 이틀 삼일 사흘 지나자 희석되어서 결국 내가 잘못했다는 낙인만 내 안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본질을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게 되었다 AI가 나에게 그 사실을 각인시켜 주기까지 말이다 나는 그저 한동안 내가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그런 사실만을 기억해 냈다 남겨두었다 하지만 아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본질은 다른 곳에 있었고 그 본질을 잊으면 안 되었다 아닌 건 아니다 그건 상대방도 직시해야 한다 본인의 한계점 나도 답답하다 갑갑하다 벌써 5년도 넘게 답보하는 그 상태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안 되는 상태 그 간극에 스스로도 답답하고 주변도 갑갑하고 심지어 주변사람을 넘어서서 그에게 지쳐가고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그런 상황 이미 알고 있지만 직시하고 싶지 않던 나 그 속에 그런 내가 있었다 감사함 그랬다 어떻게 보면 감사함이 커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보자면 이 회사에서는 너무도 당연함 당연한 상태였을 수도 있다 그러하기에 확대해서 감사함을 느끼는 것 또한 내가 잘났다는 소위 나의 잘난 척에 들어갈 수 있다 삶은 세상은 그런 게 아닌데 말이다 그럼에도 서로 그 순간을 그 사실을 직시해 버린 현실화해 버린 그 순간 우리는 서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나의 실랄함에 상대방은 수치심에 아니 당혹감에? 잘 모르겠다 정말 몰랐던 것 같다 누군가가 나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나를 추월하는 그 순간을 감지 못하는 것은 마치 12차선의 대로변을 가는 것과 유사하다 너무 넓어 시야에 다 안 잡히는 그 순간 결국은 부족함이다 시야각이 좁아진 것도 열과 성의를 안 하는 것도 스스로의 안녕을 위한 편리한 핑계들이다 왜 안 하는가 사실 그건 상대도 알고 있었다 나 또한 그렇게 느꼈다 성장 가혹한 성장 성장만을 위시하는 생태계 그 잔혹함이 사무실 안이라면 아무래도 그건 아닌 듯하다 너털웃음을 지으며 그러게요 10개월째 아직도 그 문제에 잡혀있네요,라는 상대를 향한 누군가의 힐난섞인 자조적 피드백 그런 피드백에 스스로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웃는 얼굴의 가면 그 뒤를 생각지 않고 안일하게 몇 년간 후퇴하듯 내려가면 모두가 모를 줄 알았을까 아니 스스로 인지하지 못함을 모를 줄 알았을까 그래서 그랬을까 그날의 나는 그냥 길가에서 깔깔거리며 웃었다 아 이래서 그랬구나 또 다른 누군가의 시선이 삶의 관점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 또 다른 누군가와 이 순간을 동일한 감정을 느낀 이 순간을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 이야기를 통해서는 아니었다 그냥 마음과 마음의 단위에서 뭔가 연결이 되었다면 연결이 된 그 차원에서랄까 그 정도 그냥 그 웃음 마녀의 웃음 같은 그 터져버린 웃음에서 모든 연결을 끝낼 수 있는 그 정도를 원했다 그래서 어찌 보면 그 모든 사건이 그저 내 등 뒤로 내 머리 위로 후욱하고 날아가버렸다 그러다 다시금 날아온 그 바람 속의 이야기는 나에게 바닷가의 짠 소금처럼 나의 잘못만을 남겼다 그리고 시시비비를 따지며 왜그랬나며 왜 참지를 못했냐며 나를 나무란다 짜다 비리다 싫다 하지만 인식해야 할 순간은 인식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못하는 걸 못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회는 뭔가 뭘까 내 세상은 아니다 그리하여 오늘도 나는 내 역할에서 벗어난 행동을 한다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헨리혜성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