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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Nov 27. 2021

7대 악마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7대 악마에 대한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1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508


‘7대 악마’란, 성서 속에서 가장 큰 죄로 기록되는 7가지의 대죄를 상징하는 악마들을 말한다. 이들은 곧 악마 중에 악마라 하여 7대 군주라고 취급되기도 한다. 이처럼 성서 속 죄악이 악마가 연루되는 데에 있어 받침이 되는 것은- 1589년 독일의 신학자인 피터 빈스펠드(Peter Binsfeld)에 의해 기록된 것으로 이른바 ‘지옥의 일곱 왕자들(Seven princes of Hell)’되시겠다.


비록, 신화를 바탕에 두는 성서로부터 시작되는 얘기라는 특징으로 인해 여러 면에서 다른 주장들이 존재한다는 점이 다소 혼란을 주지만 대게는 일정한 공통점을 보인다.

 

그럼 7대 악마와 그들이 대표하고 있는 7대 죄악이란 어떤 것들을 말하는 것일까?

 

7대 악마에는 죄악과 연관하여 루시퍼(교만), 아스모데우스(음욕), 레비아탄(질투), 사탄(분노), 마몬(탐욕), 벨제뷔트(탐식), 벨페고르(나태)가 있다.


대체로 이들 간의 서열을 따질 때, 가톨릭 7 대죄의 나열 순서 그대로, 교만의 루시퍼를 가장 강한 우두머리 격으로 쳐주는 경우가 많다.

 


 

➀ 교만(Pride)의 루시퍼(Lucifer)

7대 악마 중에서도 가장 선두의 리더로 꼽히는 루시퍼는 더 이상의 언급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일반인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루시퍼’라는 이름의 어원은 ‘새벽을 빛내는 별, 금성’으로 악마와는 어울리지 않는 뜻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에게 이토록 아름다운 이름이 지어졌을까?


하나님은 어느 날 최고의 지혜와 힘을 겸비한 대천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천사가 쌍둥이 형제 미카엘과 루시퍼였다.


하나님은 그중 루시퍼에게 천계에서 특별히 더 빛나는 존재가 되라는 뜻으로 이런 이름을 지어준 것이다. 하나님은 어느 천사보다도 이 둘을 총애하며 깊이 사랑했다. 이때 창조된 루시퍼의 모습은 12장의 멋진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 그 자체였다. 함께 창조된 미카엘조차도 루시퍼의 빛나는 모습에 반할 정도였다. 상황이 이쯤 되자 마음속에서 조금씩 ‘교만’이라는 악이 싹트기 시작했다. 급기야 루시퍼는 하나님마저 물리치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드디어 루시퍼는 자신을 따르는 천사 무리를 모아 반역 천사 군단을 만들고 하나님의 권좌를 향해 돌진했다. 이에 격노한 하나님이 미카엘로 하여금 루시퍼 군단을 물리치도록 명령했고, 두 무리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결국 이 전쟁에서 미카엘 천사 군단이 승리하여 루시퍼를 위시한 반역 천사 군단들은 모두 지옥으로 떨어지는 형벌을 받고 말았다. 물론 악마가 된 루시퍼의 모습도 사악하게 변하고 말았다.


또 다른 전설에 의하면 루시퍼가 신이 천사들보다 인간들을 상위에 놓는 것에 대해 질투를 하여 반역을 했다고도 전해지고, 또 무지한 상태에 있었던 인간들에게 신의 예지인 ‘빛’을 가져다주기 위해, 스스로의 의지로 하늘에서 내려왔다고도 전해진다.


루시퍼 외에 대표적인 악마라 하면 사탄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어쩔 땐 루시퍼가 사탄이라고 했다가 어쩔 땐 사탄이 곧 악마를 대표하는 말이라고도 한다. 도대체 어떤 것이 정답이며, 사탄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탄의 영어 ‘Satan’ 어원을 살펴보면, ‘적’, ‘반대하는 것’을 뜻하는 ‘shatana’에서 온 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나 인간을 반대하는 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성서에서 사탄은 하나님을 대적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대적하여 악으로 유혹하기도 한다.


<고린도후서> 11장 14절을 보면 사탄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구절이 나온다.

사탄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


여기서 말하는 광명의 천사는 바로 ‘새벽을 빛내는 별’이란 뜻의 루시퍼를 말한다. 그렇다면 사탄은 루시퍼가 악마로 전락한 후 갖게 된 또 다른 이름일 수 있다. 그런데 사탄이 악마의 그룹을 대표하는 이름이 된 것은 처음에 루시퍼가 타락하여 악마로 되면서 악마의 우두머리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사탄의 고발

