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저우에서 1년 반 생활을 하고, 상하이로 와서 1년 반을 보내는 중이다. 항저우에서는 대학원 생활은 한 학기했고, 도시가 너무 마음에 들어 절강대에서 1년 간 어학연수를 하였다. 그 이후 상하이정부장학금을 받고 상하이 복단대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다.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중국어 실력을 높이고자 복단대 어학원 중국어 수업을 신청하였다. 근데 너무 실망스러워 이런 비교 후기를 쓴다.
풍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어학연수 퀄리티가 가장 좋은 학교는 베이징어언대라고 한다. 대학교 어학원에서도 주로 어언대에서 만든 교재를 쓴다. 2위가 절강대라고 하는데, 나는 절강대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아무런 불만이 없었기에 복단대가 이정도로 별로일 줄은 몰랐다. 짧게 수업분위기와 생활환경만 비교해보겠다.
절강대는 복단대보다 어학연수 생이 훨씬 많다. 따라서 반도 많고, 수준도 세분화 되어있다 되어있다. 우선 1반, 2반 앞에 숫자에 따라 교재가 나뉜다. 각각 난이도 내에서도 1-1반 1-2반 이렇게 시작되며 1-1~3, 1-4~6, 1-7~9 순으로 진도가 다르다. 선생님들의 열정이나 실력은 내 생각에 절강대가 훨씬 낫다.
사실 수업은 절강대의 압승이고. 그래도 굳이 상하이로 와야겠다면 도심에 가까운 교통대 같은데가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상하이 vs 항저우
결국 수업 수준을 제외하고 본다면 메트로폴리탄이냐 대도시냐의 차이다. 상하이는 뉴욕, 도쿄, 런던, 서울 같은 독특한 색채가 묻어있는 메트로폴리탄이다. 물론 항저우도 인구 700만의 대도시이고, 중국에서 가장 돈 많은 절강성의 성도이지만, 그냥 인구 많고, 큰 중국 도시라는 느낌이다. 항저우는 중국에서 살기좋은 도시 2위(1위 청두)를 하기도 한 도시로 그만큼 생활친화적이다. 물가도 상하이보다 낮다.
'하늘에는 천당이, 지상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는 말을 모르는 중국인은 없다. 그만큼 살기 괜찮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알리바바의 본사도 위치해 있다. 상하이에 비해 젊은 도시 느낌이 난다.
상하이는 그냥.."와!"하는 소리가 나오는 도시다.
복단대는 오각장이라고 하는 신시가지에 가까운 곳에 있다. 쇼핑몰도 많고 대학교도 두개나 있고, 회사도 많은데, 시 중심은 아니다. 작은 미니 도심 같은 느낌이지만, 시 중심인 난징동루나 징안쓰 루자줴이와는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반면 절강대 어학연수를 하는 옥천캠퍼스는 항저우의 중심인 서호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물론 도시의 규모가 차이나지만 도심에 가까운건 절강대다.
두 학교 모두 1인실 기숙사를 제공한다. 하지만 복단대는 1인실 기숙사가 떨어지면 바로 2인실 기숙사로 가야하는 반면에, 절강대는 하우스쉐어 형태의 기숙사도 있어 훨씬 나은 형편이다. 만약 외주를 한다면 복단대 근처에서는 한 달에 4000(30년 된 건물)-8000위안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항저우는 3000-6000위안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중국이 여전히 전반적으로 물가가 저렴하지만, 그 중에도 항저우와 상하이의 갭은 있다. 먹을거리는 상하이가 50퍼센트 정도 비싸다. 대중교통도 약간 더 비싸다.
만약 중국 내에서 비행기로 여행을 다닌다치면 당연히 상하이가 낫지만, 극적인 차이는 없다. 항저우에서 서울로 매일 2회 직항이 뜨고(물론 서울-상해보다 비싸다), 까오띠에도 상해로 오는건 거의 항주를 통과하기 때문에 중국 내 여행에 큰 문제는 없을테지만, 물론 상해가 낫다. 참고로 서울-상해 항공편은 하루에 10편도 넘는다.
대충 비교해봤는데, 나는 항저우가 좋다. 하지만 도시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게 좋다. 결정 못하겠으면 상해에서 한 학기, 항주에서 한 학기 순서로 하는게 좋아 보인다. 항주를 먼저하는것보단 상해를 먼저 하는게 나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