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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Dec 13. 2021

<닌자 거북이> 분석 - 3

미국의 시각으로 본 80년대 세계정세와 국가 이미지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566


3. 라파엘(Raphael)

애칭은 라프(Raph). 안대 색상은 빨간색.

전형적인 다혈질로 다분히 네 명 중에서는 가장 과격하고 성격이 불같으며 참을성이 없다. 그 때문에 본의 아니게 사고를 많이 저지른다. 레오나르도의 리더십에 꽤 불만을 갖고 있고 남에게 뒤처지는 것은 결코 용납을 못한다.


농담이 들어간 대사는 늘 어딘가 비꼬는 듯한 반항아적인 성향도 다분하다. 그러나 정작 마음은 가장 여린 외강내유의 캐릭터. 아이들을 만나면 뭔가 근엄하게 가르쳐줘야 한다는 스테레오 타입에 맞게 얌전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인다.


주무기는 사이(쌍차(雙叉)) 혹은 필가차(筆架叉). 다른 버전의 라파엘도 모두 이 무기를 갖고 싸운다. 단, 에볼루션에서는 톤파를 사용한다.

레오나르도와도 많이 대립하지만, 약 올리는 걸 좋아하는 미켈란젤로 때문에 더 열을 낼 때가 많다. 자경단원인 케이시 존스와 만나 처음엔 서로 싸우다가 우정을 쌓게 되는 관계가 되었다. 초반 시즌에서는 다른 거북이들과 키가 같았으나 키가 많이 자라서 네 거북이 중 가장 커졌다. 혼자 유일하게 170cm를 돌파했다.

성격은 워낙 다혈질이라 시즌 2 중반에 레오나르도가 중상을 입자 혼자 잘난 척하더니 이 꼴이 된 거라며 영영 앞으로 못 일어나도 상관없다는 식의 독설을 퍼붓는다. 그러나 그를 걱정하며 눈물을 쏟아내는 걸 보면 영락없는 츤데레 캐릭터. 처음 본 사람은 항상 경계하고 믿지 말아야 한다고 차갑게 말하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달려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라파엘이다. 시즌 5에서는 닌자 트라이뷰널에게 수련을 받으면서 부적을 받게 되는데, 물을 다루는 능력과 사슬 낫을 얻게 된다.

 

모욕을 절대로 참지 못하며, 이 때문에 생각 없이 가볍게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미켈란젤로와는 앙숙이다. 이 때문에 팀 내 트러블의 에피소드에는 항상 라파엘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애완동물로 키우는 그들의 거북이 스파이크에게만은 상냥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싫어하던 미켈란젤로가 기절했다가 깨어나니까 다행이라면서 미켈란젤로에게 포옹을 해주거나, 박스터의 함정에 적인 피쉬페이스랑 같이 갇혔는데 피쉬페이스가 죽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을 때 갑자기 스스로 나서서 도와주는 걸 보면 은근 츤데레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쿨가이라 생각하며 행동하지만 사실은 제일 멘탈이 약하다. 외강내유 그 자체이다.

 

4. 미켈란젤로(Michelangelo)

애칭은 마이크(Mike) 혹은 마이키(Mikey). 안대 색상은 주황색.

초기 원작이 나올 당시엔 원작 만화가 케빈 이스트먼(Kevin Eastman)은 라파엘을, 피터 레어드(Peter Laird)는 도나텔로를 좋아했고, 레오나르도는 리더란 위치에 있는 바람에 원작 코믹스에서는 병풍 신세를 면치 못했던 거북이다. 그 때문에 두뇌 회전이나 무술 실력이 다른 거북이에 비해 딸리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1987년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나서부터 캐릭터성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후 다른 거북이 캐릭터들 같은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성격이 꽤 명랑하고 놀기 좋아하는 약간 바보 같은 철부지 스타일이며, 대부분 일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주무기는 대부분의 시리즈에서 쌍절곤을 사용하지만, 1997년작인 미국의 실사 드라마 <The Next Mutation>에서는 영국에서 쌍절곤이 폭력성 때문에 심의에 걸린다고 톤파로 무기가 바뀌었고, 2012년 애니메이션에서는 기본 쌍절곤에 사슬 낫이 추가된 형태로 나왔으며, 무기가 많이 바뀐 2018년 애니메이션에서는 만력쇄를 사용한다. 또한 스케이트 보드 타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일본어 버전에서 자신을 호칭할 때 미켈란젤로 역시 ‘보쿠’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캐릭터의 느낌보다는 이 캐릭터가 4명 중에 막내의 이미지가 강하면서 가장 어리숙한 캐릭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렇게 설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의외로 닌자거북이들 중 가장 먼저 캐스팅 디자인된 캐릭터이기도 하다. 케빈 이스트먼이 장난 삼아 쌍절곤을 든 복면 쓴 닌자거북이를 그렸고 이를 피터 레이어드가 자신의 화풍으로 리디자인함과 동시에 인원을 넷으로 늘린 것이 지금의 닌자 거북이들이다.

