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에 신박한 훈수 한 점을 더한다면...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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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전혀 모르는, 혹은 프로의 단계와는 한참이나 떨어져 그저 흑백의 돌을 가지고 승부 게임을 하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던 바둑 이야기를 ‘위기십결(囲碁十訣)’을 통해, 그것이 어떻게 우리 인생에 있어 가르침을 주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당신이 이제까지 모르고 있던 바둑이라는 ‘게임’이, 인생과 아주 닮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그리고 그 바둑을 제대로 두기 위한 가르침들이 우리 인생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한 나침반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의 포석은 되었을 것이라고 시작합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의 인생에 바둑이 둘 수 있는 ‘훈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바둑과 관련된 격언이라고 하여 바둑에는 다양한 가르침이 한 줄의 격언으로 요약되어 있는 경우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예컨대, 앞서 가르침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잠시 언급되었던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내가 먼저 살고난 연후에 상대방을 공격하라.)’는 격언은 너무도 일반화되어, 신문기사나 드라마에서도 종종 듣게 되곤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말뜻이 갖는 행간의 의미까지 제대로 길어내서 이해하고 사용하는 이들을 만나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그 수많은 격언들 중에서 처음으로 시작될 당신의 인생에 놓을 첫 번째 격언은 바로 ‘축 모르는 바보와는 바둑을 두지 마라!’라는 가르침입니다. 다소 강한 어투가 생경하게 들릴 분들도 있겠지만, 바둑에서의 격언은 대체로, 한 줄로 뼈 때리는 실질적인 가르침에 해당하는 방식 때문에 금지사이거나 명확한 지침형식의 어투가 많은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자아, 첫 번째 격언의 내용을 풀어서 읽어보면, ‘축(逐)’이라는 것을 모르면 바둑을 상대해주지도 말라는 강한 반어가 섞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축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바둑을 둘 수 없다는 뜻인데요. 실제로 바둑을 처음 배우는 초보들에게는 당장 실전의 첫 판부터 맞닥뜨리게 되는 고민스러운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바둑에서 ‘축(逐; 쫓다, ladder)’은 상대의 돌을 계단 모양으로 계속 단수(한 수만 더 두면 죽게 되는 상황) 쳐서 1선까지 몰아서 잡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한 수만 더 두게 되면 돌이 잡히기 때문에 초보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 돌을 살리겠다고 본능적으로 살아 나오겠다고 돌을 더하게 되는데, 다시 단수를 치고 다시 살아 나오려고 들고 하는 상황이 바둑의 절벽(?)에 해당하는 끝까지 몰고 가게 되면 결국엔 죽을 수밖에 없는 외길 수준을 의미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축을 모르고 그저 자신의 돌 하나를 살리겠다고 계속해서 이어서 지그재그로 돌을 끝까지 나와봤자, 결국에는 그 많은 돌을 죽이고 바둑이 초반에 망해버리는 꼴을 당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 이유로 축에 걸렸을 때는 함부로 응수하지 말라는 뜻으로 ‘축 한 번 나가면 7집 손해!’라는 강한 경고의 격언도 나오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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