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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Dec 02. 2021

어떻게 인간은 악마와의 전쟁에 승리하는가?

7대 악마의 명성을 위협하는 신급 악마들 3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528


⑦ 아자젤(아사셀)

아자젤(히브리어: עֲזָאזֵל‎, 아랍어: عزازيل‎)은 구약 성서 레위기 16장 속죄일 의식에 대한 묘사 속에서 언급되는 명사이다. 또한 묵시적 문학과 랍비 문학에 아자젤이라는 타락천사가 등장한다.

 

아자젤은 속죄 염소(scape goat)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유대교에서 죄를 지었을 때 ‘이는 아자젤의 일이요,’라는 전승이 있다. 속죄 양과 속죄 염소의 다른 점은, ‘염소는 악마의 상징에서 대신 바쳐지는 악마’라는 속성의 차이가 있다.


<에녹서>에서 watcher 천사 계급 중 Samyaza(먼저 태어난 이, 늙은 이)가 다른 200의 천사들과 함께 내려올 때 스스로 이름을 지어 떨어진 이유로, 또한 Samyaza가 이 이름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겠소, 라는 한 명목으로 그의 별명인 Ouza와 Azza의 유사성을 통해 Azazel과 합일된 이름이 되어 공통 명목으로 순례자가 되었으므로 일종의 대속 의식(악성을 대신 처벌받는 것)의 의미의 Scapegoat 성향을 띤다.


아자젤은 ‘신에게 힘을 부여받은 자’라는 뜻으로 구약성서 <레위기>에 다음과 같이 하나님과 대등한 존재로서 등장한다.

그런 다음에 속죄 제물로 소를 바쳐라. 그것은 자기를 위한 제물이다. 아론은 그 제물을 바쳐서 자기와 자기 집의 죄를 씻는 예식을 행하여라. 그리고 염소 두 마리를 여호와 앞, 곧 회막 입구로 끌고 가거라. 아론은 제비를 뽑아, 두 염소 가운데서 여호와께 바칠 염소와 아사셀에게 바칠 염소를 정하여라. 아론은 제비를 뽑아 여호와께 바치기로 정해진 염소를 속죄 제물로 바쳐라. 제비를 뽑아 속죄의 염소로 정해진 다른 염소는 산 채로 여호와 앞에 끌고 가거라. 제사장은 그 염소를 여호와 앞에 산 채로 두었다가 이스라엘의 죄를 씻는 예식에 써라. 그리고 그 염소를 광야로 내보내어라.
                                          (레위기 16.6-10)


이 내용에 등장하는 아론은 당시 유대 민족의 지도자이자 대제사장으로 모세 다음 가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는 제물로 바칠 두 마리의 염소 중 한 마리는 하나님에게 바쳤으나 나머지 한 마리는 아자젤(아사셀)에게 그것도 산 채로 바치고 있다. 도대체 아자젤이 어떤 존재이기에 하나님과 대비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일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그림으로 봐왔던 당시 재물로 바쳐졌던 염소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유대인들이 하나님께 제사를 지내는 목적은 자신들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이다. 유대교에서 죄에 대한 대가는 목숨을 내놓는 것인데, 이때 사람 대신 염소를 바침으로써 죄를 용서받는 의식이 바로 제사인 것이다. 이런 믿음을 가졌던 유대인들은 두 마리의 염소 중 한 마리는 목을 쳐 그 피와 함께 하나님께 드렸으나, 다른 한 마리는 산 채로 아자젤에게 보냈다.


즉, 하나님께 바친 염소는 죄를 용서해 달라는 의미이고, 아자젤에게 보낸 살아있는 염소는 아자젤이 자신들의 모든 죄를 전가받은 지옥의 악마라고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아마도 이때 당시 아자젤은 사탄을 대신하는 악마로 이름을 떨쳤던 것 같다.

모세와 아론에 대한 히브리 사람들의 반란과 그 후의 하나님의 처벌

또한 아자젤은 당시 지옥에서도 상당한 고위직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원래 하늘의 천사 신분이었으나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여 타락천사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어떤 부분에서 하나님을 거역하였는지는 아담을 섬기라고 한 것에 대해 자존심 상해하며 거역했다는 설과 하늘의 규칙을 어기고 인간 여자를 범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그가 인간 여자를 범했다는 것은 중요한데, 왜냐하면 그는 지옥에서 ‘군사령관’ 급에 해당하는 계급인 그리고리의 사령관직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리란, <에녹서>에 자세히 소개되고 있는 천사들의 직함으로, 지상의 여인들에게 욕정을 품고 성행위를 범하여 타락천사가 된 일단의 악마 그룹을 칭하는 말이다. 아자젤이 그 그리고리의 사령관직을 맡고 있다면 그가 여자를 범했다는 이야기는 거의 사실인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아자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아자젤은 7개의 뱀 머리와 14개의 얼굴, 14장의 날개를 갖고 있는 괴물과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아자젤은 남자들에게는 검과 방패 만드는 법을 가르쳐서 전쟁터로 내몰았고, 여자들에게는 보석으로 치장하는 방법과 화장품 사용법을 가르쳐서 허영심으로 들뜨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철권 6>의 최종 보스로까지 등장하는 아자젤

