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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나무 Sep 02. 2020

복잡하고 사랑스러운 그대여

이 이야기는 그대에게 드리는 나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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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게 물어본다.

"영국엔 왜 갔던 거예요? 유학 간 거예요?"

그럴 때마다 나는 단순하게 답한다.

"아뇨 유학은 아니고. 그냥 영국이 가고 싶었어요."


"와, 용기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용기 있다고, 도전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난 그런 사람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다. 오히려 난, 생각이 많고 내 생각의 틀 안에 갇힐 때가 종종 있으며 겁이 많고, 주저하는 사람이다. 이런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영국에 2년을 다녀왔다. 그것도 20대가 끝나가는 무렵에. 유학도 아니고 그냥 살아보고 싶어서, 워킹 홀리데이로 말이다.


100일 동안 어떤 이야기를 쓸까, 고민했다. 어떤 이야기를 쓸까. 이번에는 나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쓰는 게 아니라 읽는 이에게 어떤 것을 전해주고 싶다. 소중한 선물처럼 말이다. 내 안에 무엇이 있을까. 100일을 꾸준하게 쓸만한 이야기로는, 2년 동안 런던에서 살다 온 시간이 적절했다.


런던에서 워킹홀리데이.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등 요즘 많은 청년들이 워킹홀리데이를 인생의 경험으로 하고 있다. 그만큼 이야기가 풍부해졌다는 소리겠지. 내 런던 워홀의 이야기가 밋밋하거나 진부하지 않을까 싶어서 다른 주제로 글을 쓸까도 고민했다. 그러나 분명히 그 2년의 시간은 나를 성장시켰고, 달라지게 하였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이라고 자부할 만큼. 그렇다면 진부하지 않겠지.


가족, 친구 아무도 없는 낯선 땅에서 집을 구하고 일을 구하고 살아보았던 그 시간들.

나는 단순히 물리적으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나열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 내가 느끼고 넘어지고 몸소 겪었던 것들을 들려주려고 한다.


무엇보다 이 시리즈를 읽는 이들에게 내가 전해주고 싶은 선물은,


나 같은 사람도 용기를 내보았다고. 도전을 해보았다고. 그래서 참 좋았다고.

오랫동안 고민해도 괜찮다고. 그러나 기회가 왔다고 느껴지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용기를 내보라고.


생각에 종종 갇히고 겁도 많은데 도전하고 싶고 용기도 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복잡하고도 사랑스러운 그대여,


나같이 복잡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도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냈으니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그대에게 조금의 응원을 안겨주고 싶다.



photographed by Largo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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