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발검무적 Dec 01. 2021

자고 있는데 매혹적인 악마가 당신을 덮친다면?

7대 악마의 명성을 위협하는 신급 악마들 2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524


④ 아스타로트(Astaroth)

아스타로트의 출신에 관해서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하나는 메소포타미아의 여신 이슈타르(셈족의 여신 아스타르테에 해당)였을 것이라는 과 또 하나는 그냥 타락천사 출신일 것이라는 이다.


먼저 메소포타미아의 여신 이슈타르였을 것이라는 설에 대해 알아보자. 이는 악마 가운데 희귀하게도 여신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바빌로니아의 풍요와 성애, 금성, 전투 등을 관장하는 여신 이슈타르가 그 원형이다.

이슈타르는 평소에는 자비가 많고 은혜를 많이 내리는 여신이었지만, 변덕이 심해 그 사랑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랑이 식어버리면 예전의 연인을 불구로 만들거나 죽이거나 동물로 바꾸는 등 그 소행이 지나친 데가 있었다. 일단 싸움이 일어나면 스스로 무기를 잡고 남자들 뺨칠 정도로 활동하여 적의 피를 흠뻑 대지에 스며들게 했다.

또한, 그녀는 성애를 주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갖 음탕한 것과 창녀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본성 역시 숨길 수 없었기에 스스로 타락한 성적 관계를 맺어 타락의 대명사가 되었다. 심지어 셈족의 최대 신이라 할 수 있는 바알과도 관계를 맺어 그의 아내가 되었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아마도 이 때문에 이슈타르가 악마로 둔갑하여 악마 아스타로트가 되었을 것이란 게 첫 번째 가설이다.

 

이 시점에도 이미 악마적 요소가 갖춰져 있었는데, 이것이 가나안(팔레스타인)에 전해져 고대 페니키아의 도시 비브로스(Bybros)의 수호여신 아스타르테가 되자 성경에 마신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아스타르테는 머리에 초승달 형태의 뿔이 달린 아름다운 여신이다.

때로는 수소의 머리를 한 여성으로 표현되는 일도 있었다. 그녀는 바알의 배우자로 천후(天后)라고도 불렸으며, 이 신을 모시는 의식은 모두 여성이 했다. <예레미야서> 제44장 16~19절에 따르면 그녀를 향한 제물은 향과 술과 빵이며, 피비린내 나는 요소가 전혀 없다.


그리고 <실낙원> 제1권 420 이하에 따르면 그녀의 무녀들은 달밤에 기도와 노래를 바쳤다고 한다. 그녀는 지모신 가운데 하나인데, 왕권을 계승하는 자는 먼저 “나는 아스타르테를 섬기는 성직자이다.”라고 선언해야 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컸다고 한다.

 

페니키아에서 아스타르테는 세계의 진정한 통치자이며, 옛 세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죽음과 재생의 의식을 되풀이하는 여신으로서 숭배받았다. 그러므로 왕은 그녀를 섬긴다고 선언함으로써 그녀의 사제가 되어 나라를 세우고 질서를 유지하는 권리를 얻을 수 있었다. 아스타르테는 죽은 이의 영혼도 관리했다.


죽은 이는 저승에서 살며 빛나는 옷을 몸에 걸친다는 점에서 별과 동일시되었다.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들, 즉 죽은 자의 영혼은 달 주위에 흩어져 있다. 그래서 달은 아스타르테 그 자체라고 여겨졌다.

 

아스타르테 신앙은 이윽고 지중해를 건너 고대 그리스에 도달하였다. 그곳에서 그녀는 아프로디테로 불리게 되었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아슈타르트라고 불리며 사자의 얼굴을 한 싸움의 여신이 되었다.

이렇게까지 숭배받았던 여신 아스타르테는 기독교의 전파 이후 이름이 바뀌면서 악마로 그 신분이 떨어졌다. 아스타로트는 원래 좌천사였으며 ‘좌천사의 공자’, ‘지옥의 대공’, ‘공포의 귀족’이라고 불렸다. 입술이 피로 물들었고 온몸에 시커먼 옷을 입은 검은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오른손에는 독사를 쥐었고 지옥의 용 또는 뱀 위에 올라타고 있다. 그의 숨결에서는 악취가 나고 독소까지 포함되어 있다.