하루는 참 하나님의 아들들이 들어와서 여호와 앞에 섰고, 사탄도 그들 가운데로 들어왔다.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디에서 오는 길이냐?” 그러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말하였다. “땅을 여기저기 두루 돌아다니다 왔습니다.”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 마음을 내 종 욥에게 두어 보았느냐? 그와 같이 나무랄 데 없고 올바르며,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악에서 떠나 있는 사람은 땅에 없다.” 그러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말하였다. “욥이 이유 없이 하나님을 두려워하겠습니까? 당신이 친히 그와 그의 집과 그가 가진 모든 것 주위에 울타리를 두르지 않으셨습니까? 그의 손으로 하는 일을 축복하셔서, 그의 가축이 땅에 널리 퍼졌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디 당신의 손을 뻗으시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치시고, 그가 당신의 얼굴에 대고 당신을 저주하지 않나 보십시오.” 그러자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보아라! 그가 가진 모든 것이 네 손안에 있다. 다만 그의 몸에는 네 손을 뻗지 말라!” 그리하여 사탄은 여호와의 면전에서 떠나갔다. (욥 1:6-12)

구약성서에 사탄이 등장하는 대목은 몇 군데뿐이다. 가장 유명한 욥기에는 사탄이 천국의 궁전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여기서 사탄은 인간을 유혹해 악으로 이끄는 존재라기보다는 천국의 '검사'처럼 인간의 결함이나 약점을 신에게 고발하는 존재다.


사탄은 신약성서에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서 비로소 사악한 이미지를 가지게 되어 악마라고 불리게 된다. 악마는 그리스어로 디아볼로스(Diabolos)인데, '고발하는 자' 또는 '비방하는 자'라는 뜻이다. 사탄의 목적은 인간을 신에게서 멀리 떼어놓으려는 데 있다.

예수는 사탄과 직접 운명적인 조우를 한 적이 있었다. 세례를 받은 직후 사탄의 유혹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예수는 이 시련을 이겨냈다.


사탄의 예수 유혹

그리고 예수께서는 영에 의해 광야로 인도되어 마귀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분은 밤낮 사십 일을 단식하신 후에 배고픔을 느끼셨다. 그런데 ‘유혹하는 자’가 와서 그분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말하여 빵이 되게 하시오.” 그러나 그분은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아서는 안 되고,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마귀는 그분을 거룩한 도시로 데리고 들어가서 성전 벽 위에 세우고 그분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아래로 몸을 던지시오. 기록되기를 ‘그분이 천사들에게 너에 관하여 명을 내리실 것이며,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결코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할 것이다’라고 하였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를 시험해서는 안 된다’ 고도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마귀는 그분을 유달리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왕국과 그 영광을 보여 주며 그분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엎드려 내게 숭배 행위를 한다면, 이 모든 것을 내가 당신에게 주겠소.” 그때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너의 하나님 여호와를 숭배해야 하고, 오직 그분에게만 신성한 봉사를 드려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마귀는 그분을 떠났다. 그리고 보라! 천사들이 와서 그분을 섬기기 시작하였다. (마태 4:1-11)

성서에는 사탄의 모습에 관해 뭐라고 되어 있을까? 별로 언급이 없다. 요한계시록에서 사탄은 뿔이 달린 붉은 용으로 나온다. 그러나 계시록의 내용은 대단히 상징적이다. 사탄은 사실 다른 마귀들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다. 하지만 붉은 용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 사탄의 가장 일반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사탄은 몸이 붉은색이고 뿔이 난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 미술에서는 흔히 뱀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뱀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유혹한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실은 사탄이 뱀이라는 것은 에덴 이야기에 나오지 않는다. 요한계시록 12:9은 사탄을 '옛 뱀'이라고 지칭한다. 유대인과 그리스도교도는 사탄이 아담과 이브를 유혹하기 위해 뱀의 모습을 취했다고 믿는다.

사탄의 아담과 하와 유혹

뱀이 여자에게 말하기 시작하였다. “너희는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나님이 말씀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 이에 여자가 뱀에게 말하였다. “동산 나무들의 열매를 우리가 먹어도 된다. 그러나 동산 가운데 있는 나무의 열매를 먹는 것에 관하여는, 하나님께서 ‘너희가 그것을 먹어서는 안 된다, 아니, 그것을 만져서도 안 된다. 그래야 너희가 죽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에 뱀이 여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바로 그날에 필시 너희 눈이 열리고, 너희가 필시 하나님처럼 되어서 선악을 알게 될 줄을 하나님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창세기 3:1-5)


 

➁ 식탐(Gluttony)의 벨제부브(Beelzebub)

벨제부브는 본래 이름은 바알제불(Ba'al Zebul)이었다. 이 말은 히브리어로 ‘높은 저택의 주인’ 또는 ‘하늘의 주인’을 뜻하는데, 훗날 사람들은 이 명칭이 솔로몬 왕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바알제붑(Ba‘al Zebûb), 즉, 히브리어로 ‘파리의 왕’을 뜻하는 말로 바꾸었다.


