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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Jan 22. 2024

보이스 피싱 범죄에 대처하는 은행과 경찰의 합동 뻘짓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바라고 또 바라는 대로...

대문의 사진처럼 <시민 덕희>라는 영화가 개봉을 한다며 광고를 쏟아붓고 있다.

새삼스레 보지도 않는 한국 영화에 대한 광고를 하자는 얘기를 꺼내려는 게 아니다.

이 영화에서 보이스 피싱범을 찾아 중국까지 가서 그들을 일망타진한 것이 결국 아줌마였다는, 그리고 그들의 간절한 호소와 절규를 경찰이 외면해놓고는 결국 그 성과에 숟가락만 얹어 마치 지들이 일망타진한 것처럼 떠들어댔다는 그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한국에서 돌아온 2주간 한국에서 벌어진 여파로 인해 오래된 묵은 원고로 마음을 다스리며 참을 인자를 온몸 구석구석에 새겨나가고 있다.


아무리 한국의 헛소리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해도 보이스 피싱과 관련한 이 모종의 사태에 대해서는 공론화할 필요가 있을 듯하여, 몇 자 적어본다.


먼저, 나중에 헷갈릴 있으니 조금 정리를 하자면 현재 금융권과 경찰 측에서 정의하는 보이스 피싱 범죄는 아주 단순 명료하다. 그들의 기준으로는 크게 대략 가지만을 보이스 피싱이라 규정한다.


1. 스미싱 범죄

  이른바 이상한 메시지나 카톡등으로 프로그램적인 방법을 써서 그 메시지를 누르거나 하는 순간부터 핸드폰의 정보를 빼내어가는 방식의 보이스 피싱 범죄


2. 가족, 친지, 경찰, 검찰 등의 사칭 범죄

  한 때 개그 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여보세요. 여기 검찰청... 검사인데요.'에서 시작해서 카톡을 해킹해서 가족으로 둔갑한 중국에 거점을 두고 조선족도 아닌 한국인들을 고용해서 송금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범죄형식


3. 은행의 갈아타기 등등의 방식으로 유혹하는 방식

  워낙 경제사정이 어려워 대출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어마어마하게 싼 대출 이자로 갈아타게 해 준다며 은행권인양 접근하여 공식적으로 돈을 송금하게 하는 방식, 위 2의 방식과 동일하게 사칭이기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해 일반 사기 범죄로 규정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아직도 현장에서 꼴통 같은 경찰들은 귀찮아서 그것을 보이스 피싱 범죄라고 등록하기를 거부하기도 한다.


이번에 벌어진 사건은 지극히 간단했다.

자동차 번호판부터 대학학위수여증, 성적표, 그 흔한(?) 주민등록증 위조까지 모든 것을 다 해준다며 트위터를 통해 광고를 버젓이 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그득했다.

그중의 한 범죄조직에 어리숙한 학생 아이가 알바를 할 때 신분증이 있으면 부모의 동의 서명이 필요 없으니 혹하는 마음에 접촉을 시도했다. 그들은 바로 민증 위조가 된다고 완성된 물건(?)의 사진까지 보내며 돈을 보내라고 해왔다. 그렇게 돈을 보내자, 이번엔 물건을 받고 확인하면 줄 테니 보증금조로 물건값을 4배를 더 보내라고 했다. 여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도 안 된다고, 당했다고 느꼈어야 하는데 순진한 미성년자 아이들은 이미 자신이 보낸 돈도 아깝거니와 바로 확인되면 돌려준다는 거짓말에 훅 걸려들곤 한다.


그즈음에 내게 긴급히 도움 요청이 왔다.

당연히 돈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제지하고 먼저 보낸 계좌의 은행에 전화를 걸어 계좌 동결을 요청하라고 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해당 계좌의 은행에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이라고 계좌를 동결해 달라고 요청하니 이 범죄는 일반사기에 해당되고 보이스 피싱이 아니라서 계좌를 동결할 수 없다고 은행에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물건을 거래하기로 하고, 그 물건값으로 송금하였으니 물건을 못 받거나 물건이 없으면서 사기를 쳤으면 일반사기이지 보이스피싱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견 이론상으로는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만약 단순 물건의 판매였다면 그러하겠으나 이 범죄집단은 대놓고 공문서 위조의 중 범죄를 거래의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신분증 등의 개인정보가 모두 필요한 공문서 위조의 경우 보이스 피싱 범죄조직에서는 개인정보를 돈으로 거래하고 그것이 다시 대포 통장 개설이나 대포폰 개통등의 범죄에 사용되기 때문에 보이스 피싱의 재료로 활용된다.


