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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Dec 20. 2022

정치꾼들의 잘못으로 인한 환난은 늘 개돼지가 맞는다.

그 부메랑 효과의 진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불쌍한 개돼지들에게

子曰: “群居終日, 言不及義, 好行小慧, 難矣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여럿이 함께 있으면서 하루 종일 말이 의리에 미치지 않고 작은 지혜를 행하기 좋아한다면 患難이 있을 것이다.”

이 장은 공자가 당시 배웠다고 하며 정치를 하는 이들, 혹은 그러고 싶어 하는 이들의 한심한 작태에 대한 호된 일갈이 담겨 있다. 여럿이 모여서도 하는 이야기라고는 의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신변잡기에 그치지 않고 가벼운 이야기일 뿐이고, 그저 잔머리를 써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일만 하다가는 큰 환난(患難)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저주(?)에 가까운 꾸짖음을 담고 있는 내용이다.


앞서 이번 ‘위령공(衛靈公) 편’에 대한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로 ‘자기 수신(自己修身)’을 염두에 두고 각 장의 메시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장의 일갈(一喝)은 제대로 된 자기 수신(修身)은 고사하고 무엇을 향해 노력해야 하는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방탕하기 그지없이 방만함을 누리고(?) 있는 어쭙잖은 당대 지식인들이라는 배우는 자들의 행태를 탄식하다 못해 죽비를 내리친 상황이다.


주자는 이 장의 가르침 중에서도 ‘작은 지혜’라고 하는 부분에 방점을 두고 그것이 갖는 위험성이 얼마나 큰 악순환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小慧(소혜)’는 사사로운 지혜이다. 말이 의리에 미치지 않으면 放辟(방벽, 僻(벽))하고 사치한 마음이 불어날 것이요, 작은 지혜를 행하기 좋아하면 위험을 행하고 요행을 바라는 기틀이 무르익을 것이다. ‘難矣哉(난의재)’는 德(덕)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장차 患害(환해, 환난)가 있을 것임을 말씀한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너무도 당연하고 뻔한 내용을 고지식하게 늘어놓은 것처럼 보이는 원문에 대해 역시나 뻔한 고지식한 해설을 한 것이라고 넘기고 마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중요한 가르침을 간과해버리기 전에, 위 주석에서 ‘사사로운’이라는 말이 갖는 무게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곰곰이 곱씹어보기를 바란다. 

혹여 원문에 사용된 ‘지혜’라는 단어가 갖는 긍정적인 의미로 혼란스러울까 싶어, 주자는 주석에서 ‘사사롭다’라는 의미심장한 부정적 의미의 수식어를 콱 박아 넣었다. 위에 내가 해설한 바와 같이 ‘사사롭다’함은 결국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한 잔머리로 피우는 잔재주에 해당하는 것을 ‘작은 지혜’라는 말로 반어적으로 환치한 것이다.


그들의 주된 대화가 의리에 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은, 단순히 그들이 의미 없는 음담패설이나 같잖은 가십거리로 소일하는 것을 넘어 기껏 모여서 정보(?)를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전부 그들의 사사로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결국 언행에 있어 늘 삼가야 할 배우는 자들의 수신(修身)이 잘못된 것을 넘어서 아예 역방향으로 치닫고 있음을 탄식한 것이다. 자신보다 나은 이를 벗하라는 이유가 모범이 될만한 이를 벗으로 삼아 함께 성장하고 배우고 익혀 수양하는 데 있어 더 높은 뜻을 함께 도모하도록 권려한 것인데, 오히려 그 반대로 자신들의 부와 명예를 높이고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추구하여 자기 배를 불리고 등을 따숩게 할까를 상의하는 모양새로 타락해서는 안된다는 호통인 것이다.


공자의 시대에만 그랬을까? 물론 그렇지 않았다. 할아버지 영조의 살벌하기 그지없는 바탕 작업을 통해 왕위에 올랐던 정조의 시대는 역대 조선시대 왕 중에서도 안팎으로 융성한 결과를 만들어냈던 시기로 잘 알려져 있다. 규장각을 활성화시켜 젊은 관료들을 권려 하고 직접 자신이 참여하는 공부모임과 토론의 장을 마련했던 것도 정조였고, 그로 인해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던 북학파가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정조마저도 당대 젊은 관료라는 것들이 모이기만 하면 천한 농담이나 주고받는 모습을 보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규장각 신하들을 질책하면서, 명망가의 출신으로 요직에 오른 젊은 관료들이 자기 몸을 단속하지 않고 그저 익살 부리는 것이나 좋아해서 몸은 모범이 될 만한 행실을 쌓지 못하고 입은 비속한 말만을 익혀 옛 사대부의 기풍이 모조리 없어졌다고 따끔한 일갈을 지적했다. 

