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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명현 Aug 12. 2018

[중국은 지금] luckin coffee 瑞幸咖啡

스타벅스의 대항마는 아니고 카페베네 카피캣

요즘 중국에서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주목받는 luckin coffee에 다녀왔다. 중국어로는 루이싱 커피(瑞幸咖啡)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이니, 스타벅스를 위협한다느니 중국의 신흥 기업들이 신격화되는 분위기가 많아서 어떤 덴지 직접 가봤다. 


상하이에서는 스타벅스가 압도적이고, 스타벅스보다 약간 고급 커피숍들이 그 뒤를 잇는다. 예를 들면 Seesaw 커피 혹은 번화가에 있는 커피숍들은 가면 정말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중국에서 커피를 마실 때에는 두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아이스를 시키면 얼음이 적다

기본 사이즈가 그란데다. 

중국인들이 차가운 음료를 안마 신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최근에는 많이 나아졌지만, 특히 커피숍에서 기본적으로 얼음이 적게 들어가서 받자마자 얼음이 다 녹거나, 곧 녹아 없어질 정도의 양만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 스타벅스를 비롯한 모든 음료 판매점에선 去冰(차갑지만 얼음은 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아무리 얼음을 많이 넣어 달라고 해도 받자마자 얼음이 거의 없으면 열이 받는다.. 커피숍 직원: 얼음이 많으면 마실 게 없잖아.. 얼음도 녹으면 물이다 임마)


하나 또 성가신 점은 그란데가 일반적인 사이즈라는 점이다. 나는 일본의 스몰 사이즈만 마시고 싶은데, 중국은 스몰, 톨 다 무시하고 그란데 사이즈가 일반적이다. 스타벅스에도 톨 사이즈 컵은 따로 빠져있다. 톨 사이즈(中杯)를 주문하면 자꾸 그란데 사이즈 맞냐고 물어보는 점이 열 받는다. 


어쨌든 중국 커피 관련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루이싱 커피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루이싱 커피는 몇 달 전에 중국인 친구들과 있는 위챗 그룹에서 친구들이 아냐고 물어봐서 알게 되었다.. 이후 탕웨이 때문에 이름만 알고 있다가, 요즘 한국 인터넷에서 핫한 거 같아 직접 가보기로 했다. 디엔핑에 쳐보니 학교에서 500m 떨어진 곳에 하나 있길래 점심 먹고 커피 마실 겸해서 가봤다.


위치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있어서 찾아가는 길이 약간 어색(?)했다. 우리 학교 근처에 쇼핑몰 네 개가 모여있는 곳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별로인 수닝 1층에 작게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로 따지면 스타필드와 현대백화점 신세계 백화점이 있는데, 테크노마트에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밖에서 봤을 때, 어두워서 문 닫은 줄 알았다. 예쁜 탕웨이 누님이 문 앞에..

들어가서 서 있어도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무조건 앱으로 주문해야 한다는 대답을 해줬다. 여기서 스캠 느낌이 났다. 매장 크기가 작은 게 여긴 배달을 위주로 하는 곳인 것 같았다. 

직관적이고 간단한 앱. 특별할건 없고 중국앱이 다 이렇다.

앱 자체는 용량도 크지 않고 가벼워서 다운로드도 금방 되고 UI도 직관적이라 주문하기는 편했다. 근데 바로 앞에 카운터(?)가 있는데 앱을 보고 주문해야 한다는 게 좀 번거로웠다. 폰 배터리가 없는 사람은 주문도 못한다. 대신 앱을 다운로드할 요인으로 첫 주문 시 한 잔 무료, 2잔 주문 시 한 잔 무료 등의 프로모션을 제공하지만, 오프라인 주문은 조만간 열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사이즈는 그란데(는 아니고 大) 하나 있다.(앞으로 모두 아메리카노 기준) 가격은 21위안으로, 환율 170원으로 계산하면 대략 3600원 정도이다. 참고로 스타벅스는 27위안(대략 4600원)이다. 가격을 주 무기로 내세우는 브랜드 커피 가격이 3600원이라니.. 한국과 비교하면 엄청 높은 가격이고, 유럽/미국 같은 데와 비교해도 비싸다. 그래도 가기 전에 보고 간 기사에서 커피 원두와 기계를 좋은 거 쓴다고 맛이 좋다고 해서 실망은 이르다고 생각했으나...

맛은 그냥 빽다방이나 이디야와 차이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많은 중국 커피숍에서 커피 맛을 못 살리고 쓰고 물탄 맛 혹은 그냥 물 맛이 나는데, 여기가 딱 그랬다. 


과연 이 커피숍이 제3의 공간을 추구하는 스타벅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 좋은 커피를 제공한다면 좋은 공간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 제3의 공간을 추구하는 스타벅스를 솔직히 말하면 전혀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신선 한 건 없었고, 전형적인 돈 많은 중국 스캠 느낌을 받았다. 전형적인 중국 스캠이란 투기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을 말한다. 창업자나 투자자들은 성공 가능성보다는 유명한 걸로 유명해져 자본을 늘릴 생각, 혹은 운이 너무 좋으면 스타벅스에 인수되기 위한 그런 순수하지 않은 목표를 가진 중국 기업들... 대표적인 예는 난립하는 코인 업체, 혹은 페이 업체들과 공유 자전거 업체 등이 있겠다. 

여하튼 망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이 회사가 대표 본의 아니게 아예 커져서 정말 스타벅스 대항마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어쨌든 열심히 한다니 잘 되기를 바란다...加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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