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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Jun 28. 2016

나의 소녀시대를 보고

기억나니?

이번 주말에는 나의 소녀시대를 봤어요.

비슷한 느낌의 작품으로 응답하라 1994가 있고요, 응답하라 1988은 좀 더 멀리 간 이야기고

딱 응답하라 1994와 같은 시점으로 보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도 과거를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가 유행했는데 대만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대만의 청춘영화들, 예로 들자면 나의 소녀시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년), 말할 수 없는 비밀(2007)들이 조용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타이베이 카페 스토리도 좋아한답니다. 거의 2달에 한 번은 다시 보는 것 같아요.


뭔가 지금보다 그때가 그리워서 그런 거겠죠?


이제 '나의 소녀시대'이야기를 할게요.


++ 영화 줄거리에 대한 언급이 몇 번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영화 보고 읽어주세요. ++

++ 영화 등장인물의 이름을 영화 리뷰, 기사와는 조금 다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 린전신은 임진심으로, 쉬타이위는 서태우로, 오우양은 구양비범으로, 타오민민은 도민민으로 ++



영화가 개봉했을 때 바로 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이제야 보게 되었습니다.

조용히 흥행 성적을 올리고 있는 나의 소녀시대.


많은 일과 늦도록 일해야 하는 현실에 지쳐 있는 40대 여성이 1994년, 꿈 많고 설렘 가득한 고등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동안 제가 봤던 대만 영화들은 남성 입장에서 첫사랑과 추억을 만들어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번 영화는 여성 입장에서 공감대를 확 잡고 가는 것 같았어요.


감독 프랭키 첸의 나의 소녀시대는 감독의 고등학생 시절을 생각하며 만들어진 것 같아요.

1994년의 기억을 회상하는 방법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요.


공부도 못하고 꾸밀 줄도 모르고 유덕화를 되게 좋아하는 임진심

잘생긴 얼굴로 학교에서 많은 친구들을 설레게 하는 구양비범

매일 싸움을 하지만 마음 따뜻하고 뭔가 과거가 있는 서태우

임진심과는 완전 다른 얼짱!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청순 미녀 도민민


특별하지 않고 평범하면 더 평범한 러브 스토리이기에 그동안 우리가 본 영화, 드라마와 다르게 응답하라 1994처럼 평범하고 소중하고 아름답게 눈에 들어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제 생각을 많이 하면서 봤어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그리고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발을 동동 구르던 모습이 떠올랐고 그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데 그 궁금한 것을 돌려서 확인할 방법은 없었거든요.

처음이라 만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또 내가 빠른 건 아닌지 느린 것인지 많은 것들이 서툴고 지금도 그래요.

이 고민하는 순간이 행복하고 내가 조금 특별해지는 기분이 드는데

임진심과 서태우도 서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지만 그 둘 뭔가 서툴지만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가슴이 두근거리고 되게 청순하고 풋풋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같이 롤러장도 가고 

같이 맥도널드도 가고 

같이 카페도 가면서 공부를 하는 모습에 서로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서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조금은 둘이 좋아한다는 것을 쉽게 알아채지 못하고 또 그걸 숨기고 있어요.

지금이 너무 좋고 소중하고 오래 함께하고 싶어서겠죠?

왜 좋아한다고

왜 사랑한다고

왜 표현을 하지 않는지 답답하지만 이해가 되었어요.

서로를 생각하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숨기려 했던 것이...


저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인데

그때는 왜 쉽게 알아채지 못 했고 친구들하고 더 시간을 같이 보내고 놀러 다니고 여행도 다니면서 추억을 많이 만들고 그래야 했는데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함께 보내야 했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학교 선배 후배 동기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그때를 추억하고 그랬거든요.


그때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하고 많이 달라져서 이런 거겠죠?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은 아닌데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고 있어서 그때를 많이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빠르게 지나가 버리긴 했지만 내가 함께 한 시간들이 언젠가 내게 힘이 되어주겠죠.


그리고 요즘 더 생각하는 것인데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들을 느끼면서 살고 있는 제가 너무 좋더라고요.

언젠가 지금은 힘들고 쉽게 지치는 내가 반짝반짝 빛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평범했던 임진심이 서태우를 만나 특별한 추억을 갖게 되었고

특별하게 보였던 서태우가 임진심을 만나 서로의 소중한 순간을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죠.


나의 소녀시대 덕분에 제 순수했던 시절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고 뭔가 제 추억도 한 번에 소환당한 기분이었어요.


현실을 그대로 담은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지금에 대한 고민 없이 활기 넘치는 일상을 보냈던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그 시절이 그립게 만든 영화 '나의 소녀시대'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PToVwtxwcM

출발비디오여행 160501 나의 소녀시대 我的少女时代, Our Times



https://www.youtube.com/watch?v=TgH9V75cNtI

나의 소녀시대_메인 예고편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 시절의 친구들에게 바칩니다."




28.06.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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