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성장을 위한 북러닝 08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라는 용어가 있다. 하나의 히트 제품이나 콘텐츠를 이용해서 여러 상품으로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의 경우 TV 만화로 시작해서 영화, 뮤지컬이 제작되었고, 장난감, 문구 등 아이들이 사용할 만한 곳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요즘은 아예 제작 단계부터 원소스 멀티유즈를 염두에 두고 마케팅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책도 원소스 멀티유즈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인기 소설의 경우 영화화되거나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으로 각색되기도 한다. 해리포터의 경우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장난감은 물론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놀이기구로 즐길 수도 있다.
독서토론의 독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책의 경우 읽는 것만으로도 개인과 조직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독서토론이 더해지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독서토론은 보통 한 권의 책을 선정한 후 책을 읽은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의 경우는 독서토론의 필요성을 느껴 현재 몇 개의 독서토론 모임에 참석하거나, 직접 참석자를 모집해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지인들과 진행하는 모임의 경우 2012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도서관과 블로그를 통해 모집해서 하고 있다. 독서토론을 하면서 느끼는 효과를 몇 가지로 정리하면 듣기, 말하기, 생각하기 능력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여러 사람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으며, 내 생각을 정리해서 여러 사람에게 말할 수 있고, 듣고 말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원소스 멀티유즈다.
KBS 기자를 정년이 돼 퇴임하고 현재는 대학에서 스피치 강의를 하는 이재호 교수는 그의 책 ‘듣기만 잘했을 뿐인데’에서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말하기보다 듣기라고 말한다. 소통이 중요한 요즘 사회에서 일방적인 말하기는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듣기가 되어야 말하기도 되고 상호 소통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독서토론은 여러 명이 함께 하므로 말하는 시간보다 듣는 시간이 더 많다. 5명이 독서토론을 할 경우 기본적으로 4명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또한, 토론이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을 경우 토론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이견이 있는 부분이나 궁금한 부분에 관해 토론을 하는 것인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일방적인 말하기만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토론을 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면서 듣기 능력이 향상된다.
가끔 회의시간에 발언을 길게 하는 사람이 있다. 말하는 자신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정리가 잘 안 되다 보니 했던 말 또 하고, A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다가 B, C로 확대되고 결국에는 말은 길어지고, 정리는 제대로 안 되는 것이다. 머릿속으로는 생각이 정리되어 있다고 해도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말하다 내용이 꼬이기도 한다.
독서토론의 말하기는 생각을 나누기 위한 말하기다
독서토론을 하면 기본적으로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어 한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독서토론에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 독서토론은 회의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말하기 아니다. 이기기 위한 말하기가 아니라 생각을 나누기 위한 말하기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졌을 때 상대방의 생각을 더 끌어내고 나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말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독서는 사색과 대화의 과정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말에 공감하거나 의문을 가지면서 생각하고, 대화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과 대화하고, 저자 와도 대화를 나누는 과정인 것이다. 독서토론은 이 과정의 확대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토론을 하면서 혼자가 아닌 함께 사색하게 되고, 여러 사람과 대화의 범위를 확장하게 된다.
독서토론에서 듣고, 말하기가 중요한 이유는 생각을 나누고, 정리하기 위한 기본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했던 생각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말하기가 중요하고, 궁금했던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기 위해 듣기가 중요한 것이다. 결국, 독서토론을 하게 되면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함께 정리해서 새로운 내 생각을 확립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마인드맵이 있다. 하나의 주제에서 파생되는 내용을 적고, 하위 생각에서 또 파생되는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생각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 브레인스토밍도 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내용을 적은 다음 공통되는 내용을 묶는 방식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듣기와 말하기도 시중에 많은 책이 나와 있고, 전문 교육이 있을 만큼 직장 생활에서 필요한 능력이다.
독서토론을 정기적으로 하다 보면 듣기, 말하기, 생각 정리하기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양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독서토론은 One Source-Multi Use 성공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