 

파티와 서핑을 좋아하며 어딘가 나사가 한두 개 풀린 듯한 녀석으로, 하는 행동을 보면 누구든지 그가 막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느낌이 딱 들 정도이다. 개그맨이자 막내 기믹이다. 바보 기믹에 정어리 피자를 제일 좋아하는 것 캐릭터로 나온다. 네 명 중에서도 피자를 좋아하는 수준이 거의 광적이어서, 주식을 넘어서 중독성을 보여준다.


한 에피소드에서는 피자란 피자를 모조리 먹어치워서 다른 동료들의 원성을 샀는데도 “먹고 싶은 게 어떡해~”하면서 먹튀 짓을 저지르다가 스플린터한테 최면요법까지 받게 된다. 마침 그때 슈뢰더가 홀로그램 장치를 이용해 가짜 미켈란젤로 홀로그램을 만드는데, 장치에 홀로그램용 미켈란젤로의 인격을 넣는 작업 도중 사고로 인해 자신이 미켈란젤로의 인격을 얻어 슈뢰더 스스로가 자신을 미켈란젤로로 생각하고 그와 똑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미켈란젤로와 같은 말투를 쓰고, 마스크를 벗고 피자 먹는 슈뢰더의 모습이 개그 포인트였다. 그리고 미켈란젤로는 슈뢰더를 보고 자기가 슈뢰더라고 여기게 된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뒤에 둘 다 정신을 차리게 되지만, 미켈란젤로가 머쓱해하면서 다른 친구들과 화해하는 사이 슈뢰더는 더 이상 안 속는다는 비밥과 록스 테디한테 두들겨 맞는 코미디 엔딩을 보여준다.

4명 중에서 가장 본능적 욕구에 충실하며 슈퍼 히어로를 동경한다.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라 다른 거북이들에 비해 수련을 많이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여도 무술 실력이 꽤 좋은 편이다. 힙합을 좋아하는 흑인 소년의 이미지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분위기 파악 안 하고 행동하는 저변에는 나사가 하나 빠졌다기 보단 마이 페이스적 기질이 강하다. 이런 성격 탓에 라파엘과는 다투는 일이 잦은데 깐족거리면서 장난을 계속 칠 정도로 둘 사이가 유독 가깝다는 것으로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이미 다 안다. 무술 실력보다는 말빨로 라파엘을 이기고, 늘 라파엘을 골탕 먹인다. 시즌 5에서는 닌자 트라이뷰널에게 수련을 받으면서 번개를 다루는 능력과 삼절곤을 얻게 된다.

 

5. 스플린터(Splinter)

닌자 거북이들의 영원한 스승이자 아버지. 일본의 오리지널 닌자, 하마토 요시가 기르던 애완용 쥐다. 상당히 똑똑해서 요시가 평소에 연습할 때 하는 닌자 동작을 관찰하고 따라 할 줄도 알았다. 하마토 요시의 라이벌의 동생 오로쿠 사키가 주인을 살해하는 것을 목격하고 집을 잃고 만다. 뉴욕의 하수구에서 살게 된 스플린터는 하수구에 떨어진 네 마리의 새끼 거북이들과 같이 살다가 이상한 물질이 몸에 떨어지면서 묻으면서 거북이들과 같이 사람만큼 거대해지고 똑똑해졌다.

 

원작에선 자신의 마스터인 하마토 요시를 살해한 원수 슈뢰더에 복수하기 위해 거북이들을 살인 병기로 훈련시키는 냉혈한 이미지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자들을 자신의 자식처럼 인정하고 부모로서 지키려는 사부님 이미지로 안착되었다.

 

슈뢰더가 거북이들을 살해하려 하자 자신의 몸으로 막아낼 정도. 동시에 에이프릴 오닐에게 전투를 가르치는 등 여타 시리즈에 비해 사부님으로서의 이미지가 굉장하며, 특이한 점이라면 설정이 만화적이지 않고 심각한 무게중심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납치당하거나 거의 사망(?) 직전까지 이를 정도로 상처를 입기도 하며 정말로 사망하기도 하는 등 굉장히 험하게 굴려진다. 그래도 절대 죽지 않고 생존한다.

거북이들의 스승답게 실력은 엄청나며 작중에서는 우주 무술대회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이 된 전설 중의 전설로 꼽히고 있다.

 

6. 에이프릴 오닐(April O'Neil)

원작에서는 박스터 스토크 맨 박사의 조수였다. 스토크먼의 대표 기계 ‘마우서’를 개발하는 것에 많은 도움을 줬으나 박사가 그 기계로 은행 금고들을 터는 것에 사용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박사는 증거인멸을 위해 마우서를 이용해 에이프릴을 죽이려고 하지만 하수구로 도망친 그녀를 거북이들이 구해준다.


