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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Feb 12. 2016

Cover. 북디자이너의 표지 이야기.

디자이너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과정.

오늘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가까이 디자인을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be the clouds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학교도 한 몫을 했습니다. (캠퍼스에는 공대와 디자인대, 예체능대로 구성이 되었기 때문이죠)


질문 하나 살짝 하고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여러분은 읽을 책을 어떤 것을 보고 선택하시나요?


간단하면서 어려운 질문이에요.

댓글로 답을 주시면 저는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저는 단순합니다.

표지만 봅니다. 작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게 안봅니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 책바구니에 담아 책을 구매하는데

집에 와서 책을 읽기 위해서 펴지 않는 한, 절대로 속에 있는 내용 조차 보지 않습니다.




오늘은 피터 멘델선드(Peter Mendelsund)가 북디자이너와 아트디렉터를 하면서 작업한 표지들을 묶은 그의 포트폴리오인 '커버, 북디자이너의 표지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어요.(이번주는 책 많이 읽고 있습니다.)


책에 좋은 내용들을 많이 알려드리고 싶은데 직접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하기에 짧게 정리해봅니다.


피아니스트였지만 독학해서 디자이너가 되었고, 북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은 피터 멘델선드는 수많은 책의 표지를 디자인했습니다.

Cover, 이 책에는 피터가 작업했던 표지들을 소개하고, 그의 창작에 대한 고민, 작업과정, 비슷한 일을 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와 함께 작업한 분들이 남긴 그에 대한 글이 담겨있어요.


피터 멘델선드의 개인적인 표지 디자인에 대한 포트폴리오 북이지만 배울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정리 노트에 빽빽하게 정리를 하느라 책 읽는데만 시간이 훅 갔어요.



표지 디자이너, 책을 읽고 숨겨진 의미를 찾아서 그 것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작업을 하는 사람.

단순히 일러스트레이션을 하는 일이 아니고 

보이는 것을, 숨겨진 것을 그리고 있지도 않은 것을 뚜렷하게 그려내는 작업을 합니다.

여기서 부터 피터 멘델선드에 빠져듭니다.

디자이너로 쭉 커리어를 만들어 온 사람이 아니고

피아니스트로 시작해서 생활이 힘들어져 음악을 대신할 직업으로 그래픽디자인을 접하고 

독학을 하고(아주 짧은 시간동안 밑바닥부터 공부를 했다고 해요. 저도 인디자인을 그렇게 공부하고 있죠.)

우연히 크노프에서 인터뷰를 하며 아트디렉터까지 됩니다.

생활이 힘들어진 이유가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끊임 없이 지속되는 숨막히는 분위기가 그의 커리어에 점을 찍고 새로운 길을 보이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북 재킷을 보고 눈에 띄고, 특별한 느낌을 불러일으키고, 뭔가 전달하는 느낌을 보여주는 

그리고 이 책을 갖고 싶고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욕망을 일깨우는 것을 보고 매력적인 본보기를 발견했다해요.


디자인은 공연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끊임없이 리허설을 하는 것이다. 디자인을 하는 것은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 반복하고, 수정하고, 새오룬 길을 가본다...17p

글을 읽다보면 디자이너가 아닌 제게 해주는 말처럼 들리는 글이 많습니다.

친구들과 모이면 다들 말하고 동의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선 해보고, 고치고, 또 하고, 고치고 우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디자이너가 되면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라고 합니다.

언제 어떻게 내가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거나, 누군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사람의 작업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해요.


디자인 포트폴리오.

친구들이 하는 작업들을 봤습니다.

그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포트폴리오에 작업물만 있었는데 이 Cover라는 작품집.

생각을 다시하게 만듭니다.

디자이너 스스로의 철학이 담긴 글과

함께 시간을 보낸 분들의 추천 글, 평가 글이 함께 들어가면 더 멋있는 포트폴리오가 된다는 것을 알게해줬죠.


디자인, 그 시작은 보는 것을 통해 배웁니다. 그리고 직접 하면서 경험을 하게 되죠.

다른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작품집을 보고 또 배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해온 많은 작품들의 커버들이 들어있어요.

채택이 안된 것은 빨간X로 표시되어있고 아쉬움을 표현하거나 그럴만 했다는 이유를 정리를 했죠.


그의 작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책의 장르 모두 포함되어있어요.

클래식
버티컬
순문학
장르 소설
논픽션 & 시

다양한 책의 표지를 소개하면서 함께 한 분들이 남겨준 글을 같이 보여줍니다.