과거와 미래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고, 마치 자신은 타락하지 않았다는 얼굴로 타락천사들이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의 일을 이야기한다. 항상 안락하게 지내며 안일을 탐하고 사람들을 나태함으로 이끌어간다. 또한, 나쁜 일을 좋아하고 입가에 웃음을 띠면서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즐긴다. 솔로몬 왕에게 봉인을 당한 72 기둥의 마신 가운데 하나다.

두 번째로 아스타로트는 ‘좌천사의 공자’, ‘지옥의 대공’, ‘공포의 귀족’이라고 불리며, 원래 좌천사 그룹의 군주였을 것이라고도 전해진다. 상위 계급의 천사에서 타락하여 악마 그룹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이때 악마 그룹에서 그의 지위 또한 상당히 높은 것을 각종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40개에 이르는 악마군단을 이끄는 지휘관으로 알려져 있다.


악마가 된 그의 모습은 입술이 피로 물들었고, 온몸에 시커먼 옷을 입은 검은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오른손에는 독사를 쥐었고 지옥의 용 또는 뱀 위에 올라타고 있다. 그는 과거와 미래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고, 마치 자신은 타락하지 않았다는 얼굴로 타락천사들이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의 일을 이야기한다.


항상 안락하게 지내며 안일을 탐하고 사람들을 나태함으로 이끌어간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오직 놀고만 싶다거나 생활 속에서 오로지 무기력감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이 악마가 자신 곁에 오지 않았는지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스타로트는 어떻게든지 사람들을 나태하게 만들어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타로트 자신 또한 얼마나 게으른지 그의 몸에서 숨결에까지 악취가 나고 독소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⑤ 서큐버스 & 잉큐버스

서큐버스(Succubus; sʌk.jʊ.bəs)란 중세 유럽에서 믿었던 악마의 한 종류로, 여자 모습을 하고 남자(특히 수도자)의 꿈에 나타나 성관계를 맺어 기력을 갈취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악귀이다. 꿈에 나타난다 하여 몽마(夢魔)라고도 하고, 성관계를 하는 꿈으로 성욕을 일으킨다 하여 음란마귀라고도 한다.


어원은 라틴어로 '아래에 눕다'라는 뜻의 수쿠바레(succubare)이며, 라틴어 단어 '수쿠부스'가 그대로 영어로 편입된 단어이므로 복수형은 서큐바이(succubi)이다.

서큐버스가 남자를 덮치는 목적은 그로부터 정액을 빼앗아 자신의 몸에 넣은 후 또 다른 악마를 낳기 위해서라고 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남성의 몽정이 모두 서큐버스 탓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 정액은 또 다른 용도로 사용될 때도 있다. 이때 서큐버스는 자신과 같은 임무를 띤 남자 잉큐버스의 도움을 받는다. 즉, 잉큐버스에게 자신이 빼앗은 정액을 주면 잉큐버스가 다른 여자를 덮쳐 그 여자의 몸에 정액을 집어넣어 그녀로 하여금 악마를 낳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잉큐버스는 단순히 서큐버스를 돕는 일만 하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 역시 젊은 여인이 잠든 사이 그녀를 덮쳐 관계를 맺은 후 임신시켜 또 다른 악마를 낳게 한다. 종교적 전통에서는 이와 같이 잉큐버스 또는 서큐버스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은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고 심지어는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잉큐버스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서기 24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다스리던 수메르 왕 목록에서이다. 이 목록에서 영웅 길가메시의 아버지로 리루가 나오는데, 여성들이 잠을 청하는 동안 침입해서 유혹한 것으로 언급된다. 한편 여자 악마인 릴리투는 여자들의 꿈속에 들어가 잘생긴 남자로 둔갑하여 여자들을 유혹한다고 전해진다.


이와 유사한 또 다른 악마들도 등장한다. 아르다트 릴리는 밤마다 남자들을 찾아가 성관계를 맺은 후 무시무시한 자식들을 낳는다고 하며, 아르다트 릴리의 남성판인 이르두 릴리는 밤마다 여자들을 찾아가 성관계를 맺은 후 그녀들을 통해 자신의 자식을 얻는다고 알려졌다. 원래 이들 악마들은 폭풍의 악마였는데, 어원을 잘못되게 인식하여 결국 밤의 악마로 간주되었다.