또한 그가 인간 여자와 결혼하여 낳은 자식들은 그 키가 1000미터가 훨씬 넘는 거인들이었다. 이 거인들은 식탐이 엄청나 닥치는 대로 지상의 먹을 것을 다 먹어치워 버렸다. 그리고 더 먹을 것이 없어지자 인간까지 잡아먹기 시작했다. 이에 땅은 완전히 혼란에 빠져버렸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하나님은 억수 같은 비를 땅에 쏟아부어(이것이 노아의 대홍수라고 하는 설도 있음) 살아있는 모든 것을 다 쓸어가 버렸다. 이때 거인들도 모두 죽고 말았다. 그리고 하나님은 아자젤을 지옥의 동굴에 유폐시켜 다시는 인간 세상을 넘볼 수 없게 하였다고 한다.

 

⑧ 다곤(Dagon;다간)

‘곡물’, ‘큰 물고기’란 뜻. 머리와 손은 사람 모습을 하고 나머지 하반신은 물고기 형상을 한 블레셋 족속의 주신(主神). 농사를 주관하는 신이다. 블레셋의 주요 성읍인 가사(삿 16:23), 아스돗(삼상 5:2-7), 벧산(삼상 31:10; 대상 10:10) 등지에서 숭배되었다. 또 이스라엘에서는 유다 지파에 속한 ‘벧 다곤’(수 15:41)이나 아셀 지파에 속한 ‘벧 다곤’(수 19:27) 등지에서도 다곤 숭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밀턴의 <실낙원>에는 바다에 사는 악마로 소개된다.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본래 고대 펠리시테 사람의 신으로 성서에도 그 이름이 등장한다. H. P. 러브 크래프트의 작품에도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신장 9미터 정도 되는 거인의 모습으로 온몸이 비늘로 덮여 있고 물갈퀴가 있는 손발을 지닌 괴물로 그려져 있다. 이 작품에서는 같은 모습의 괴물이 수없이 등장하는데, 다곤은 이들의 왕으로 군림하며 틈만 있으면 인간 세계를 정복하려고 벼르고 있다고 한다.


결국 다곤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가 이교신 출신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유명한 삼손이 마지막 힘을 다하여 기둥을 무너뜨리고 죽어간 곳이 바로 다곤 신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구약성서 <사사기>에 나와 있는 삼손과 다곤 신과의 치열한 싸움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삼손은 당시 천사의 계시로 유대인 마노아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맨손으로 사자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당나귀 턱뼈로 블레셋 사람을 천 명이나 때려죽일 정도의 괴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에 이웃나라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 때문에 벌벌 떨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삼손이 블레셋 여인 데릴라에게 사랑에 빠지자 그들은 무릎을 치며 데릴라에게 삼손이 괴력을 부리는 비밀을 알아내 오라고 시킨다. 데릴라는 온갖 방법으로 삼손의 마음을 사로잡아 비밀을 얻으려 하였지만 쉽지가 않았다.

데릴라는 울면서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어찌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요?"라고 하자 삼손은 그녀의 눈물에 속아 "나의 힘은 긴 머리카락에서 나온답니다."라고 비밀을 말해버린다. 결국 삼손이 잠든 사이 블레셋 군대는 그의 긴 머리카락을 자르고 삼손을 잡아들여 양쪽 눈을 도려내고는 감옥에 가둬버린다. 승리에 도취한 블레셋 사람들은 이 일이 자신들이 모시고 있는 다곤 신 덕분이라고 생각하여 다곤 신전에서 축제를 열고 제사를 드리려고 하였다. 그리고 옥에 갇힌 삼손을 불러다가 재주를 부리게 할 참이었다.

그러나 옥에 갇힌 삼손의 머리카락은 어느덧 많이 자라나 있었다. 다곤 신전의 두 기둥 앞에 선 삼손은 하나님에게 마지막으로 기도를 드렸다. "오 하나님, 저에게 한 번만 힘을 주십시오." 그리고는 삼손은 두 기둥을 힘껏 밀었다. 이는 다곤 신과의 치열한 싸움이었다.

놀랍게도 기둥은 무너졌고, 굉음과 함께 신전은 지진이 난 것처럼 무너져 내렸다. 이때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삼손도 함께 죽었고 그날 죽은 사람은 삼손이 살아서 무찌른 사람보다 그 수가 훨씬 많았다고 한다.

