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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Sep 05. 2016

라이프 오브 파이

삶, 생존, 희망, 비주얼

라이프 오브 파이를 봤습니다.

4일 일요일에 발행하고 자야 했는데

일요일에 깨어 있던 시간이 5시간도 되지 않았어요.

책 한 권 읽고 라이프 오브 파이 보고 다시 잠들었네요.


라이프 오브 파이

중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책으로 먼저 접했어요.


16살 정도 된 인도의 소년 파이가 뱅골 호랑이와 같이 구명보트를 타고 22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죠.

영화도 같아요.


책을 쓴 얀 마텔은 라이프 오브 파이를 쓰기 위해 남인도의 모든 동물원을 찾아다니면서 관리인들을 만났고 힌두교 사원, 교회, 이슬람 회당을 찾아다니면서 인도의 색을 찾고 많은 것을 조사했다고 해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를 갖고 떠난 여정에서 한 순간 가족을 잃고 

자기 자신을 언제 잡아먹을지 모르는 호랑이와 함께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파이,


책으로 읽었을 때 잘 그려지지 않았던 장면들이

영화를 보니 너무 잘 그려지고 상상도 쉽게 된 것 같아요.


재미도 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했고 

관계와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인도에서 자란 소년이었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세상에서 모든 것들과 관계를 맺고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제 인생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고요.


제게 라이프 오브 파이는 보면 볼수록 새로운 이야기로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스토리텔링

왜 우리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와 삶의 지혜들이 있는지 소설을 통해 전합니다.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를 보면 항상 느끼지만 역시 영화로 만들어지니 환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를 읽으면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어서 막 끌려가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와 나,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를 다루는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는데요.

바다, 소년, 호랑이, 좀 극적인 경험들 그리고 이야기 속에 있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던 영화였습니다.


책이랑 조금 다른 점은 인도 이야기 같아요.

책에서 엄청 길게 읽었던 것 같은데 영화에서는 30분도 안 걸린 것 같더라고요.

파이의 가족, 종교, 학교 그리고 동물원 이야기가 짧게 담겨있고 바로 배가 침몰해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짧은 시간에 마음을 막 흔들어 놓고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어서 그런지 영화를 보면서 힘들었다는 분도 있었어요.

저는 이렇게 만들면서 제작하는 분들이 기술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고요.

책 저자인 얀 마텔이 이야기를 복잡하게 끌어가서 그런가...


리처드 파커는 파이가 성장하는데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어요.

적이면서도 힘을 가르쳐주거든요.

서로의 거울이기도 했고요.


이 영화에서는 생존을 되게 중요하게 다뤘어요.

바다 위라는 장소도 그렇지만 채식주의자인 파이가 생선을 먹는 장면도 나오고

살기 위해서 호랑이와 싸우면서도 희망도 보여줍니다.

파이는 스스로 미치지 않기 위해서 싸웠고, 살아야 한다는 믿음, 희망이 필요했는데 그래서 살아남았을 수 있었어요.

환상에 빠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희망이 환상을 붙잡아 준 것 같아요.


마지막, 다 보고 난 후

좀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도 파이와 같은 시기가 있었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누구나 파이와 같은 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소년에서 어른으로 커가는 파이를 보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데 또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상황도 있고요, 나를 누가 돌봐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걸 벗어나요.

그 순간이 라이프 오브 파이를 통해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가슴이 아파지는 것이죠.


기회가 된다면 책 읽고 영화로 보세요.


04.0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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