디지털 시대의 독서, 혹은 미래의 책을 위한 경구 91p

*독서의 친밀한 측면은 하나의 특성이다. 이러한 측면은 개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공유한다는 것은 생각을 수행적으로 만든다.

*독서용 매체는 몰입시켜야 한다. 내 말은 투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목표는 지후함에 의해 가장 잘 성취된다.

*하나의 기기는 다른 기기를 대체하지 않는다.

*읽기 포맷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들은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읽기 포맷이 팔리는가에 의해 정해진다.

*얼마나 많은 대화가 너무 많은 대화인가?

*아주 세련되고 지적인 형태의 촉각적 피드백은 이미 종이책에서 제공되었다.




어떻게 괴짜 같은 디자인 플랜을 승인 받을 수 있는가? 162p

*좋은 작업을 하라 - 가능한 자주.

*마지막 시도에서 초점을 잘 맞추고 좋은 실행을 보여라.

*클라이언트와 접촉하라.(for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개선하기 위해)

*대량으로 작업하라. 평균의 법칙에 따르면 자랑스러워할 만한 작품을 만들게 될 것이다.

*당신만의 독립프로젝트를 하라.

*꼼꼼한 독자가 되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출판계 외부 세계에서의 평판을 높여라. 

*말을 유려하게 잘하라

*관습적인 지혜에 의문을 던저라.

*"왜?"는 늘 가치있는 질문이다.

*상품을 제대로 알아라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아라.

*희망을 잃지 마라. 바깥 상황이 좋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 마찬가지임을 기억하라.

*세계의 시민이 되라. 뭔가 조금이라도 알리려고 시도하라.




스타일은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은 도덕적 방향을 제시한다. - M. 에이미스



피터 멘델선드의 작업과정

1. 읽기

2. 생각하기

3. 포괄적 결정하기(제작의뢰-미디어-타이포-팔레트-카테고리-독자-전체적 효과-기타)

4. 주제 선택

5. 스케치

6. 디자인

7. 반복

8. 절정

9. 수정

10. 다시 시도


피터 멘델선드의 표지들을 다 보고 생각해보니 모두 재미있고, 아름답고, 책을 더 궁금하게 만들고 읽기과 쓰기 인식의 시각적 본질에 대해서 탐구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표지로 보여주는 시.

앞으로는 표지를 더 볼 것 같아요.


수많은 작업을 했고,

수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려 노력했기에 지금의 피터 멘델선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처럼 디자인에 대해, 예술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가 조금이라도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어떤 시도를 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디자인에 대해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도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남들은 당연히 알고 있는 것들을 이제서야 배워가고 있는 피터 멘델선드는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좋은 재킷을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맡겨진 이 낯선 종류의 역 에크프라시스를 잘 수행하기 위해 우리는 구체화하기 힘든 것을 견고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텍스트를 잘, 깊이 읽는 일이야말로 가능한 가장 덜 해가 되는 방식으로 이 일을 완수할 실마리를 찾아내는 길이다. 261p


친구들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있어 자기 생각을 담은 글과 작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한줄 평이라도 받거나 공유된 작업이라면 댓글이라도 담아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시선을 볼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진짜 마지막)

피터 멘델선드가 말하는, ‘책 표지란 무엇인가?’
1. 표지는 피부다: 책에 고유한 ‘얼굴’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2. 표지는 프레임이다: 표지는 시각적인 소개문, 혹은 정문에 해당한다. 텍스트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인 것이다. 
3. 표지는 기념품, 부적, 정표다: 정신적 활동인 ‘독서’에서 가지고 돌아온 기념품이라는 의미에서.
4. 표지는 안내데스크다: 표지는 그 책의 제목이 무엇인지, 작가가 누구인지, 어떤 장르인지, 이 책을 읽고 좋았던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알려준다. 표지는 말하자면 그 책의 ‘위치 정보’인 셈이다. 
5. 표지는 장식이다: 책만 한 인테리어 소품이 있을까?
6. 표지는 이름표, 비밀 악수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의 유대감을 형성하므로.
7. 표지는 예고편이다: 표지를 보고 책을 산 사람들이라면 이 예고편에 낚인 것이다.
8. 표지는 트로피다: “내가 읽은 것 좀 봐!”
9. 표지는 서커스 호객꾼, 광고판이다: 판매자의 입장에서, 책 표지는 제1의 광고판이다. 
10. 표지는 번역이다: 표지는 책의 공연이고, 해석이고, 연기이다.
11. 마지막으로, 책 표지가 필수적일까? 설마.




12.0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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