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이라면 손금을 통해 사람의 운명을 보는 것이 그다지 신비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요즘엔 동양의 손금에 대해 서양에서도 워낙 많이 알려져 있어 손금을 통해 그 사람의 인생과 그 역사를 읽는 것이 그다지 신비로운 마술 같은 일도 아닌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손금도 아니고 손가락 하나만을 가지고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해낼 수 있다면 그건 조금 신비롭다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본래 손금을 학문으로 정립한 이들의 이론에 의하면 사람의 손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그 손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가장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요소라고 합니다.
오늘 그 시작으로 새끼손가락을 분석합니다. 길이에서부터 모양에 이르기까지 ‘뭐 손가락이, 그것도 새끼손가락이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말 많이 다릅니다. 이번 분석에서 큰 분류로 나눈 것만으로도 8가지나 되니 그 특징을 세분화하게 되면 더욱 디테일한 분석이 가능하답니다.
왜 새끼손가락만 하느냐고 질문하는 예리한 분이 계시다면? 새끼손가락‘만’ 하는 게 아니라 새끼손가락 ‘부터’ 시작하는 것이니 너무 성급하게 모든 손가락에 대한 정보를 한꺼번에 봐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가볍게 약속해달라고 하면서 내미는 새끼손가락만으로도 당신이 읽어낼 수 있는 정보는 결코 새끼손가락만큼 적지 않을 겁니다.
자아, 그럼 새끼손가락에 대한 이야기, 시작합니다.
1. 짧은 새끼손가락
새끼손가락이 짧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하는가? 그냥 내 눈에 보기에 짧으면 짧다고 하나? 새끼손가락의 길이를 체크할 때 그 길이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확인하지 않는다. 다른 손가락과의 길이를 대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확인방법이다. 당신의 새끼손가락이 바로 옆에 있는 약지(네 번째 손가락)의 첫 번째 마디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새끼손가락이 짧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손이 작은 사람도 새끼손가락이 짧지 않은 사람도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자신의 손가락 길이를 체크하는 데 있어 자신이 보기에 어떤 느낌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특히, 단 한 번도 체크해보지는 못했겠지만, 당신의 양쪽 손가락 길이는 ‘상대적으로’ 그 길이와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확연히 다르지는 않겠지만, 예컨대 지금 확인하는 새끼손가락의 길이마저도 약간씩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새끼손가락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내성적이고 다소 수줍음이 많은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성향도 그렇지만 이런 성향을 도드라지게 보이는 경우에는 이 유형의 사람들에게 있어 낯선 사람들이거나 신경이 많이 쓰이는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이러한 성향과는 별개로 이 유형의 사람들은 굉장히 큰 꿈과 야망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 전혀 그렇게 보지 않았다가 놀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향임에도 큰 꿈과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기모순과도 같은 딜레마를 일으킨다.
다시 말해 자신이 가진 꿈과 야망의 크기를 실제로 구현하기에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향들이 자꾸 발목을 잡는 형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받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자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유형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친절함이 몸에 배어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상당히 관대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자신이 한 발만 앞으로 내딛는다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성취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한 발 더 나아가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내딛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만 잊지 않는다면 언제든 변신할 수 있다.
2. 짧지만 짧지 않은 그렇다고 길지 않은 새끼손가락.
앞서 살펴본 유형에서 새끼손가락이 짧은 기준을 바로 옆의 약지와 비교해보았을 때 첫 번째 마디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새끼손가락이 옆의 약지 첫 번째 마디에 정확하게 선을 그은 것처럼 닿은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일부러 맞춘 듯한 신기한 그 손가락의 모양은 자신이 오른손잡이라면 오른쪽을 왼손잡이라면 왼손을 보는 것이 맞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다른 한쪽은 길이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애매한 경우에는 두 가지 성향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러 그 길이에 딱 맞춘 것 같은 새끼손가락을 가진 유형의 사람들은 언제나 가볍고 미미한 미소를 잃지 않는 부드럽고 균형 잡힌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어지간해서는 흥분하거나 화를 내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순하고 느긋한 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 유형을 짜증 나게 하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노력(?)과 충격이 아니고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속이 좋은 호구 역할을 하는 성격이라고 착각하고 벗겨먹으려 들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한번 틀어지기 시작하면 그 어떤 사과와 애교에도 돌아서지 않는 무서움을 가지고 있다.
