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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Oct 12. 2021

차, 좋아하시나요?

차를 좋아하고, 더 깊이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하여

개인적으로 저는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못 마십니다. 마시면 졸음이 쏟아져 잠들기 때문입니다.


대학시절, 도서관에 커피를 내밀던 여학생에게 비밀 아닌 비밀을 우연히 말하고 사양했더랬습니다.  같은 교양을 듣는다며 자신이 미술전공이라 소개한 그 여학생은, 이후 도서관에서 자연스레 몇 번 이야기를 나누고 마주치다 진지하게 상의할 것이 있다며 시간을 내달라고 하길래, 한강이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집까지 부러 데려다준다던 그녀의 차에 앉아 잠시 잠들었다가 눈을 뜨곤 깜짝 놀랬었지요. 

생전 처음 '부산'이라는 곳에 도착하여, 눈앞에 펼쳐진 '해운대'라는 곳을 보게 되었고, 졸지에 부산 유지라는 그녀의 아버지가 앉아있던 일식집 앞까지 끌려간 경험이 있었기에, 이후엔 더더욱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대신 차를 마십니다. 아주 즐겨 마시는 편입니다. 물과는 별도로 하루에 1리터 이상을 마시니 즐긴다 할 수 있는 편이지요. 차를 언제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까마득하여 기억조차 잘 나질 않을 정도입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차를 즐기지 않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서재에 있던 차를 마셨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납니다.

묵향을 언제 처음 맡았는지 모르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느 사이엔가 붓을 잡고 글을 썼던 것처럼, 차를 언제 누구에게 배웠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차는 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썩 즐기지 않는 편이고 서재와 연구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직업의 영향도 컸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뜬금없이 차 이야기를 왜 꺼내는지 궁금하시겠지요?

지난 쌍십절(10월 10일)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이 나라로 떠나온 지 꼭 한 달이 되었습니다.


6월부터 매일 연재하기 시작한 매거진 시리즈가 두 개이고, 주말 심리분석 시리즈를 한달 전쯤 더했고, 그것과 별개로 장편소설을 하나 연재 중이기도 하지요.

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감을 잡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남의 나라에 와서 한 달이나 지났으니, 어느 정도 생활에 안정을 찾는대로 새로운 시리즈를 하나 더 늘리기로 했던 약속이 생각났습니다.

누구와 했던 약속이냐구요?

물론 저 자신하고 했던 브런치에 기록되어 있는 약속입니다만,

짐에 가서 운동을 하게 되더라도 저마다 운동방식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지금 드는 중량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지면 중량을 늘리던가 횟수를 늘리는 것이 맞는 것이라 배우고 가르쳤습니다.


아, 물론 하루에 원고지 1,000매가량을 써내는 게, 그것도 그저 일상의 일기가 아닌 조금은 공부가 전제되어야 하는 글을 쓰는 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시리즈를 하나 더 하기로 결정하는 것이, 좀 무모한 감도 없지 않아 큽니다만, 가볍게(?) 많이들 알고 있는, 하지만, 정작 제대로 접하기는 어려웠을 법한, 중국 10대 명차에 대한 글을 한번 써보려 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쓰기 위해 모았던 대개의 자료들은, 같은 침대를 쓰시는 분께서 별장 서재를 몰래 정리합답시고 자료들과 원고를 파기하는 과정에서, 자료가 꽉 차 있던 CD를 없애버리는 바람에 사라져 버리긴 하였으나, 그래도 다시 쓰면 되지 않냐고 사과도 없이 쿨하게 이야기하시당당함, 정말로 그냥 다시 쓰기로 하였습니다.


본래, 따로 차에 대한 글을 쓰려던 목적보다는, 차와 역사가 얽힌 소설의 구상을 하면서 자료의 정리가 필요하였던 것이 그 출발이었습니다.

2004년 고단샤에서 연재를 시작한 아기 다타시의 <신의 물방울>을 보게 되면서, 차를 소재로 한 한중일을 아우르는 역사 이야기를 소설에 담아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 소설에 활용하기 위해 한중일의 차문화와 종류, 역사 등의 자료를 정리한 것이 이 글의 발단이었습니다.

10년간 44권의 단행본 분량으로 연재된 <신의 물방울>

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군요. 엊그제 같다는 생각이 막 들던 참이었는데 세월 참 빠릅니다. ^^;

소설 이야기는 나중에 소설 작품으로 직접 소개하기로 하고.


그리하여 지금 쓰는 이 글은 중국 10대 명차 이야기의 예고편 되시겠습니다.

 

지금 연재하는 글의 수준도 미흡하면서 공장도 아니고 대량 발행하여 혼란을 가중시켜드리는 듯하여, 미안한 맘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나, 글의 수준이 낮아 양으로 승부한다 생각해주시길. ^^;


마침, 초고를 만지던 며칠 전, 건축가로 활동하는, 보이차에 푹 빠지신 다우(茶友)를 우연히 알게 되어, 언젠가 풀어봐야지 했던 이야기들이 차향과 함께 올라와, 생각난 김에 한계치를 조금 더 위로 올려볼까 합니다.

 

자아, 그러면 중국 10대 명차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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