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감상 일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존 윅4

by 안상현

마음대로 글을 남깁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러시 Vol.3>, <존 윅 챕터4>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계속 넘어져도 일어서서 걷는 두 영화가 나왔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여도 우직하게 나가는 모습이 닮았다.


슈퍼히어로 워킹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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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 음악의 볼륨을 높이고 고개를 치켜든다. 버거워도 자세부터 바로잡고 걸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이하 가오갤3)에서는 떼거지로 허세를 부리며 함께 걷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슈퍼 히어로 워킹이다. <데드풀>, <데드풀2>의 '슈퍼 히어로 랜딩'과 유사한 개념인데, 가오갤3에서는 단순히 유머만을 위해서 구축된 장면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친 한시가 바쁜 순간에 함께 모여서 견갑을 넓히고 허리를 세우고 폼을 잡으면서 걷는 것은 너무나 멍청한 행동 같지만, 영화는 이것이 꼭 필요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지능 높은 너구리 탄생 설화와 각 캐릭터들의 상실을 교차하며 이들이 무엇을 딛고서있는지 설명한다. 물론 큰 성공을 반보하며 안일해진 MCU답게 캐릭터나 장면의 중요도가 떨어질수록 게으르기 짝이 없이 대사 몇 줄로 때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주제의식이 이 게으름에 나름 정당성을 부여하고는 있다.


대부분 중요한 결정은 특별하고 복잡한 작동 원리가 아니라 단순한 욕구나 지향으로부터 내려진다. 전략적 판단과 효율적인 선택은 대체로 삶을 이롭게 하지만 이는 방법일 뿐 행위의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로 감동을 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극치에 이르지 못한다면 촘촘한 구성만으로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또 대체로 진정성이 얼마만큼 전달됐느냐가 수용자 입장에서는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메시지가 단순할수록 더 효과적이다.


슈퍼히어로 이야기는 간단한 원리로 작동해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간다. 멋지고 쿨한 히어로가 등장하고 그보다 강력한 빌런이 나타나 시련을 겪으며 주인공(들)은 급성장을 강요받으면서 결국 승리한다. 대개 이 작동원리를 바탕에 두고 이야기가 구성된다. 서사가 구조적으로 특이점을 지니긴 쉽지 않아서 보통 작품은 어떻게 새로운 모습으로 보이느냐에 초점을 두고 짜인다.


가오갤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애초부터 단순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가오갤 시리즈의 히어로들은 기본적으로 쿨한 능력이 별로 없다. 스타로드는 아무튼 리더쉽이 있다고 관객들을 가스라이팅(물론 이것이 능력이다)하고, 네뷸라는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한 만능열쇠로 쓰인다. 너구리는 매우 지능이 높아서 모든 무기를 잘 다룬다는 설정이지만 귀여운 외모가 아니었으면 시크한 성격도 주목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주는 광활하고 빌런은 지구적 수준일 수 없는데, 혼자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사이드킥 같은 존재들이 주연이다. 결국 오합지졸들이 하나로 뭉쳐서 어쩌다 보니 이긴다는 서사밖에는 구사할 수 없다.


이제 차별화를 해야 한다. 3편까지 오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쌓였다. "I LOVE YOU GUYS" 외치면서 구심점은 쉽게 만들었다. 애정으로 영화는 체계를 유지한다. 이들이 이렇게 바보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근거를 늘어놓는다. 라쿤도 사연이 있었다고, 이제는 그루트의 말이 들리지 않냐고, 저 세상 가모라가 아니라도 사랑할 수 있지 않냐고, 스타로드 집에 가고 싶다고, 만약에 이들을 사랑한다면 기회를 줘야한다고.


사랑한다면 그 대상의 무능력은 곧 능력이 된다. 그에게 내가 필요하겠다고 생각이 든다. 가오갤 캐릭터들이 지닌 아킬레스건, 즉 결점은 하나의 궤를 같이 한다. 잃어버린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상실로부터 온 실패와 좌절을 딛고 섰다. 그냥 일어서는 게 목적이다. 이 순간 영화도 존재 자체가 목적이라고 시인한다.


따라서 일어서기 위해 앞으로 가려고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한다. 그뿐이다. 더 이상의 목적은 없다고, 그냥 사랑해달라고 두 손 두 발 든다. 이런 겸허한 자세야말로 오락 영화가 갖춰야 할 미덕이다.



Every 'Action' has consequences

[존 윅 4 (2023, John Wick: Chapter 4)]


지독한 대가를 치뤄야만 세계를 완성할 수 있다. 모든 액션에는 결과가 따른다. 누군가는 환호할테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지루할 수밖에 없다.


뒤뚱거리는 몸을 이끌고 친절하게 한 명씩만 덤비는 악당들을 어쨋든 제압하는 존 윅은 어딘가 우습게도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차용한 과감한 부감은 물론, 시리즈 내내 유지해온 효율적인 권총 파지법 등 사실은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다양한 각도까지 작품은 스스로에게 시종일관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긴 말은 필요없다. 극에 도달한 컨셉은 형식으로 기능한다.




영화정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 3/5]


Synopsis


‘가모라’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 팀과 힘을 모으고,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


Information

제 목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2023, Guardians of the Galaxy Volume 3)

감 독 | 제임스 건

출 연 |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장 르 | 액션, 모험, SF

수 입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유한책임회사 (The Walt Disney Company Korea)

배 급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유한책임회사 (The Walt Disney Company Korea)

러 닝 타 임 | 150분

관 람 등 급 | [국내] 12세 관람가

개 봉 | 2023년 05월 03일


존 윅 4 [★★★☆ 3.5/5]


Synopsis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존 윅’은 ‘최고 회의’를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낸다. 비로소 완전한 자유의 희망을 보지만, NEW 빌런 ‘그라몽 후작’과 전 세계의 최강 연합은 ‘존 윅’의 오랜 친구까지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새로운 위기에 놓인 ‘존 윅’은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는데,, 레전드 액션 블록버스터 <존 윅>의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


Information

제 목 | 존 윅 챕터 4 (John Wick Chapter 4,John Wick 4)

감 독 | 채드 스타헬스키

출 연 | 키아누 리브스, 견자단, 빌 스카스가드, 로렌스 피시번, 이안 맥쉐인, 사나다 히로유키

장 르 | 액션 / 마케팅용: 레전드 액션 블록버스터

수 입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유)조이앤시네마 JOY N CINEMA

배 급 | (주)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 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리바이브콘텐츠 주식회사,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러 닝 타 임 | 169분 5초

관 람 등 급 | [국내] 청소년관람불가

개 봉 | 2023년 0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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