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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May 07. 2016

한국형 양적완화?

양적완화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조선과 해운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정부 지원에 대한 소식이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먹여 살렸던 조선사들은 몇 달이 넘도록 수주를 못하고 있고

해운사들도 그렇죠.


빚은 늘어나고 있고,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는데요.


나라에서 이런 회사들을 국민들이 힘들게 벌어서 내고 있는 세금으로 대기업들을 살려주려 하고 있습니다.


한 때 저도 사업을 해봤지만 중소기업에게 대출금리를 인하해주거나 아님 보조를 해주게 되면 우리나라는 튼실한 중소기업을 바탕으로 강소기업을 만들어내고 그 강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좀비가 되어버린 대기업에 그냥 돈을 들이부어주려 합니다.


그동안 국가의 지원을 받은 대기업들이 건전하게 회생한 곳들이 많지 않고 더 좀비가 되어버린 회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좀비기업들을 살리겠다고 정부에서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양적완화

조금 이상합니다.



좀비 대기업을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을 시키는 것을 '한국형 양적완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한국형' 이런 단어 제발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계속 우리나라 정부는 '한국형'이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합니다.


산업은행과 같이 정부의 지원을 통해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있는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을 하는 것인데 이건 양적완화가 아닌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이 맞을 것 같아요.


양적완화면 부실기업에 돈을 모아주는 것이 아니고 

국민들과 중소기업에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말이죠...


한국은행의 발권력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가계부채를 해소하자는 내용의 한국형 양적완화 모델인데요.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게 되면 과연 가계부채가 해소될까요?

한국은행이 산업금융채권과 MBS 주택담보대출증권을 직접 인수하는 최종 그림을 그리고 있던데 

무슨 국책은행과 한국은행이 빚을 떠안아야 하는 은행으로 존재해야 하나요?


저는 조금 다르게 보고 싶습니다.

부실기업을 구조 조정해 하나의 회사로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 동의하겠는데

이런 과정에 정부의 돈으로 하는 것, 동의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회생도 못할 회사들인데 정부의 돈이 들어가게 되면 산업과 업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정부 최측근들이 대표이사를 하게 될 텐데 다시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까요?

정부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기업의 총수들에게 경영 방관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고 회사가 회생될 때까지 일을 시켜야 하는데 그냥 그만두게 하잖아요...

그럴 것이면 업계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선두에 세우고 회사를 살려야 하는데 그냥 돈을 들이부으면 살아날 것이라 보는 정부가 이해가 안 됩니다.


이명박 정부의 4대 강 사업, 자원외교

그리고 이번 박근혜 정부의 음... 뭐 한 게 있나요?

빚만 더 늘리는 것 밖에 없었네요.


기업 구조조정을 하는 데 있어서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한다면 나중에 한국은행의 부담이 심해지고 한국은행의 디폴트 선언으로 이어질 것 같아요.

역사를 봐도 중앙은행의 과도한 통화량 공급은 전쟁으로 이어진다든지 국가 디폴트로 이어졌으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한국형 양적완화의 목표는 특정 산업을 구제하기 위함인데 

다른 산업들은 더 힘들어질 수 있어서 더 걱정이 됩니다.

지금은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부실기업들에게 부담을 줄여주고 빚을 빨리 갚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수출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게 되면 글로벌 무역에 있어서 정부지원으로 인한 마찰 논란도 생길 수 있으니 구조조정 방식에 대해서 재고를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이번에 해운사, 조선사를 정부가 한국형 양적완화로 구제해주게 되면

다른 산업들도 그리고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한국은행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겠죠.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적어도 수십조 원이 들어가야 하는 이번 구조조정인데 편법을 사용하면 안 되죠.

묻지 마 투자를 하지 말라고 했던 정부였는데 자기들이 묻지 마 구조조정을 하려 한다니...


이번 구조조정이 최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한국은행을 통해서 산업은행에 돈이 들어가고 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을 출자하면서 돌려막기를 하겠다는 그림이기 때문이에요.

정부에서도 대기업 순환출자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정부가 국책은행의 순환출자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기가 막히는 것이죠.


이번 돌려막기로 부실기업의 책임을 가려주려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할 것이라면 그냥 기업 해체를 시켜버리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출자하는 방식이 아니고 대출을 해야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을 것입니다.

출자했다가 또 자본잠식당하면 그 책임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하고 질 수 있습니까?

아님 출자해야 한다고 했던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들이 책임지겠습니까?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국형 양적완화'를 한다는 것인데 제발 상식적인 결정을 하기를...


양적완화는 통상적인 방법이 아니고 의도와 다르게 반대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도 한국은행도 충분히 Stress test를 거치고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다들 스스로 현명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정부에서 부디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는 구조조정을 하기를 바랍니다.


뭔가 세금이 이상한데서 더 늘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연휴입니다.


07.0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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