그렇게 공자의 시대에 나온 탄식과 일갈에 이어 정조시대를 지나 달나라 여행을 꿈꾸는 최첨단의 지금은 많이 달라졌던가?


산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새털같이 훨씬 더 많았던 어린아이들이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배 안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라’라는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말이 차가운 바다에 잠겨 빛을 보지 못했던 참사가 있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태원에서 열린 남의 나라 축제를 즐기겠다고 나섰던 젊은이들일 말 그대로 사람에 깔려 죽는 일이 벌어졌다.  


국정농단으로 이어져 청와대에서 끌려내려 와 기어코 버티다가 감옥까지 끌려들어 간 군바리 딸의 정권 당시 벌어졌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당시 야당은 광화문에서 단식투쟁을 하던 아이들 엄마 아빠와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죽은 넋을 제대로 위로해주지도 못했을 즈음, 사고 당시의 문제가 되는 이상한 짓을 벌인 군바리의 딸이 보인 이상한 일정을 캐던 과정에서 ‘국정농단’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공연한 비밀을 터져버렸고, 그렇게 국민들을 분노한 마음을 촛불에 담아 그 정권을 끌어내렸다. 


당시 군바리의 딸을 옹호하던 빨간 당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은 상황이 급 반전되자 그녀를 청와대에서 끌어내리는 탄핵에 동조하는 것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택했고, 그녀에게 충성하겠다며 언론사에 전화해서 ‘우리가 남이가?’를 외쳤던 자를 비롯해서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려던 자들은 그렇게 하나씩 욕을 바가지로 먹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녀와 그녀 뒤에 있던 국정원의 인터넷 댓글 장난질로 인해 아깝게(?) 대선에서 밀렸던 이는 다시 치러진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사법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이의 과업(?)을 수행하겠다며 짧지 않은 5년간의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는 듯했다.


다른 것은 다 차치하고, 그렇게 목이 터져라 노래 불렀던 세월호 진상규명 위원회를 탄생시키고 얼마 안 있어 이루어진 총선에서 어마어마한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전국을 파란색 국회의원으로 과반 이상을 채우는 것에 드디어 성공해서 개혁의 동력도 마련하였다.


이쯤 되면 궁금해할 만도 하지 않은가? 그렇게 해서 세월호의 진상이 규명되었던가? 사법개혁이 이루어져 법비들이 결코 나래를 펼치고 정부를 비아냥거리며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지 못하도록 했던가?

군바리의 딸이 법무부 차관에 앉히려던, 딸만 가진 검사장 출신의 인물이 건설업자의 별장에 가서 벌거벗고 노래를 부르며 ‘동시에’ 여성을 유린하는 차마 눈을 뜨고는 볼 수 없는 지저분한 영상이 아주 또렷한 해상도로 경찰과 검찰에 확보되었음에도 그는 처벌받지 않았다. 그것을 덮어주겠다고 또렷한 얼굴이 드러난 영상을 확보한 검찰이 ‘누군지 피의자를 확정할 수 없다’는 어이없는 판단을 내렸음에도 그런 판단을 내린 검사가 처벌되었다는 뉴스는 어디에도 한 줄 나오지 않았다.


몰래 해외로 도주하려던 그를 긴급 체포하는 막장 드라마의 반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자신의 카게무샤(비슷한 얼굴을 가진 대역)까지 써가며 공항을 빠져나가려다 체포되는 상황이 생중계되었음에도 그에 대한 혐의는 무혐의 혹은 공소시효 만료 등의 다양한 법적 용어로 희석되어 버렸고, 그의 해외도주를 막는 과정에서 불법이 이루어졌다며 역공까지 치러졌다.


그러는 동안, 드디어 썩은 정권을 촛불로 몰아내었다고 국민의 지지로 과반 이상의 파란색으로 여의도를 물들였으니 개혁 동력으로 충분하다며 득의양양해하던 파란당과 대통령은 무엇을 했던가? 강남좌파라고 스스로를 SNS에 천명했던 하며 아줌마들에게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경성제대 출신 형법 교수는 사법개혁의 성공을 자신하며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장관직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래서 그가 어떻게 되었나? 그는 최근 자신이 법무부장관직에 오르겠다고 한 순간부터 멸문지화(滅門之禍)를 겪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정말 그러한가? 그의 딸이, 그리고 그의 아들이, 그리고 그 능력 없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던 자식들을 위해 편법을 화려하게 구사했던 그의 아내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모를 수 없었던, 국정농단의 최순실과 그녀의 딸에게 그토록 혹독한 잣대를 들이댔던 그가 정말로 그저 사법개혁을 하겠다고 하여 고난을 당한 것이라고 하는 말에 당신은 공감이 가는가?