그런데 그 내용으로 다시 경찰에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더니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경찰에게 신고했더니 경찰이 은행과 똑같이 은행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협조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경찰이라면 두 가지 조치를 해줄 것이라고 나는 조언했더랬다.


하나. 위에 내가 설명한 내용대로 이것이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범죄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범죄에 이용된 계좌로 볼 수 있는 증거가 명백하니 보이스 피싱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사건사고 신고사실확인원에 보이스 피싱이라는 문구를 적어주어 계좌 동결에 협조할 것이다.


두울. 매뉴얼대로 꼴통짓을 하는 경찰이라 도저히 보이스 피싱으로 적어줄 것을 거부할 경우, 해당 범죄가 심각한 중범죄를 목적으로 한 사기행위임은 분명하니 부정계좌 등록 공문을 보냄과 동시에 계좌를 영장을 받아 범죄계좌로 동결요청을 해달라고 요청하라는 것이었다.


두 가지 중 하나라도 결과적으로 문제의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지는 못하니 범죄조직의 입장에서는 돈도 못 빼고 대포통장 하나가 공중분해되는 결과이니 사건 해결과 피해금을 되찾는 것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일러준 것이었다. 


그런데 이 훌륭한 현장의 경찰이라는 놈이, 그것도 어디 저 남도의 낙도 파출소 경찰도 아니고 강남 한복판의 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에 소속되어 있다는 놈이 두 가지 모두를 거부하며 이렇게 말했단다.


"아직 수사를 해보지 않았으니 그 통장이 범죄에 사용된 계좌인지도 모르고, 부정계좌 등록은 이렇게까지 증거를 가져오셨으니 신청은 하지만 은행에서 그것을 받아들여서 정말로 등록해 줄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입니다."


그래서 이제 뚜껑이 열려버린 나는 해외에서 그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나온 범죄조직의 카톡에 직접 대화를 시도했다. 이전에 학생 아이와 나눈 대화를 봐서도 그랬지만 전형적인 조선족의 말투가 물씬 나는 그 카톡의 주인공은 여전히 버젓이 그 아이디로 내게 응대했다.

나는 어리숙하게 자동차 위조 번호판을 원한다고 말을 걸고, 바로 돈을 송금할 수 있으니 계좌를 일러달라고 했다. 녀석은 얼씨구나 하며 계좌 정보를 일러주었다. 그렇게 나는 한국의 경찰청에 연락하였고, 해당 계좌인 우리 은행의 보이스 피싱 신고센터에 전화를 연결했다.


사정을 설명하고, 이들이 계속해서 계좌만 바꿔가며 이런 범죄행위를 하고 있으니 통장 계좌를 동결시켜 더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고, 그 사이에 송금한 피해자들의 범죄수익을 그들이 찾지 못하도록 계좌를 동결시켜 달라고 요청하였다.


우리 은행 보이스 피싱 신고센터의 알바는 내 요청을 비웃으며 거절했다.

피해금액이 발생하지 않았으니 계좌 동결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였다.

바로 따지고 물었다.


"당신의 논리에 따르면, 현재 그 문제의 계좌에 '보험금'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송금한 이상한 내역이 보이고 내 신고내용과 부합하여 범죄에 사용된 계좌가 의심됨을 확인하였음에도 당장 돈을 송금하여 피해 입은 피해자의 신고가 아니니 계좌를 동결할 수 없다는 논리인데, 그 말이 맞다면, 살인자에게 칼침을 맞아 피해를 입지 않고 겨우 살아남은 사람이 신고를 하면 칼침을 맞지 않았으니 신고로 접수해 줄 수 없다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그는 제대로 답변도 하지 못하고 은행의 방침과 매뉴얼을 떠들어댔다.


내게 도움을 요청한 지인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피해 계좌를 은행에 신고할 때, 내가 시킨 대로 대사를 하여 다행히 2주간 계좌가 동결되었는데, 그 동결된 계좌는 경찰의 협조 공문(보이스 피싱이라고 기재된 사건사실신고확인원)이 2주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계좌의 동결이 풀린다는 것이었다.


