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궁금해졌을 당신의 질문. 당연히 상극이 있지 않겠느냐라는 의문이 들겠지? 완전히 상반되는 성격의 두 사람이 만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건 영화나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두 혈액형의 남녀가 만난다면 바로 그런 일촉즉발의 부대낌이 생길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한 것이 사실이다.
A형 여자는, B형 남자가 ‘내겐 너밖에 없어.’라고 말할 경우, ‘이 말을 어떤 식으로 돌려서 해석해야 하나?’ 라던가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를 생각하기 전에 그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정말 그런가 보다’하며 깊숙이 고개를 끄덕이는 편이다.
반면에,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그렇게 진중하게 들렸던 사랑의 언어를 속삭인 B형 남자는, 자신의 일에 몰두하여 그 일에 집중하고 돌아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여자에 대해 자신이 했던 배려를 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혹시라도 순진무구파에 해당하는 A형 여자가 연애를 제법 하게 되고, 그중에 만났던 남자들이 B형이 적지 않았다면, 전형적인 나쁜 남자는 B형 남자더라, 라는 확고한 결론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예컨대, B형 남자는 일에 몰두하거나 다른 관심사에 빠져 까맣게 A형 여자를 잊고 있는 순간에도 A형 여자는 ‘이 남자가 왜 나한테 전화를 안 할까?’ 라며 밤마다 애타게 그의 전화를 기다리게 되는 웃픈 상황이 계속되어 연출되는 상황에 발생할지도 모른다.
길에서 남녀가 큰소리를 내면서 심각하게 싸운다면? 사실 그러기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상관하지 않고 대로변에서 전쟁을 벌이는 커플이 있다. 주변의 이 커플들을 아는 친구들이나 식구들이 보기에는 ‘쟤네들이 과연 정말 연인이 맞긴 맞나?’싶을 정도로 살벌하게 자주 싸우는 커플이 바로 이 유형의 커플 되시겠다. 도저히 연인 사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서로에게 톡톡 심한 말을 내뱉는 커플을 보면 대개 이 B형끼리의 만남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집어엎으며 치고받고 싸울 것만 같아 조마조마한 심장을 부둥켜안아야 할 정도의 위기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드는 커플이다.
B형은 양쪽 모두 ‘나의 길만 가련다’식의 마이웨이 스타일이 많아서 깊이 있는(미래를 약속한) 연인으로 발전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그렇다고 아예 가망이 없다는 것은 아니니 미리부터 혈액형부터 파악하고 나서 포기할 것은 아니다.) 싸우다 정들면 어떤 드라이한 커플보다 찐하고 더할 나위 없이 깊은 정을 나누는 연인이 되지만, 그 심각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서로 잔인하게(?) 괴롭히기만 하다 끝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커플의 반전 포인트는, 일단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면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다는 친밀도의 시작이 늘 산뜻하다는 것이다.
이 커플에서 두 사람만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건 항상 축제에 가는 사람들처럼 약간 들떠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만나는 자리에 합류하게 되면 세상 걱정이 모두 사라지고 유쾌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이 함께 속해 있는 모임의 경우에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탁월한 엔터테이너로서 두 사람 모두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게 되면, 한 사람이 재미있는 제안을 하면 상대가 선뜻 받아들여 ‘척척’ 손발이 맞아, 언제 처음 만났냐는 식으로 금세 친해져 버려 마치 오래된 커플이 다시 재회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받게 될 정도의 호흡을 자랑한다.
다혈질의 O형 여자가 다툼 중에 조금 심한 말을 하더라도 B형 남자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무던하게 웃으며 받아주기 때문에 ‘너무 단순하다.’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그건 O형 여자가 공격하는 스타일을 이미 이해하고 좋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귀엽게 봐주며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정도가 지나쳐 선을 넘어버리는 순간, B형 남자의 태도가 돌변해 아무렇지도 않게 차갑고 냉정하게 돌아서서 언제 둘이 그렇게 뜨겁게 사랑했느냐는 듯이 모든 것을 결연히 잘라버리는 모진 면을 보여 O형 여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때는 다시 매달리고 붙잡아도 게임 오버.
B형 남자라면 AB형 여자의 변덕을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는 너그러움을 갖고 있어 일단 만나서 성격이 통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싶으면 그 시작은 순풍에 돛 단 듯 스무스하게 흘러가는 편이다. 일 벌이기를 좋아하는 B형 남자가 뭔가를 계획도 없이 시작하기라도 하면, 생활력이 강한 AB형 여자가 그 뒤에서 아무런 말없이 내조하고 마무리 짓는 상호보완적인 이상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이루게 된다. 그래서, B형 남자의 입장에서는 AB형 여자가 상당히 내조를 잘하겠다는 생각도 갖게 되어 연애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결혼 생활이나 자신의 삶 자체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새롭게 눈뜨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입장은 약간 다르지만 그러한 자각 포인트는 여자도 마찬가지.
그러나 두 사람이 사랑에 깊숙이 빠져들게 되면, AB형 여자가 장점이던 냉정함을 잃게 되고, B형 남자의 페이스에 말려 들어갈 우려가 적지 않은 편이니 주의를 요한다. 물론, 아무리 B형 남자가 나쁜 남자의 전형이라 하더라도, 여자를 이용하겠다고까지 마음먹는 범죄자급은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 둘의 관계에서 뭔가 틀어지기라도 하면 B형 남자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 봤다는 느낌을 갖지 않지만 AB형 여자 쪽에서의 배신감과 충격이 상당히 오래가는 편이므로 여자 입장에서는 특히 관계를 잘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 연애하는 과정에서도 약간의 트러블이 예상되는 커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