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항일투쟁열사기(抗日鬪爭烈士記) - 42

통학금지해제와 최후의 발악 - 3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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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내가 뭐 하러 이 시골까지 와서 아내까지 데리고 와서 고생을 하면서 공부를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내가 S대학교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내 전공도 아닌 중국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왜 남의 나라 그것도 이 시골까지 왔다고 생각합니까? 그 이유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

“모릅니다.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게 지도교수로서 할 말이라고 생각합니까? S대학과의 프로젝트 계약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된 것이 2년 전 박사과정 입학 과정에서 결정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렌코쿠 교수는 2년이면 이미 과정이 끝났으니 그냥 돌아가라고 강요하고 협박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조수 미즈카미상도 있지만 이미 2년 전 박사과정 입학 시에 한국과 달리 일본이 3년간의 박사과정이라고 해서 계약이 연장된 것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나야 몰랐습니다. 나는 원래 처음부터 있던 프로젝트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대로 알고 있었던 것뿐인데···뭐가 잘못이라는 겁니까?”

“그게 핑계가 됩니까?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이 그것도 유학생이 몇 년을 예정으로 학위를 딸 것인지 말 것인지 몰랐다는 겁니까? 그 거짓말이 말도 안 된다는 근거로 논문을 최근까지 6편 이상 썼는데 왜 지도를 안 해주냐고 했더니 그냥 3편만 발표하면 되니까 좀 놀면서 쉬엄쉬엄하라고 말했던 사실도 부인합니까? 3년을 온전히 공부해야 박사학위를 주겠다는 협박도 부인합니까?”

“사토 교수는 처음 받았던 서류만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는데 왜 자꾸 그걸 문제 삼지요?”


스도우가 궁지에 몰린 사토 렌코쿠를 구해주겠다며 어설프게 나섰다.


“사토 선생이 이번 사건을 배후에서 주도한 이후에 구술시험이 어쩌고 핑계를 대면서 스도우 교수와 곤도 조교수가 있는 자리에서 당당하게 ‘나는 박군의 논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 나는 단지 일본어 교정을 했을 뿐이야’라고 했던 사실을 기억하십니까?”


그 자리에도 있었던 입장에서 스도우 교수는 약간 움찔하며 렌코쿠를 힐끗 쳐다보았다. 이미 내친걸음이었고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스도우는 자신마저 이 한국인에게 밀릴 수는 없다고 여겼다.


“일본어 교정이 얼마나 힘든 지 압니까? 교정을 해주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린다고 여깁니까?”


스도우의 억지에 동민은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않았지만 분노에 치를 떨며 대꾸했다.


“이것 보세요, 스도우 선생님! 내가 이제까지 선생님의 수업도 들어가 보았고 내 연구논문이라고 선생님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 읽어보고 지적해 달라고 드리기까지 했습니다. 그게 6개월도 훨씬 지난 일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런 교정이나 조언도 없었습니다. 한 장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바입니다. 그러면 말을 바꿔서 묻겠습니다. 이제까지 소문이나 렌코쿠 교수의 말은 듣고 그랬다는 것인데, 직접 수업이나 연구실에서 마주치는 여러 과정을 통해 본 제가 스도우 선생님이 보시기에 그렇게 문제 학생에다가, 여학생에게 손이나 대는 이상한 사람이었습니까? 그런 부분이 당신이 관찰했던 시기에 단 하나라도 있었습니까? 대강 중국 소설을 읽으며 독후감을 받는 말도 안 되는 수업에 학생이 한 명 나오는 수업이었음에도 선생의 수업에 제가 먼저 청강으로 내가 들어갔던 사실을 기억하십니까?”


동민의 거침없는 공격에 스도우가 점점 얼굴이 붉어지며 흥분했는지 말을 더듬어 겨우 입을 떼었다.


“무, 물론, 내가 본 바로는 열심히 공부하고 수업도 열성적으로 참가했고 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렌코쿠 선생도 그렇고 여러 다른 교수로부터 들은 증언에 따르면···”

“그게 거짓말이라고 의심하거나 사실 확인을 한 바가 있습니까?”

“우리는 이미 박군의 말이 우리에게 신뢰를 더 이상 줄 수 없다는 사실에 모두 동의하였습니다.”


더 이상 왈가왈부할 의미가 없다는 렌코쿠의 선수 치기에 이미 정해진 결론이 동민의 머릿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박군이 흥분했다는 것은 알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이런저런 증거를 따지고 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오늘은 여기서 이만하는 것이 어떨지···”


이제까지 입을 다물고 눈치만 보던 유하즈 교수가 나섰다. 동민이 다시 그의 얼굴을 보니 다시 참고 있던 부아가 일었다. 대만학회에 책임자로 갔던 그만이라도 확실하게 증언하고 나서주었다면 이렇게까지 될 일도 없었건만 이미 렌코쿠에게 단단히 압력을 받은 듯해 보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신도 모르게 유하즈에게 한 마디 하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동민은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운 그의 양심에 꼬챙이를 푹하고 찔러버렸다.