또한 조하르와 벤 시라의 입문서에 따르면, 릴리트는 아담의 첫 번째 부인으로 나중에 서큐버스가 되었다고 한다. 릴리트는 나중에 아담의 곁을 떠나 대천사 사마엘과 어울리면서 에덴동산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였다. 조하르의 카발라 편을 보면 대천사 사마엘은 네 명의 서큐버스와 어울려 지냈다고 나와 있다. 이들은 릴리트, 아그라트 바트 마흐라트, 나아마, 엘시스 제누니움으로서 최초의 악마 여왕들이라고 한다. 후기 민간전승에서의 서큐버스는 세이렌의 모습을 띠게 된다.

이처럼 서큐버스와 잉큐버스는 쌍으로 다니며 남자와 여자의 잠자리를 위협하는 악마이다. 만약 이들에게 잘못 걸리면 신세를 망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악마에 관한 전설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첫 번째로 잉큐버스를 보았다는 사람은 고대 이집트의 한 제철공(말에 편자를 박는 일)이었다. 그는 쇠를 달구다가 너무 피곤해 잠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서큐버스가 나타난 것이다. 깜짝 놀란 제철공은 마침 아직 달궈져 있던 불 쇳덩어리를 서큐버스에게 던졌고, 이에 서큐버스도 당황하며 도망가 버렸다고 한다.


또 잉큐버스의 출현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때는 근대로 치닫고 있던 17세기 스코틀랜드의 한 귀족의 집에서였다. 시간이 으스스한 새벽으로 치닫고 있을 무렵, 갑자기 잉큐버스가 나타나 귀족의 딸과 관계를 맺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귀족의 딸은 악마 아이를 낳았고, 깜짝 놀란 가족들은 몰래 인근 강가에 버려 버렸다고 한다.

이러한 서큐버스와 잉큐버스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을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반인반수의 끔찍한 괴물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⑥ 메피스토펠레스

메피스토펠레스는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이다. 그런데 여기서 무시무시한 사실 한 가지는 <파우스트>가 그의 순수 창작이 아닌, 독일에 전해오는 전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여기에 등장하는 메피스토펠레스 역시 괴테가 만들어낸 가상의 악마가 아닌 실존했던 악마에 대해 캐릭터화한 것뿐이다.


파우스트는 실제 16세기 독일에서 살았던 인물로 전해지며 그는 마술사이자 연금술사로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불러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파우스트 전설을 만들어내는 데 일등 공신이 되었다.

파우스트 박사는 세상의 진리를 찾아 온갖 지식과 학문의 길에 매진하였다. 그 학문 중에는 마술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진리를 찾지 못하고 허탈감에 빠진 나머지 지옥의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불러낸다. 그리고 메피스토펠레스와 자신의 영혼을 담보로 죽음의 거래를 한다. 즉, 메피스토펠레스가 박사의 영혼을 빼앗는 대신 파우스트의 인생을 정말로 만족시켜 준다는 조건이었다. 이렇게 하여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움으로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는 이 세상의 온갖 쾌락을 맛보게 된다. 드디어 약속한 시간이 되고 파우스트는 담담히 메피스토펠레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때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진다. 천사들이 나타나 파우스트의 영혼을 천국으로 데려가 버리는 것이다.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는 파우스트

이 이야기대로라면 메피스토펠레스는 나약한 악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는 괴테가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 실제 전설에서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빼앗는 데 당당히 성공한다.


이렇게 메피스토펠레스는 여러 가지 학문에 능통하지만, 항상 인간을 악덕으로 유혹해서 유혹에 응한 자와 악마의 계약을 맺게 한다. 하지만 계약에 응했던 인간은 악마의 손에 갈기갈기 찢겨서 마지막에는 지옥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렇다면 메피스토펠레스는 어떤 형태의 악마였을까? 그는 털이 무성한 몸에 부리와 날개가 있어서 어딘가 괴물 그리핀과 비슷하고 인간으로 변신할 때에는 가늘고 긴 턱수염과 두 개의 뿔, 박쥐의 날개, 당나귀의 말굽을 갖는다고 한다.


또한 실제 그를 불러내어 만나보았다는 요하네스 파우스트의 설명에 의하면 그는 섬뜩한 모습으로 손에는 죽은 영혼을 상징하는 해골을 들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 요하네스 파우스트에게 다음과 같이 자신의 신분을 암시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지옥의 지배자 루시퍼를 모시고 있는 지옥의 장교이다.”


이 설명 한 마디로 우리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신분이 루시퍼의 아래였음을 알 수 있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532


매거진의 이전글 7대 악마만 악마일 쏘냐 나도 이름 좀 날린 악마일지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