삼손도 함께 죽었지만 이는 명백한 삼손의 승리였다. 다곤 신이 삼손과의 대결에서 지고 만 것이다.


블레셋 사람들은 어느 날 유대인들이 모시고 있는 성스러운 궤를 약탈하여 자신들이 모시고 있는 다곤 신전에 두었다. 그런데 다음 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다곤 신상의 목과 팔다리가 모두 잘려나가 있는 것이다.


이는 다곤 신과 하나님과 싸움에서 다곤 신이 참패했음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러한 다곤 신의 모습은 구약성서 <열왕기서>에서도 등장한다.


이와 같은 이야기에서처럼 다곤은 원래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널리 숭배되었던 신이었으며, 그의 신전이 세워진 것만 보더라도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신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하나님과의 세력 다툼에서 참패한 이후로 다곤은 신으로서의 힘을 잃고 악마가 되었으며, 지하 세계로 유폐되었다고 전해진다.

다곤은 히브리어 다그(물고기)와 아온(우상)에서 유래된 말로, 바빌로니아에서는 흔히 수신(水神) 에아와 동일시되어 어류(魚類:dag)의 신이라고도 하였다. 그래서 신 시절부터 물고기 인간으로 그려져 왔다. 삼손과 싸운 블레셋 사람들 역시 다곤을 반인반어(半人半魚)의 모습으로 표현하여, 이를 숭상하였다.


악마가 된 이후로 다곤은 지옥의 현지들 그룹에 포함되기도 하며, 특히 신비주의자들이 벌이는 비밀 의식에 자주 나타나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한편, 밀턴의 『실낙원』에서 그를 루시퍼의 반란을 도운 타락천사로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⑨ 릴리스(리리스)

릴리스(Lilith)는 히브리어로 '밤의 괴물'을 의미한다. 성서의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로부터 비롯되었으나 유대 신화의 릴리스는 아담처럼 흙으로 빚어졌으며 이브보다 앞서는 아담의 첫 번째 아내이자 인류 최초의 여자이다.


음탕하고 사악한 아담의 여자이었기 때문에 신은 아담을 보호하기 위해 순종하지 않았다는 죄를 물어 악마로 변하게 한 뒤 낙원에서 추방시켜버렸다. 이후 릴리스는 아담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잡아먹어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는가 하면 홍해로 물러나 살다가 사탄과 관계하여 많은 데몬들을 낳았다고 유대 신화는 전하고 있다.

릴리스를 형상화 한 가장 대표적인 회화작품은 낭만파 시인 리츠가 쓴 <라미아>시를 통해 영감을 얻은 존 콜리어는 <릴리스>(1887)이다. 존 콜리어는 작품에서 릴리스가 뱀과 사랑을 나누며 황홀경에 빠진 듯이 묘사함으로써 사탄의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릴리스는 이후 남자의 욕정을 도발해 파멸시키는 피에 굶주린 요부이자 잔인하고 위험한 요부, 여성의 파괴적인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로 일컬어지고 있다.

 

유대교 신비주의 종파인 ‘카발라’에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아담의 첫 번째 아내는 하와가 아니라 릴리스라고 하는 흥미로운 전설이 있다. 아마 정통 성서만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기독교인이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무슨 달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는 엄연히 유대인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다. 도대체 릴리스는 누구인가?


하나님은 흙으로 아담을 만들 때 그의 첫 아내로 릴리스를 함께 만들어 주었다. 즉, 하와가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진 데 반해 릴리스는 아담과 똑같이 흙으로 만들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릴리스는 아담에게 자신도 동등한 권리를 가질 것을 주장했는데, 특히 잠자리에서 그러하였다.


그러나 아담이 이를 무시하고 하나님을 경배하는 일에만 몰두하자 릴리스는 참지 못하고 아담의 곁을 떠나고 만다. 이렇게 하여 릴리스가 찾아간 곳이 바로 사탄이 거처하고 있는 곳으로 그녀는 사탄의 아내가 되어 수많은 사악한 여자 아이들을 낳았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 덕분에 릴리스는 아담의 최초 아내로 유명해졌으며, 대표적인 여자 데몬의 그룹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현재 그녀는 주로 임신한 여성이나 어린아이들을 노리는 악마로, 갓난아기를 잡아서 배를 가르고 내장을 먹는다고도 한다. 그녀는 천사처럼 날개를 달고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올빼미 눈을 하고는 밤마다 먹잇감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이러한 릴리스는 구약성서 <이사야서>에서 ‘밤의 마녀’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왜 그녀는 천사 같은 어린아이들만을 괴롭히려고 하는 걸까. 정말 사악한 악마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사실 여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고 한다.