이 새끼손가락을 가진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은 물론 상대에게 전혀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업무는 물론이고 사적인 관계에서도 주변의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때때로, 바로 이러한 태도 때문에 이 스타일의 사람들은 무표정하고 차갑게 보인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워낙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표정도 늘 한결같기 때문이다.
이 스타일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두고 그 경계 안에 들어서기까지가 어렵지, 그 이후에 우리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 그가 가진 특유의 멋진 따뜻함과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3. 약간 긴 새끼손가락
이제 위의 두 유형을 통해 새끼손가락의 길이를 설명하는 기준이 바로 옆 약지(넷째 손가락)의 첫 번째 마디가 된다는 것은 이해를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약간 긴 새끼손가락이라 하면 약지의 첫 번째 마디 관절을 넘어 위로 솟아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이 유형은 전체적으로 손가락이 길고 가는 타입이 많은데, 약지의 높이까지 새끼손가락이 올라가 있어 전체적으로 예쁜 손가락으로 인정받는 유형에 속한다.
이런 섬섬옥수(?) 타입 손가락을 가진 사람들은 어딜 가든 눈에 띄는 사교적이면서도 활발한 성격을 보여준다. 언제나 무리 속에서도 쉽게 눈에 띌 정도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고, 처음 만난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에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매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어딜 가나 무리에서 인정받고 모두가 좋아하는 성격으로 늘 다른 이들의 초대를 받고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인기 만점 타입일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 타입의 장점은 단점을 잉태하게 만든다. 무슨 의미냐고? 워낙 넓고 빠르게 사귀는 바람에 깊이를 얻지 못한다는 오해를 받게 된다. 오해라고는 하지만, 반쯤은 실제로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가벼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상대가 진지해지게 만들려면 나부터 진지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리부터 이해하고 시작한다면 그리 오래지 않아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4. ‘낮은 세트’라고 불리는 새끼손가락
지금부터는 간단하게 약지만을 비교하여 파악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먼저 손바닥을 당신 쪽을 향하게 하고 손가락을 가지런히 붙여놓고 자세히 관찰해보라. 손가락 부분과 손바닥 부분을 대비해서 보면, 그 경계가 명확하게 보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만약 당신의 모든 손바닥에 해당하는 부분이 부드러운 반원을 그리는데 새끼 손가락만 떨어져 있다면, 그것을 이른바 ‘낮은 집합’이라고 부르는데, 그 타원의 형태가 급격하거나 원에 가까운 것이 아니라 직선의 형태에 가까울 정도로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고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이 새끼손가락이 연결된 유형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몽상가의 기질이 매우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몽상가라고 쓰지만, 실제로 야망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국 몽상이냐 야망이냐를 구분하는 차이는 그 의지와 그것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얼마나 경주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당신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큰 야망을 가지고 있고, 선견지명이 있어 명확하게 자신만의 미래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는 스타일일 확률이 매우 높다. 자신만의 정신세계가 워낙 견고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거나 공유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 탓에 ‘자유로운 영혼’으로 불리며, 하늘에 자신만의 성을 쌓는 것을 끊임없이 곁의 상대에게 들키고 만다.
처음 시작을 ‘몽상가’라고 표현했던 이유이기도 한 이 유형의 단점은, 자신은 나름대로 계획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현실성이 상당히 떨어지거나 그것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98% 부족하고 계획만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바로 당신이 몽상가로 불리고 마느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선구자가 되느냐는 결국 당신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