개돼지라 불리고 실제로 개돼지에 준하는 사고 수준을 구사하는 국민들은 그 똑똑한 자들의 예상대로 그의 고난이 꾸며진 누명이 아니고, 형법을 가르치는 전문가라는 그가 통상 다 있어왔던 관례와 같은 일로 자신만 혹독하게 고난의 길을 걸으며 가족 모두가 난도질당한다는 말에 함께 눈물을 흘려주기는커녕, 등을 돌리고 그간 속았다는 마음에 반대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사법개혁을 위해 동지이고 선배님이라며 그가 민정수석 자리에 있을 때 파격적으로 중앙지검으로 올리고 검찰총장까지 올리는 인사를 지휘하였고, 결국 그의 칼이 자신의 등에 꽂혀 뽑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나서야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그렇게 헌정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이 어퍼컷을 휘두르며 검찰공화국의 성립을 자기 오른팔이던 인물을 법무부 장관에 앉히면서 올드보이들은 모두 다시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돌아왔다.


광화문에서 용돈이라는 수당을 받아가며 태극기를 흔들던 노인들 앞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너스레를 떨던 전직 국회의원은 대선 전에 벌어진 총선의 흐름에 몸을 던져 기어코 도지사로 돌아왔고, 국정농단에서 실권자의 딸에게 무조건 좋은 성적을 주라며 조교에게 악다구니를 써서 구속되고 교수직에서 잘렸던 이는 경북 모 기관장으로 임명되어 돌아왔으며, 국회 선진화법에 엄연히 위반되는 범법행위를 저지른 빠루의 그녀와 그 주변 무리들도 빨간당의 구석구석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이 장에서 말하는 행태를 그들이 평생에 걸쳐 해왔음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며 어떻게든 반전을 꾀하던 파란당은 바닥을 치던 대통령 지지율이 손톱만큼 찔끔 오르는 것도 불안해하면서 예산안을 빌미로 움켜쥐고 국정조사를 회심의 반전 터닝포인트로 활용할 생각에 눈깔이 시뻘겋다.


빨간당은 행여 세월호 참사 당시처럼 그 흐름이 행여 불길로 번져 국정농단 때의 데자뷔로 이어질까 싶어 그 트라우마에 어떻게 해서든 밀리지 않겠다며 버티고 버티며 정치 검찰을 이용해서 현재 파란당을 뒤흔드는 한편, 이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반감에 휘발유를 들이붓겠다며 월북한 이에 대한 진실이 따로 있었다며 감사원과 정치검찰을 원투펀치로 활용하고 있다.


평범한 개돼지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여의도에서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하는 그 개돼지들의 아들, 딸들은 아주 잘 안다. 뉴스에 나오는 그 서슬 시퍼런 난타전 사이에 국회 예산안에 자기 지역구의 예산을 끌어오기 위해 ‘쪽지 예산’이라는 짓거리까지 해가며 서로의 이해타산을 위한 물밑공조가 얼마나 활발하고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말이다.

뻔한 정치 썩은 얘기를 왜 하느냐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있는가? 오늘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그 지저분한 정치꾼들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떠들어대는 ‘국정조사’라는 진실규명을 위한 헛된 외침이 얼마나 큰 퍼포먼스인가를 일깨워주기 위해서이다.


빨간당의 후안무치를 대변하는 여자 정치꾼이 케이블 TV에 나와 당당하게 외쳤다.


“세월호 진상 규명한다고 이전 정부에서 얼마나 설쳐댔습니까? 그 사람들의 정부였고, 5년이라는 집권 시기가 충분히 있었고, 심지어 국회의 과반 이상이 여당 국회의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뭘 알아냈고 무슨 진상을 밝혀서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줬답니까? 그런데 지금 다시 이태원 참사 국정감사를 통해 뭘 한답니까? 검찰에서 수사 중이잖아요!”

그 속내가 읽혀 역겹기 그지없었지만, 일부 팩폭(팩트 폭격)도 부정할 수 없었다. 책임을 추궁하며 없애버려야 한다는 해경은 없어지지 않았고, 그 해경에서 공무원의 죽음이 월북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공표해놓고, 다시 정권이 바뀌자 같은 기자회견장에서 그 사실을 뒤집고 이전 정권에서 이루어진 은폐 왜곡 사건이라고 외쳤다. 당신이 과연 그들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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