<디아블로4>에도 캐릭터화된 릴리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릴리스가 아담을 떠났을 때 하나님은 아담을 불쌍히 여겨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그녀의 아이를 매일 백 명씩 죽이겠다고 협박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릴리스는 하나님의 말을 듣지 않았고, 하나님의 벌을 받고 말았다. 이때부터 릴리스는 이에 대한 복수극으로 어린아이들만 골라 괴롭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릴리스가 낳은 아이는 ‘리린’이라 불리는 여자 악마로, 역시 남성을 유혹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한다.

 

⑩ 아바돈(아폴리온)

신약성서 <요한계시록> 9장에서, 지옥의 심연을 주관한다고 전해지는 추락천사. 아바돈은 유대어이며, 그리스어로는 ‘아폴리온’이라고 한다. <요한계시록>에 따르면, 그 모습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종말의 시간이 다가오면 지옥에서 인간의 얼굴과 전갈의 꼬리·침을 갖고 금관을 쓴 무시무시한 메뚜기 군단을 보내어 5개월간 인간을 괴롭힌다고 한다. 마술서 등에는 전신이 비늘로 덮인 인간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낫처럼 생긴 날개와 곰의 다리를 한 형상으로 나온다. 또한 지옥의 심연 그 자체라고 이야기되기도 한다.

신약성서 <요한계시록> 9장 11절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이 메뚜기들의 왕은 무저갱의 수호자로, 히브리어로는 아바돈, 그리스어로는 아볼루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무저갱’이란 ‘악마들이 영원히 갇혀 있는 지옥’을 뜻하는 말이며 아바돈을 이러한 무저갱의 사자라고 칭했으니 아바돈은 바로 지옥의 악마를 뜻함에 틀림없다. 이처럼 아바돈은 성서중에서도 신비의 책으로 알려져 있는 <요한계시록>에 당당히 이름을 드러내는 악마이다. 그런데 아바돈을 ‘메뚜기들의 왕’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메뚜기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는 바로 이 앞 절인 <요한계시록> 9장 3-10절에 잘 나타나 있다.

그 연기 속에서 메뚜기 떼가 나와 모든 땅에 퍼졌습니다. 이 메뚜기 떼는 전갈처럼 쏘는 독을 갖고 있었는데, 땅의 모든 풀과 나무는 해치지 말고, 오직 이마에 하나님의 도장이 찍히지 않은 사람들만 해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죽이지는 말고, 전갈에게 쏘인 것처럼 다섯 달 동안, 아픔에 시달리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중략) 그 메뚜기 떼의 모양은 마치 전쟁 준비를 끝낸 말들처럼 보였습니다. 머리에는 금관 같은 것을 쓰고 얼굴은 사람의 얼굴 같았습니다. 여자처럼 긴 머리털을 하고, 이빨은 사자 이빨처럼 생겼으며, 쇠로 된 방패막이가 가슴을 덮고 있는 듯했습니다. 또 날개 소리는 많은 전차와 말들이 전쟁터로 달려가는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꼬리에는 전갈처럼 쏘는 가시가 달려 있었는데, 그 꼬리에 다섯 달 동안,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크리스천과 싸우고 있는 아바돈

아바돈은 바로 황충, 즉 메뚜기 모양의 괴물 모습을 한 악마군단의 왕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사람 얼굴에 사자 이빨을 하고 전갈 꼬리를 달고 무저갱에서 우글거리고 있다가 다섯 번째 천사의 나팔소리가 울리면 무저갱을 뚫고 나와 다섯 달 동안이나 인간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임무를 띠고 있다. 그들은 전갈의 독으로 가득 찬 꼬리를 인간에게 찌르며 무지막지한 고통을 주는데, 반드시 다섯 달 동안 죽지 않고 고통을 길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메뚜기 괴물 모습의 악마군단을 최전방에서 이끌고 다니는 그들의 왕이 바로 아바돈인 것이다.


존 밀턴은 <실락원>에서 바닥이 없는 구덩이 자체를 ‘아바돈’이라고 불렀다.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클롭슈토크(Friedrich Klopstock)는 서사시 <구세주(Der Messias)>에서 ‘아바돈’이라는 천사를 등장시켰다. 아바돈은 마지못해 사탄을 좇아 신에게 반역했다가 뒤에 용서를 구한다.

한편, 아바돈의 또 다른 이름은 아폴리온으로 그는 존 번연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에 등장한다. 여기서 아폴리온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원래 살던 타락한 도시의 지배자로, 천국을 찾아가는 크리스천 앞에 나타나 그를 방해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는 선의 상징 인물인 크리스천과의 대결에서 져 오점을 남기고 만다.


나폴레옹이 유럽을 호령하던 시대에 그의 적들은 그의 진짜 이름이 '나폴리온(N'Apollione)'이라면서 그가 바로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사악한 아볼루온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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