“유하즈 선생님은 대만 학회에 책임자로 갔었고 이미 9월 15일 토요일 저와 전화통화에서도 아무런 의혹과 지금 떠도는 소문과 관련한 사실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했으면서도 9월 14일 사토 렌코쿠 교수가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이미 14일 금요일에 모든 증언이 있었고 제가 문제가 되는 행동을 했다고 적혀 있던데 그것이 렌코쿠 교수의 압력이나 공조에 의한 위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렌코쿠가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라 당황하며 유하즈가 대답하기 전에 발끈하며 나섰다.


“유하즈 교수가 14일에 증언을 하고 다음날 박군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고 안 하고는 자신의 판단에 의한 것입니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잡아뗄 수도 있는 거지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럽니까?”

“잘 모르시나 본데, 이미 14일 전에도 두 번이나 직접 유하즈 선생의 연구실로 가서 상담을 하면서 대만에서 있었던 말도 안 되는 소문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왜 렌코쿠 교수의 입김이 작용하는 연구실의 학생들이 아닌 객관적인 증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한 명 있지 않습니까? 왜 나와 방을 함께 쓴 토호쿠 대학의 류자키 군에게는 증언을 구하지 않습니까? 이미 유하즈 선생과 류자키 군에게서 받은 증언은 모두 녹취가 되어 저에게 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렌코쿠보다 더 놀란 것은 유하즈였다. 렌코쿠가 놀란 눈으로 유하즈를 노려보았다. 유하즈가 관건을 쥐고 있는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이미 사실에 대해 녹음까지 되어 있다는 동민의 치밀함에 어떻게 대꾸를 할 수도 없었다. 놀란 유하즈는 일단 이 상황을 벗어나야만 한다고 여겼다.


“박상! 흥분하지 말고 이럴수록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얘기가 앞서나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일단 오늘은 여기서 돌아가도록 하지요. 통학금지가 우선 해제되었으니까···”

“마지막으로 제가 이 자리를 빌려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단호한 그의 표정에 렌코쿠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제발 이제 그만하자는 울상이 되어 물었다.


“뭡니까?”

“사토 렌코쿠 선생에게 남자대 남자로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지금 상황이 얼마큼 렌코쿠 선생에게 불리한지 잘 모르시는 듯한데, 저는 이 누명을 씌운 사람이 사과를 하고 이제까지의 잘못에 대해 해명하고 제 명예를 복권해 주신다면 더 이상 문제를 확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처럼 이런 압력이나 협박을 계속할 생각이라면 저도 제가 가지고 있는 각종 비리의 증거를 가지고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렌코쿠가 애써 차분한 모습을 연기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나는 아무런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으니까 재판을 걸려면 걸도록 하세요. 언제든지 맞서 싸워줄 테니까···”

“민사재판 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의미 없는 짓은 할 생각이 없습니다. 직접적인 방법을 택할 생각입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그리고 다음 학기부터 아무도 박군을 지도하지 않겠다고들 하니까 다시 내가 또 할 수밖에 없는데···”


끝까지 지도교수의 전권을 쥐고 협박할 수 있는 건더기는, 동민에게 학위를 주지 않겠다는 협박뿐이었다.


“뭔가 잘못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조사위원회에서 누굴 지도교수로 바꿔 주냐고 제안하길래 내가 렌코쿠 선생으로 해달라고 직접 요청한 겁니다. 내가 원한 거란 말입니다. 어차피 우리 연구실에 렌코쿠 교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교수가 없다는 것을 아니까요.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1주일을 드리겠습니다. 1주일 안에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던 공식적으로 연락을 주던 이 문제에 대해 원만하게 해결할 의사가 있다면 저에게 연락 주십시오.”

“지금 박상은 우리가 공식적으로 박상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죄라도 하기를 바라는 겁니까?”


옆에서 죽은 듯이 듣기만 하던 마츠에가 아무런 역할을 안 하고 끝나버리고 나면 한 소리 들을까 봐 걱정스러웠는지 한 마디 거들고 나섰다.


“내가 받은 불이익과 협박이 정당한 것이라면 그 근거를 제시해 주길 바라고, 그것이 잘못된 처사였다면 누군가 책임을 지고 제대로 사죄해야 하는 것이 당신네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이라고 배웠습니다. 저는 사토 렌코쿠 교수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1주일 드리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동민이 막 인사를 하고 나서려는 유하즈가 붙잡듯이 말했다.


“마지막까지 냉정해주십시오. 섣불리 행동하거나 문제를 더 크게 확대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오늘이 월요일인데 1주일은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최소한 지도교수가 바뀌고 정해지는 것도 시간이 좀 걸리는 일이니 자중하고 기다려주십시오.”


어차피 흐물거리는 유하즈 따위의 말에 고개를 돌려 대꾸할 기력조차 없었다.

그들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새삼 너무 길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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