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워커’ 사가
가문의 영광을 재건하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리뷰

by 안상현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사카이워커, 2019


오늘도 제 마음대로 영화를 리뷰합니다.


아직도 별을 바라보는 어린아이 같은 당신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이 리뷰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42년을 내달린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카이워커’ 사가의 막이 내렸다. SF의 전설이자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시리즈의 신작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관객들이 많다. 관객들은 왜 실망했을까?



갑론을박, 혁신의 새로운 희망 VS. 전통 제국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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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 Star Wars: The Last Jedi)/ 좌: 라이언 존슨 감독, 우: 마크 해밀(루크 스카이워커 역)]

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는 8편,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를 기점으로 큰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2015년, 10여 년 만에 <스타워즈>를 부활시킨 시리즈의 7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는 6편까지의 영웅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새로운 인물들을 소개하는 작품이었다. 부분적으로 조지 루카스가 만들어낸 세계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많은 팬들을 동요하게 만드는 것에 성공한 J.J 에이브럼스는 라이언 존슨에게 8편의 바통을 넘겼다.


새로운 시대를 내세운 라이언 존슨은 기존 시리즈를 구시대의 유물로 칭하고 차근히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했다. 머나먼 우주의 전설은 선택받은 영웅 ‘스카이워커’ 가문의 전쟁이 아닌 레이, 핀, 포 그리고 새로운 시스의 지배자 카일로 렌 등 혈통주의와는 다소 무관한 인물들을 통해 더욱 복잡한 밑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새 세대들은 모호한 미래로 달려갈 준비를 마친 듯 보였다. 그러나 라이언 존슨은 다양한 인종의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관습적 서사를 과감히 버리는 것과 동시에 <스타워즈> 시리즈가 쌓아 올린 신화적 배경을 무너뜨리는 것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낸 평단과는 달리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덤은 라이언 존슨이 제시한 비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전 세계 흥행수익 13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2주차에 70%가 넘는 드랍율을 기록하며 흥행수익 2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둔 전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비해서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아울러 ‘스카이워커’ 사가의 오랜 팬들은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는 시도는 많은 생략을 만들었고 이 때문에 개연성을 무너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변화하는 시대를 담아내기 위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돋보이게 한 이야기는 기존 시리즈가 만들었던 영웅의 의미를 퇴색시키기도 했다. 특히 6편의 시리즈 동안 지켜온 ‘루크 스카이워커’의 상징성이 무너지게 되면서 시종일관 고결했던 영웅의 서사는 갈팡질팡하는 노인의 이야기로 변주됐다. 또한,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추격전 양상, 하이퍼스페이스 공간이동을 통한 전투 양식 등도 기존 시리즈에서 묘사되었던 우주전 전술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낳았다. 이러한 빗발치는 비난 여론은 차기작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우왕좌왕, ‘스카이워커’ 사가의 피날레

3.jpg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2019,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마침내 2020년, ‘스카이워커’ 사가의 대미를 장식할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개봉했다. 전작에 대한 평가는 새 시대의 혁신과 개연성 붕괴로 나뉘었고 42년을 지탱해온 ‘스카이워커’ 사가의 엔딩은 이 두 평가를 봉합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스타워즈> 시리즈의 메가폰을 잡은 J.J 에이브럼스는 뚜렷한 묘수를 찾아내지 못했다. 하이퍼스페이스 비행을 통한 공격은 성공확률이 낮다는 대사를 억지로 끼워 넣는 등 작품은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비난 받았던 지점을 하나씩 보수하는 형태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가장 큰 특징은 우상을 파괴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부정하고 ‘스카이워커’ 가문을 복권하는 것이었다. 전통과 전설을 배격하며 라이언 존슨이 뿌린 씨앗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지탱하는 힘, ‘포스’에 대한 의미를 확장하는 것에 있었다. 그에게는 ‘포스’가 특정 가문의 타고난 능력이 아닌 모든 생명체의 균형이었고 새로운 시리즈의 주역 ‘레이’의 혈통은 사실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그러나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제목 그대로 가문을 재건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만들어진 작품이다. 전통적인 ‘포스’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J.J 에이브럼스는 고아였던 ‘레이’의 부모를 찾아 주고자 잊혀진 시스의 악령 ‘팰퍼틴’을 소환한다. 느닷없이 다시 등장한 악령을 막기 위해 ‘루크 스카이워커’는 ‘레이’를 일깨우며 모든 것을 계산한 전설의 영웅으로 부활한다. 그러나 ‘팰퍼틴’의 등장은 일부 개연성을 봉합하는 동시에 ‘다스베이더’의 일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시스의 유혹에 넘어간 불완전한 존재였던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자신의 아들 ‘루크’와 함께 ‘팰퍼틴’을 제거하고 포스의 균형을 이루며 제다이의 예언을 이룬 인물이었다. 따라서 ‘팰퍼틴’이 은밀히 살아있었다는 설정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가 무너뜨린 과거의 설정을 복구하기 위해 또 다른 설정을 망가뜨리는 오류처럼 보인다.


