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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평양온면

by AHN SIHYO

오늘은 평양냉면이 생각이 났어요.

담백한 평양냉면이 너무 먹고 싶은 것이죠.

가끔 갑자기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백화점에 있는 평양면옥을 갔습니다.

감기 몸살에 피로가 너무 오래가서 차가운 평양냉면을 먹는 것보다는 따뜻한 평양온면을 먹으면 감기 몸살도 사라질 것 같고 배도 든든해질 것 같았어요.


함께 식사를 한 분들은 대구에서 올라온 3분이었어요.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평양냉면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주문하면서

"평양냉면이 평소에 대구에서 드시던 음식, 냉면 하고 180도 다른 음식이에요. 되게 담백하고 아무 맛도 없다고 느낄 것 같은데 정말 괜찮으시죠? (세 분 중 다른 한 분은 떡국을 선택하셨죠.)"

"네, 먹을 수 있어요."


그렇게 주문을 했고

조금 기다린 끝에 평양냉면 두 그릇, 평양온면 한 그릇, 떡국 한 그릇이 나왔습니다.


우선 떡국.

진한 국물이 인상적인데 떡국을 드시는 분이 처음으로 이렇게 맛있는 떡국을 먹는다고 계속 감탄하시는 거예요.

정말 맛있게 드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 평양냉면.

처음 드시는 분이라 너무 기대되었어요.

처음 한 입 드시고 갸우뚱

국물 마시고 갸우뚱

그리고 다시 한 입 드시고 갸우뚱


"처음 평양냉면을 드시면 많은 분들이 지금처럼 갸우뚱하세요. 평소에 먹던 것과는 정말 다르죠?"

"이 정도 일 줄 몰랐어요."


식초와 겨자를 뿌리고 계속 드시는 분

그리고 그냥 국물 그 자체를 즐기며 드시는 분 이렇게 나뉘었는데


서울에 와서 처음으로 먹은 평양냉면으로 양념이 적은 (거의 없는) 요리로 한 템포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드시라 했어요.


마지막, 평양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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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갓이 올라간 평양온면입니다.

냉면처럼 달걀도 올라가는데 제가 달걀을 먹지 않아서 빼고 찍었어요.


따뜻한 국물에 면이 들어있는데요.

그냥 먹어도 잘 끊어지는 면이 따뜻한 육수가 닿으니까 더 쉽게 끊기더라고요.


평소에 평양냉면은 먹어봤지 온면은 처음이라 저도 재미있는 식사를 했어요.


사실 평양에서는 동치미 국물을 부어서 먹는다고 해요. 또 냉면 국물을 얼리지 않고 주는데 우리나라의 함흥냉면은 살얼음을 띄운다든지, 양념이 진하다는지 조금씩 대중 입맛에 맞춰지고 또 지역 특색을 따라갔다면, 평양냉면은 변함이 그렇게 크지는 않아요.


고명이 거의 없고, 파, 고춧가루 정도 들어가죠. 면은 정말 가득 담아 먹는 평양냉면은 면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평양에 가서 꼭 평양냉면을 먹어보고 싶어요.


수요미식회에서도 다뤘고 많은 식객들이 들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평양냉면집을 거의 다 가봤는데

저는 의정부에서 먹은 평양냉면이 괜찮았던 것 같고

온면은 처음 먹은 것이라 다른 곳도 먹어봐야 평이 나올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간을 심하게 하지 않아서 잘 먹을 수 있는데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간을 세게 하기 때문에 평양냉면 처음 접하면 맛없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생각나는 요리입니다.


평양냉면 VS 함흥냉면

저는 비교하지 않겠습니다.

둘 다 좋아하거든요.

평양냉면은 평양냉면 나름 매력이 있고요.

함흥냉면도 함흥냉면 나름 매력이 있잖아요.



16.11.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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