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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엘 May 18. 2016

언니! 프리사이즈 있어요?

누구를  위한 프리사이즈 인가요.



몇 년 전이였다.

  지금보다 좀 더 넓고 환한 집에서 살고 싶어서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맘에 드는 집이 작업실과의 거리가 피곤하였다.

새로 이사한 집이 작업할 공간이 충분해서 

'집에서 편안하게 작업하고 좋을 거야'하고 

과감히 작업실을 정리를 하였다.


'이그시.... 내 몸을 망치는 화근이 될 줄이야.'



난 체질이 먹는 데로  막 찌는 타입이 아녔기에 마음껏 먹고 쇼핑을 가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었다.

나는 건강을 위해 하루 삼시 세끼를 챙겨 먹는다.

그런데.. 이사 후 점점.

옷방에서 내 몸에 맞는 옷을 찾아보는 건 어렵게 됐다.

새 옷을 사러 가면 맘에 드는 옷은 맞질 않았고 

점점 흰색 아니면 회색, 검정 상위로 긴 프린팅 옷으로 옷방이 채워져 나가게 되었다.

여기에서 제일로 큰 함정은 

아침을 먹고 나면 졸음이라는 놈에게 져버린다는 것이다.


한숨 자고 나서 보면 얼굴과 몸은 팅팅 붓어있었고

점심시간을 맞춰 밥을 먹기가 부담스러워 넘겨버리게 되고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폭식을 하게 되었고 

이렇다 보니 

밖에 나갈 시간은 점점 줄게 되었다.

이것의 악순환이 반복이 되면서 겹친데 덮친 격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로까지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하였고 큰 수술까지...

또한 급속도로 살이 찌고 있었고

그렇게... 난 야행성 동물이 되고 있었다.


몸이 회복하는 걸 보며 급한 데로 작업실과 미술 특강을  다니면서 

제 시간에 나가서 일을 하고 작업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로 인해 여기저기 다니게 되었고 광합성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저절로 다이어트도 되고

 표정도 밝아졌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지금 새 보금자리 동네에서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쇼핑에 나셨다.

(동네부터 익숙해지는 게 급선무)


솔직히 그때 쪘던 살들을 다 모조리 빼지는 못했지만

못해도 M 사이즈는 소화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입어 보면;; 결국

 프리사이즈를  찾게 된다.



정말 이 옷 저 옷  피팅 룸에서 입다 보면 땀이 뻘뻘 안 날 수가 없다.

이마와 등에 땀으로 흠뻑 졌어들 때쯤..

결국 난  매장 언니에게 요청을 한다.


"언닝~ 이 옷 프리사이즈 주세요."


그. 런. 데


이것마저 맞질 않는다!?


...... 도당체 누구를 위한 프리사이즈인가!?




결국  오다가다가 본 임부복 겸 빅사이즈 옷 가계 앞에서 서성거렸다.

 '아  ㅡ  진정 나의 몸이 여기가 막차인가.... 하지만 당장 입을게 없는데..'

나의 여자로서의 자존심까지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빅사이즈 옷 가계 앞을 한참을 서성이다 

'에라이~ 모르겠따!'

자신감 있게 

"안녕하세요!"하며 들어갔다.


'갠한 걱정과 존심을 생각했구나.. '하고

곧 나의 표정이 밝아졌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샵 사장님이 나에게 어울리는 웃을 골라주었기 때문이다.

 빅사이즈 옷 가계라고 해서 디자인이 떨어지거나

'너무 나에게 크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웬걸!

절대 아님~


오히려 사이즈 스트레스 덜 받았고 

사이즈가 훨씬 솔직했다.






아무리 한국사람이 체형이 서구화됐다고 하더라도

사이즈가 너무 작게 나온다!

사이즈가 너무 작다!

사이즈가 너무 작다!

사이즈가 너무 작다!

사이즈가 너무 작다!

사이즈가 너무 작다!


뇌에서 요동치는 이 외마디!


내가 아무리 살이 쪘다 하더라도 이건 아니잖아.

프리사이즈를  우ㅐ 정해놓은겅미??

[사이즈는 프리인데 나는 절대 프리 하지 않아!]

라고 네이버 검색하다가 봤는데 완전 격정적 공감!!

이런 거

저만

진정 공감하는 건가요?

옷 만들고 사이즈 정하는 분은 절대 공감 안 함??

  만약에 20대 사람들 표준으로 사이즈를 정했다고 한다면?

나는 어쩌라고.

그전에 태어난 사람 체형 생각은 안 하심? ㅠㅠ

.

.

.




살 빼는 게 답이지만.

패션의 마지막 완성은

.얼굴.

이란 걸 잊지 말자.

@..@;;









우리 동네에 좋은 옷 가계가 있어서 너무 좋은 요즘이다.

내일은 동네 미용실 마실 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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