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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Oct 13. 2021

중국 차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중국 10대 명차 이야기>의 본격적인 연재에 앞서

중국은 예부터 음수 정화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은 터라 수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물을 끓여 먹는 것이 습관화되었다. 이 환경적인 요인은, 그들의 문화적 요인과 결합하면서 청결의 요소뿐만 아닌, 따뜻한 물이 건강에 좋다는 한방의 요인까지 더해지면 자연스럽게 차문화가 발달하게 된다.


게다가 중국의 날씨가 대부분 습하지 않고 건조한 편이라, 차가 자라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물론, 중국의 요리 자체가 대체적으로 상당히 기름진 편이라는 점에서 식문화의 측면에서도 차가 이 기름기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여 중국인들은 자연스레 차문화가 생활화되었다.

세계 최초의 다서(茶書)로 꼽히는 『다경(茶經)』을 쓴 8세기 당나라 문인 육우(陸羽)는, 최초로 차에 대한 지식을 종합하여 차를 만들고, 끓이고, 마시는 방법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바 있다. 기록에 따르면, 인류는 BC 2,700년 경인 5천여 년 전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경(茶經)』을 쓴 육우(陸羽)

중국 농업과 의학 분야의 기초를 세운 ‘신농씨’라는 인물이 우연히 식물의 잎, 찻잎을 발견해 마셨는데 맛과 함께 좋은 효능도 있다는 것을 알고 차로 우려서 마시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였다고 전한다.


이후, 중국 한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차를 대량으로 재배하고 상품으로 거래하기 시작했는데, 중국의 차 문화는 불교와 함께 일본에까지 전파되고, 티베트로도 전해졌으며, 이후 네덜란드 무역상에 의해 서양에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되었다.


영어의 ‘Tea’도 차를 해외로 수출하던 중국 샤먼 지역의 ‘차’ 발음인 ‘Tay/Te(테)’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니, 차의 종주국은 명실공히 중국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겠다. 길고 긴 차의 역사 속에서 중국 차 문화는 끊임없이 발전해왔고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만큼 차의 종류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도 다양하기 그지없다.

중국은 23개의 성(省) 가운데 17개 이상의 성에서 차가 생산되고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차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것을 다시 재가공하거나 즐기는 방법도 종류과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중국 차는 그 종류만 해도 수천 가지, 이름난 명차만 열거한다고 하더라도 100여 가지는 쉽게 넘길 정도이다.


특히, 중국을 대표하는 상품이자 고가의 상품도 많다 보니, 어느 지역을 가든 자연경관이 수려한 관광명소라고 할만한 곳에서는 저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좋은 품질의 다양하면서도 고가의 차 제품들이 차 마니아들을 현혹하곤 한다.

중국의 차에는 녹차, 재스민 차, 홍차, 우롱차 등 일반인들도 많이 들어보고 마셔봐서 익히 알고 있는 차 이외에도 명차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차들이 200여 종 가까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예컨대, 중국에서 가장 생산이 많이 생산된다고 하는 녹차는 중국차 전체 생산량의 70%나 된다고 하지만, 유통되는 차의 종류만으로는 그 특성을 제대로 알기조차 어렵다. 생산 지역이 넓어 생산지명을 차 이름으로 대신하다 보니 수많은 종류의 차 이름이 탄생하였고 맛과 향 역시 미묘한 차이에서부터 확연한 차이까지 그 다양성을 담보한다.

중국에서는 녹차를 만들 때 찻잎을 솥에 볶아 발효되는 것을 방지하는 ‘부초법(釜炒法)’이라는 방식을 이용하는데, 이렇게 만든 차는 찻잎의 풋내가 적고 구수한 맛이 난다. 이밖에도 중국의 녹차는 찻잎을 건조시킬 때 어떤 방법을 택하는가에 따라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솥에서 부초법으로 건조를 시키면 초청녹차,

햇볕에 쬐어 그냥 건조시키면 쇄청녹차, 밀폐된 방에서 불을 때면서 건조시키면 홍청족차, 열증기 살청 방식으로 건조시키면 증청녹차가 된다.

