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중심에는 황푸강이 흐르고, (그 일부분에) 황푸강을 중심으로 동서로 와이탄(外滩)과 루자줴이(陆家嘴)가 마주보고 있다. 와이탄은 더 번드(The Bund)라고도 불리며, 그 근처 호텔들엔 대부분 'xxx Hotel The Bund'라는 영어 명칭이 붙는다. Bund는 '제방, 부두'라는 의미이고, 滩(탄)은 개펄을 뜻하는 단어로 모두 물과 관련이 있다. 外(바깥 외)자가 붙는 이유는 예원(豫园)으로 대표되는 구 도심의 바깥이기 때문이다. 루자줴이(陆家嘴)는 우리식 독음으로 '육가취'로 육씨 집안(육가)의 취(부리)라는 뜻이다. 루션(陆深 육심)이라는 명나라 시인과 그 가족들이 터를 잡고 있던 곳으로, 강이 90도로 꺾이는 모양이 '물을 마시는 부리'같다고 하여 '嘴'라는 단어가 붙었다.
와이탄, 더 번드는 조계시절을 거치면서 서양의 건축양식을 뽐내는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그 반대편에인 루자줴이는 동방명주로 대표되는 최신식 초고층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누구나 그 풍경의 장엄함에 가슴이 벅차기 마련이다. 루자줴이의 동방명주는 한때 상해에서 가장 높은 자태를 뽐냈으나, 현재는 상하이 타워가 현재 가장 높은 건물의 지위를 가지고 있고, 병따개 모양의 세계금융센터가 그 뒤를 잇고있다.
병따개 모양의 SWFC(상하이세계금융센터)는 일본인이 지었고, 중국 사람들이 일본인이 지은 건물이 상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게 말도 안된다고 하여 급히 지어올린게 상하이 타워이다. (소문을 들어보면 SWFC는 더 먼저 지어졌음에도 건물 상태가 좋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반면, 상하이 타워는 그 반대라고 한다. 임대료도 SWFC가 층수가 낮고 오래됐음에도 비싸다. 상하이 타워에는 신축 건축물에 나오는 유해물질이 아직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상해에는 이런 멋진 건물들이 있지만, 대기오염으로 하늘이 청명한 날이 별로 없고, 청명한 날에 저 지역을 가는 건 행운이다.
와이탄과 루자줴이는 페리(대중교통)를 이용하여 왔다갔다 할 수 있다. 가격은 1,000원이 안되고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고, 표를 살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다닐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와이탄에서 루자줴이를 보고, 배를 타고 루자줴이로 넘어가서 저녁을 먹는게 좋은 것 같다. 물론 저녁먹고 넘어와서 와이탄을 봐도 된다.
루자줴이에는 여러 건물을 잇는 구름다리를 중심으로 디즈니 스토어와 IFC몰 등이 있다. 그리고 뜬금없이 미래에셋 건물이 있다. 돌아다니다보면 라인 프렌즈를 베낀것 같은 엉클 프렌즈 카페&스토어가 있다. 이게 뭔가하면, 중국의 성공한 사주인이 세운 회사로 위챗 공중계정에 수천만의 팔로워(아마 수 억?)를 거느리고 있다. 아침에 띠별 운세 같은걸 보내주는데, 어쨌든 그 회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이정도로 대충 상하이의 와이탄과 루자줴이에 대해 살펴봤다. 개인적으로 상해의 다른 지역은 중국의 다른 도시보다 더 재미가 없다. 하지만 와이탄과 루자줴이를 가면 뉴욕 브로드웨이 이상으로 가슴이 뛴다. 거대한 강을 중심으로 근사한 서양 근대 건축양식과 최신식 초고층 빌딩들이 마주보고 있는 그 모습에 가슴이 안 뛸 사람이 누가 있을까? 피곤한 상해 생활에 한줄기 빛이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