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그냥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해요.
이곳에 이사온지 곧 5개월 하고 하루가 되었다.
요즘 나의 일상은
밤샘을 했던 날은 부스스하게 아침 일찍 상큼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밖을 나선다.
그렇게 자주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익숙해진 주인과 함께 산책하러 나온 반려견도
이젠 나를 아는 체도 해준다.
순진한 개표정으로 말이다.
'이봐 ~그동안 좀 지낼만하더냐? 그림은 잘되고?'
나는 Telepathy로 공손하게 회답을 해준다.
사실.
사람들이 직업이 뭐예요?
라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한 적이 가끔 있다.
'그냥 그려줘요'
라는 말을 듣기 싫기도 하고
거절도 하기 싫으니까..
모든 노동엔 공짜라는 게 없다.
부탁은 쉬운 게 없다.
특히, 예술가에게 하는 공짜 부탁은...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넓은 맘으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
예술가의 삶은 그리 녹녹지 않다.
나도 그냥 그려주고 싶다.
거절하더라도
삐지지 마시고
내 맘 좀 알아주시길?
ㅠㅠ.
아르바이트했던 곳에서 급여가 들어왔다.
나의 일상의 기쁨!
난 바로 신나게 화방에 가서 캔버스를 샀다.
배접 된 깨끗한 판넬을 보니 수채화가 훅! 당겨서 샀다.
작업대에 앉아 고민하다가
그래픽 작업을 했다.
ㅡ..ㅡa
작업 빨리하려고
그래픽 작업도 어렵고 고된 노동이다.
후딱 해치우고
수 작업해야지 했는데...
죄책감이 들었다.
그 덕에 난 이번 글을 쓰는 동안
고통을 몇 배나 더 느껴야만 했다.
부끄럽다.
종일 그 고민과 반성속에 뇌와 동공에 지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