흑차, 즉 보이차는 마치 메주를 띄우는 것처럼 효모균을 이용해 후발효를 거친 후발효차이다. 제조법은 녹차와 동일하게 햇볕에 말려 효소 작용을 억제하는 쇄청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같은 발효차이면서도 잎 자체의 효소에 의해 발효되는 홍차와는 또 다르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친 찻잎은 물에 우려내면 검붉은색을 뗘 중국 내에서는 ‘흑차’라고 불린다.

윈난 성의 보이차

보이차는 윈난성에서만 만들어지며 타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보이차는 보이차로 취급되지 않을 정도로 윈난성의 자부심이 높은 편이다. 한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차라는 점 때문에 그만큼 역사도 깊고 명품 차도 많아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다. 실제 윈난성에서 보이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견학할 일이 있었는데, 그 지난한 작업을 모두 사람이 한다는 점에서 차의 가격이 고가라고만 생각했던 내가 큰 오해를 했음을 깨닫는 소중한 공부를 했던 추억도 있다.

 

찻잎의 수확 시기에 따라 24절기 중 곡우(穀雨) 이전에 따는 찻잎인 첫물차를 시작으로 두물차, 세물차, 네물차로 구분한다.

다즐링 Castleton 첫물, 두물, 가을차까지 비교샷

발효 정도를 기중으로 가열을 통해 발효를 막아 색깔과 성분을 유지시킨 불발효차인 녹차, 10~70% 정도 발효시킨 반발효차인 청차(우롱차)와 황차, 발효되어 검은빛이 도는 흑차와 홍차로 구분한다.

청나라 시대 이후 중국에서는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를 6대 차류(茶類)라 하여, 차를 만드는 방식과 특성에 따라 여섯 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중국의 명차 생산지는 저장성과 장쑤 성, 푸젠 성과 윈난 성을 중심으로 안휘성, 장시 성, 산동성, 허난 성, 후베이 성, 후난 성, 광둥 성, 광시 성, 해남성, 쓰촨 성, 구이저우 성 등에 두루 분포되어 있다.

 

이들 산지별 대표적인 명차는 다음과 같다.

 

저장성

강산녹목단, 고저자순, 대불용정, 망해차, 보타불차, 서호용정차, 설수운록, 안길백차, 막간황아, 온주황탕, 금장혜명차

 

안휘성

용계화청, 육안과편, 정계난향, 태평후괴, 황산녹목단, 황산모봉, 곽산황아, 기문홍차

 

장쑤

금산취아, 남경우화차, 동정벽라춘, 무석호차, 양선설아, 태호벽라춘, 태호취죽, 의흥홍차

 

푸젠

민북오룡, 대홍포, 백계관, 수금귀, 철라한, 황금계, 모해, 본산, 무이수선, 반천요, 정산소종, 말리화차

 

쓰촨

몽정감로, 아미모봉, 죽엽청, 몽정황아, 사천흑차

 

윈난

운남보이차, 전홍공부차, 죽통향차

 

광둥

봉황단총, 봉황수선, 영두단총, 영덕홍차

 

광시

계림모첨, 계평서산차, 육보차, 횡형말리화차

 

명차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그 조건이란 것이 시대에 따라 다르고, 그것을 제시하는 기관에 따라서도 달라지므로 명차가 확정적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차들을 중심으로, 다행히 한국인들이 말하는 중국의 전통 10대 명차를 모두 산지에 직접 가서 맛보고 짧지 않은 시간 공부하며 함께한 것들이니 그것들을 중심으로 소략하게나마 소개하는 글을 진행해보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차에 대한 전문가적 이론을 갖추는 것을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리즈의 작은 바람이라면, 이 글을 통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거나 혹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중국 10대 명차의 종류와 그 특징에 대해 이론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그것이 자연스레 차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이어져, 좋은 차를 마실 수 있는 인연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와 더불어, 좋은 차를 고르는 혜안까지 갖추게 될 수 있다면, 이 시리즈는 아주 여행이자 공부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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