보이스 피싱에 속아서 거액의 현금을 송금하려고 은행을 찾은 할머니의 이상한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여 보이스 피싱 범죄를 막은 은행 직원의 미담은 인터넷에만 두들겨도 수없이 나올 정도로 많다.


앞서 은행과 경찰 것들의 설명에 따르자면, 그 은행직원은 잘못한 것이다.

아직 그 할머니가 거액의 현금을 범죄조직의 계좌에 돈을 송금하지 않았는데 먼저 신고를 하고 그 신고에 따라 계좌를 동결시키고 그 조직책들을 검거하였다니 위의 논리에 위배되지 않는가?


그 사실을 경찰과 은행에 전화 걸어 언성을 높여가며 설명해 주었지만, 그들은 조금의 미동도 없이 자기네 내부 규정이 그러하니 무슨 말씀인지 설명은 이해가 가지만 그것에 따를 수는 없다는 말만 반복하였다.


이와 비슷한 황당한 일은 예전 주식리딩방을 가장하여 해외선물 시스템을 갖춰놓은 범죄조직에 대해서 신고를 도와줄 때도 나는 경험한 바 있다.

강남 한복판의 사이버 범죄 수사팀의 형사라는 자가, 해외 선물 사기 범죄조직이 버젓이 대포통장을 갈아가면서 하는 짓에 대해 계속 통장을 막아서 그들이 범죄수익을 챙기고 계속해서 범죄를 벌이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신고한 피해자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다.


"선생님이 송금한 계좌만 수사할 거예요. 이후에 선생님이 그 시스템에서 확인한 이후 발견된 계좌는 선생님이 돈을 송금한 계좌가 아니잖아요. 그건 수사 안 할 거예요."


오후 6시가 지나면 칼퇴근을 한다면 경찰서의 사이버 수사팀에서는 연락을 받지 않는단다.

칼을 들고 설치는 범인이 나타나면 피해자의 경동맥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대도 무서워서 자기도 목숨을 거는 사람이 아닌 직장인이라며 도망치는 경찰이 발에 채이는 시대가 도래하고야 말았다.


대포통장을 돌리며 서버를 경유하여 조선족들을 고용하여 카톡만으로 손쉽게 미성년자가 나이 든 노인들을 대상으로 걸리기만 해라, 라며 범죄를 계속 이어나가는 자들은 그 은행원들과 경찰들의 행태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계좌가 동결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범죄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내가 사이버 수사 베테랑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대포통장 하나에 범죄조직에서도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해서 3,400만 원의 돈을 주고 산다고 한다. 만약 은행과 경찰이 이 부분을 발 빠르게 대응하여 바로바로 신고가 들어와 송금된 내역만으로도 이상한 부분이 발견되면 계좌를 동결하거나 부정계좌로 등록하여 대면으로만 돈을 찾을 수 있게 한다면 현재 그들의 안일한 빈틈을 이용한 범죄가 절반, 아니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


아무리 사이버 범죄, 보이스 피싱 범죄가 기승을 피운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들의 최종목적은 송금받은 돈을 찾는 것인데, 그 돈을 찾을 수 없게 따박따박 막아버린다면 그들이 그렇게 버젓이 영업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은 머리에 뇌를 살짝 빼놓은 인간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 범죄조직에 속아서 돈을 보내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그 무뇌아에게 내가 다시 묻는다.


"묻지 마 범죄로 아무 일 없이 길을 가다가 칼부림을 당해 죽는 사람들은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범죄에 속은 것이 잘못이라 말할 수는 있겠으나 그렇다고 하여 그 범죄를 알고서도 발 빠르게 수사하지 않고, 어차피 중국에 숨은 범죄자들을 잡을 수 없으니 건수가 되지 않아 피해자들을 위해 범죄계좌 동결 따위를 해주는 일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경찰이 더 쓰레기라 생각하지 않는가?"


경찰이, 아니 은행에서, 어느 한쪽이라도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올바른 대처를 한다면 이렇게까지 범죄조직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범죄를 지속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의 범죄가 기승을 부릴 수 있는 배경에는 경찰이나 은행의 안일한 행태가 일조한다는 생각을 나만 갖는 것일까?


당신이 혹은 당신의 가족이,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나 딸이나 어머니나 아들이 경찰이거나 은행원이 아닌 자들을 찾는 것이 더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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