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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화 Mar 05. 2022

사라지지 않는 인정욕구

뿌리없는 꽃

꽃다발을 사서 나에게 선물하였다.

그 꽃다발은 일주일 내내 나의 방구석 창가에 서서,

햇볕이 하사한 사약을 한 모금 한 모금 먹으면서 일생을 마감했다.


주인도 아닌 낯선 이의 품속에서 하들하들 잎새를 떨구며

강인한 척, 마지막 힘을 다해 연약한 아름다움을 뽐내였다.

줄기의 곰팡이를 타고 뿌리도 없이 향기를 뿌려댔다.


가엽서 보이는가.

한심해 보이는가.


마지막 봉우리까지 터뜨리려고 안간힘을 다한 꽃이 어찌 한심할까.

애초부터 뿌리 잘린 눈부심이 어찌 가엽지 않을까.


창밖에 바람 한 올이 문틈을 비집고 휙-- 불어 들어온다.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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