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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아론 Oct 02. 2016

불투명한 미래가 두려운 당신에게

좌절하고 꿈꾸고 좌절하고 또 꿈꾸는 일이 반복되면 알 수 있겠지요

‘미래의 나’를 떠올렸을 때 그려지는 모습이 있나요? 누구나 있을 겁니다. 그 사람은 몇 살일까요? 아마 여기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겠죠. 상상 속의 나를 찬찬히 훑어보며 유추합니다. 그녀는 지금의 저보다 네 살, 아니 대여섯 살 쯤 나이를 더 먹은 것처럼 보입니다.


언제나 알 수 없어 두려운 나의 미래, 흑


미래를 떠올릴 때, 저처럼 5년 후쯤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1년 후를, 누군가는 10년 후를 상상할 수도 있겠지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고등학생 때도 대학생 때도 상상 속 ‘미래의 나’의 나이는 한결 같았습니다. 스물여덟, 혹은 서른. 누구나 ‘어른’이라고 여길 법한 모습이었죠.


그런데 정신차려보니 그 나이를 지나와있네요. 오랫동안 간직했던 ‘미래의 나’가 과거의 어느 지점에 속해있는 기분, 참 묘합니다. 저는 퍽 현실적인 사람이라 그리 대단한 모습을 꿈꾼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역시 차이는 있습니다. 지금보다는 더 어른스러운 모습일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하지만 저는 지금 파란색 티셔츠에 밝은 데님 스커트를 입고 머리를 하나로 올려 묶은, 말하자면 애 같은 모습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책상은 또 왜 이렇게 지저분한지(어릴 때부터 정리정돈을 잘 못합니다) 왼쪽에는 마시다 만 커피, 수박주스, 탄산수, 물이 있고 읽다 만 책들, 이면지들, 노트, 다이어리까지…. 나이가 좀 더 들면 똑 부러지는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살아온 날들이 쌓일수록 내가 꿈꿔왔던 나와 현실의 내가 겹쳐지는 일은 늘어날 겁니다. 이상과 다른 현실 때문에 속이 쓰리기도 하지만 미래를 가늠해보는 일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말하자면 그건 희망 같은 것이니까요. 좌절하고 꿈꾸고 좌절하고 또 꿈꾸는 일이 반복되면 알 수 있겠지요.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제 삶의 가장 끈질긴 희망이 무엇인지 말이에요. 그때까진 넘어지고 깨져도 어찌 저찌 버텨 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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