40여 년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것에 부담을 느낀 탓일까? 시종일관 우왕좌왕 하는 이야기 속에서 ‘레이’와 ‘핀’ 그리고 ‘포’는 숨쉴 틈 없이 움직이기만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은 ‘레이’를 새로운 영웅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로 소모된다. 전작에서 강조했던 캐릭터 ‘로즈’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는 듯 자취를 감춘다. ‘다스베이더’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카일로 렌’의 얼굴도 가면 뒤로 다시 사라진다. 설령 8편이 제시한 비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없었던 작품으로 여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J.J 에이브럼스는 이를 품어내야만 했다. 그러나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기존 시리즈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이템으로 중무장하는 것에 그치는 자충수 메들리를 거듭한 끝에 ‘팰퍼틴’의 손녀 ‘레이’를 ‘스카이워커’ 가문에서 입양했다는 허무한 결말을 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페이스 오페라

5.jpg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2019,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관객들에게 <스타워즈> 시리즈는 어떤 의미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제각각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스카이워커’ 가문의 영웅적 서사는 전설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상상 속 우주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이를 시각화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컨텐츠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스카이워커’ 사가의 미적지근한 결말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시리즈 사상 가장 급진적인 작품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가 좋든 싫든 결국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막을 내린 42년간의 여정은 아쉬움이란 여운을 남기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와 함께 시리즈를 이끌어온 제다이들부터 C3PO, R2D2, BB-8, D-O 등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드로이드, 수많은 외계 생명체, 화려한 우주 전투까지 잊을 수 없는 잔상을 남기는 스페이스 오페라는 관객들의 시선을 여전히 사로잡는다. 등장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는 <스타워즈> 시리즈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디즈니는 40억 달러가 넘는 자본을 쏟아 확보한 이 시리즈를 앞으로도 계속 확장할 것이다. 이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선보인 드라마 [더 만달로리안] 역시 일찌감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워즈>의 새로운 사가는 이미 시작되었고 멈출 수 없다면 관객들에게 보다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작품들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던 ‘스카이워커’ 사가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통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를 설레게 할 머나먼 우주 그리고 <스타워즈>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설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2.5/5



Synopsis


새로운 미래를 결정지을 운명을 건 대결

마침내 영웅은 전설이 된다!

더욱 강력해진 포스로 돌아온 ‘레이’는

전 우주를 어둠의 힘으로 지배하려는 ‘카일로 렌’에게 대적할

유일한 히로인으로 거듭난다.


미래의 운명을 쥔 ‘레이’는 든든한 조력자이자 친구인

‘핀’, ‘포’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위한 험난한 여정을 떠나고,

선과 악의 거대한 전쟁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카일로 렌’과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전설로 탄생할

선택받은 영웅은 누가 될 것인가?!



Information

제 목 |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2019,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감 독 | J.J. 에이브럼스

출 연 | 데이지 리들리 / 아담 드라이버 / 존 보예가 / 오스카 아이삭

장 르 | 액션 / 판타지 / SF

수 입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 급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러닝타임 | 141분

관람등급 | 12세 관람가

개 봉 | 2020년 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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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상현/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최종 수정 2020년 1월 21일 화요일 l 글 안상현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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