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오랜만에 외갓집을 갑니다.
외갓집은 충청북도 괴산이라는 곳에 있습니다.
용인 집에서 출발하면
드넓은 평야를 지나가는데
어느 순간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깊숙하게
더 깊숙하게 들어가는 기분이 들죠.
저기 깊은 산 어딘가에 외갓집이 있어요.
겨울이라 그런지 산에는 알록달록한 색도 없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충주를 지나 괴산으로 들어가고
괴산에서 외갓집으로 들어가면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게 되죠.
하지만,
외갓집은 산에 둘러싸여 있는 분지에 있습니다.
한쪽에는 저수지가 있고
그 주변에는 마을이 있고
80, 90년대에는 담배농사를
2000년대에는 인삼농사를 주력으로 하는 마을입니다.
배추와 고구마, 감자, 고추도 농사를 합니다.
외갓집에 오면
일손을 돕고
또 폰만 들고 마을 한 바퀴를 걷습니다.
폰도 두고 나오고 싶지만 생각보다 위험한 곳이고 슬픈 일도 있었기 때문에 폰은 꼭 들고 나와야 합니다.(배터리 100%로)
바람소리만 가득한 이 마을을 걷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크고 작은 소음이 다 사라지고 자연이 만들어낸 소리가 많이 들리거든요.
봄, 가을이면 돗자리 펼쳐놓고 해바라기를 하겠지만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돗자리 펼치기 애매하고 또 추워서 빨리 들어가고 싶어요.
가끔 Urban Hideout, 도시에서 떠나면 또 다른 나, 어쩌면 그게 내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나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외갓집에서 읽지 못한 책 읽고 재미있는 이야기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28.01.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