이후 중세 마법 책에 등장하는 벨제부브는 거대한 파리의 모습으로 그려지게 되었다. 고대 사람들은 파리라는 생물이 악령 그 자체거나 혹은 사람에게 악령을 옮기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그들은 파리가 꾀었던 음식을 먹으면 병에 걸린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던 데다, 썩은 고기나 쓰레기에 떼 지어 몰려드는 파리 떼를 보고는 정말 불길하고 더러운 존재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탐식의 벨제부브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거기에는 ‘죽음의 냄새’와 ‘병을 유발하는 더러움’이 있다. 게다가 파리들은 시체의 유골에서 태어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파리를 회피했고, 또 그 때문에 신들에게 산 제물을 바쳤다. 이 불길한 파리들을 부하로 거느리는 이가 바로 벨제부브이다.


또한 ‘바알제불’은 성서에 너무나도 자주 등장하는 이름으로 고대 중동의 가나안 지방 최고의 신이기도 했다. 성서에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신으로 종종 등장하며, 하나님 입장에서 볼 때 그는 최대의 난적이기도 했던 것이다.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그는 솔로몬 왕과도 싸웠으며, 신약성서에서는 예수와 싸우기도 했다고 한다.

구약성경의 열왕기 하권을 보면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이스라엘의 8대 왕인 아하즈야는 병에 걸려 괴로워하던 중에 에크론의 신 바알 즈붑에게 사람을 보내 신탁을 받아오도록 했다.

아하즈야는 사마리아에 있는 자기 옥상 방의 격자 난간에서 떨어져 다치고, 그는 사자들을 보내며 “에크론(지중해 연안에 있는 가나안의 도시)의 신 바알 즈붑에게 가서 내가 이 병에서 회복될 수 있는지 문의해 보아라.” 하고 일렀다. (2열왕 1,2)

그것을 안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예언자 엘리야는 왕의 사신에게 하나님의 말을 전했다. “이스라엘에는 하나님이 없어서, 에크론의 신 바알 즈붑에게 문의하러 가느냐? 그러므로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너는 네가 올라가 누운 침상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그대로 죽을 것이다.” (2열왕 1,3-4)

즉, 이스라엘의 신을 무시하고 사신(邪神)의 신탁을 받으려 하는 아하즈야 왕에 대해 하나님이 분노하여 죽음의 계시를 내렸던 것이다. 사신에게 이 말을 전해 들은 아하즈야 왕은 엘리야를 체포하려고 쉰 명의 부대를 파견했다. 그러나 엘리야는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전멸시켰다. 그리고 하나님의 예언대로 아하즈야 왕은 재위한 지 불과 2년 만에 서거했다.


마태복음서와 루카복음서 등에는 예수가 벨제부브를 ‘마귀의 우두머리’로 비난하는 내용이 있다. 예수가 병자들을 찾아가 고치고 다닐 때의 이야기로 다음과 같다.

악령에게 홀려 눈이 보이지 않고 말도 할 수 없게 된 한 남자가 소문을 듣고 예수를 찾아왔다. 예수가 남자에게 붙은 악령을 쫓아내자 입과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감격하여 감사의 말을 외쳤다.

그러자 바리사이파가 나서더니 “저자는 마귀의 우두머리 벨제부브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마귀들을 쫓아내지 못한다.”하고 예수를 험담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예수가 대답했다.“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어느 고을이나 집안도 서로 갈라서면 버티어 내지 못한다. 사탄이 사탄을 내쫓으면 서로 갈라선 것이다. 그러면 사탄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내가 만일 벨제부브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제자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마태 12,25)

즉, 마귀들의 일을 그들의 우두머리인 벨제부브가 방해할 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예수는 마귀를 퇴치하는 데 같은 편인 마귀의 힘을 빌릴 리가 없으며 하나님의 힘으로 한 것임을 설명했다.

벨제부브가 누구인지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나돌고 있으나 가장 유력한 설은 그가 루시퍼 다음 가는 천사였으나 루시퍼의 반란 사건 때 루시퍼 편에 가담하여 함께 지옥으로 떨어진 타락천사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옥에서 그의 지위는 당연히 루시퍼 다음이다.


그러나 중세의 악마학에서는 그를 루시퍼보다 더 높은 자리에 놓아 악마의 황제로 다루기도 한다. 이는 그가 반란을 일으켜 악마군단의 최고 자리를 차지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실 지옥은 악이 판치는 세계이다 보니 무수한 반란이 일어났을 법도 하다. 그래서 벨제부브를 악마의 최고 계급인 치천사 그룹의 최고 자리에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벨제부브가 최고의 악마로 등극한 시기는 15~17세기이다. 이때 사람들 사이에서는 ‘악마’를 두려워하는 문화가 성행했으며, 당시 그는 ‘마녀를 지배하는 악마’로 많은 사람들에게 악마가 달라붙게 하는 악마였다. 그래서 이후 벨제부브와 악마의 계약서를 나누었다는 신부가 등장하는가 하면, 악마가 달라붙은 사람들을 공개 처형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악마 빙의 사건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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