그 이후로 에이프릴은 주로 도나텔로와 협동하면서 중요한 팀원이 되었다. 거북이들은 일종의 큰누나같이 서포터로 에이프릴을 생각하고 따른다. 마우서 사건 이후 골동품 가게를 영업하기 시작했으나 거북이들을 쫓던 악당들이 전부 파괴해버렸다. 거북이들의 다른 동료 자경단원 케이시 존스와 연인 관계다. 하지만 코믹스판에선 전 애인과의 사이에 애도 두고 있는 듯. 그리고 그 애는 에이프릴이 기른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한데, 처음에 이런 나이도 있고, 애인도 있는 듯하면서 무엇보다 직업이 언론이 아니었던 그녀의 캐릭터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이 다른 버전으로 변경되면서 눈에 띄기 시작한다.

 

애니메이션으로 넘어오면서, 거북이들과 만나 가장 먼저 말을 터놓게 된 사람이자 히로인으로 채널 6이라는 방송사의 리포터로 일하고 있는 기자로 나온다. 같은 방송사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 이르마가 있지만, 바쁘게 취재하러 다니면서 닌자 거북이들과 거의 한 몸처럼 움직이는 수준이다.


작중 유일한 홍일점이라는 점 때문인지 상당한 미녀에 글래머라 서양 웹에서 뒤지다 보면 구글 검색창에서 필터링당할 정도로 상당한 퀄리티의 므흣한 팬아트(?)들이 쏟아지고, 이 버전 에이프릴을 코스프레하는 양덕후 언니들도 적지 않다.(이러한 경향은 당시 어린이들이 주 영화 고객이 된 2014년 개봉작의 이 역할을 메간 폭스에게 안기는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촬영 당시 메간 폭스

거기다가 슈뢰더에게 험한 꼴로 능욕당하는 팬아트들도 엄청 있다. 이는 워낙 위험한 고발성 취재를 많이 하고, 슈뢰더에게 납치돼서 이상한 결박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근데 오히려 같은 편인 자경단원 케이시 존스보다 슈뢰더랑 엮는 팬아트들이 많은 것은 성적 취향의 왜곡이 지배적 원인인 듯 보인다.

 

트레이드 마크이자 거의 변하지 않는 기본 복장은 노란색 점프슈트. 상당한 미녀에 몸매가 대단한 게 점프슈트 차림으로도 다 보이는데, 희한하게 그 외의 복장은커녕 맨다리도 잘 안 보여주는 특이한 패션을 추구하는 디자인을 보여주는데, ‘현장을 직접 뛰는 기자’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실제로 채널 6의 메인 리포터급으로 여기저기 안 끼는 데가 없는데 다 툭하면 슈뢰더에게 납치돼서 결박되기 때문에 보통 닌자 거북이들을 사건으로 이끄는(?) 주요 원인 역할을 한다. 이 버전이 원작의 인기와 함께 코나미 닌자거북이 시리즈로 가장 많이 출연했기 때문에 인지도가 가장 높다. 물론 플레이어블 캐릭터보다는 붙잡힌 히로인이나 조력자 역이 많은 편. 설정상 27세로 닌자 거북이들한텐 띠동갑 뻘.

 

이후 시대가 거듭되면서 새로운 버전에서는 기본적인 원작 만화의 설정과 똑같은 듯 조금씩 변화한다. 예컨대, 스플린터에게서 무술 수업을 받는 것으로 나오면서 오리지널 버전과 달리 납치되거나 하는 짐짝이 되는 일은 없고 거북이들을 적극 서포트하며 전투력으로 치면 사상 가장 강한 에이프릴의 모습으로 거듭난다.

여권 신장이 애니메이션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자경단원인 케이시 존스는 에이프릴에게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따라다니며 카라이조차 에이프릴에게 제압당한 적이 있을 정도로 힘 있는 여성의 캐릭터로 성장한다.

 

또 세월이 지나 달라진 버전에서는 미성년자인 16세로 나온다. 이제 거북이들의 큰누나로서 정서적인 연상녀로 기댈 수 있거나 도와줘야 하는 묘한 역할에서 동료와 친구 정도로 비슷해진 것이다. 이는 베이비시터가 없어진 시대를 반영한다.

 

심지어 다른 버전으로 변화하면서 예지능력, 혹은 클레어보이언스(공간투시)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그런 능력을 갖게 된 이유가 크랭들에게 유전자 조작을 당하고 에이프릴을 낳은 어머니의 영향이라고 한다. <X파일>급의 음모이론이 만화에 스며들어가면서 SF적 요소가 영된 것이다.

최근작으로 오면서는 곱슬머리 흑발에 안경을 낀 16살의 흑인 여고생으로 표현되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이로 등장하며 도움을 주는 주력자로 등장한다. 이쪽은 공부나 운동 둘 다 잘하는 편이다. 작중에서 독립을 위해 커들스 부인 소개 방송 촬영, 파티 가게 직원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한다. 흑인이 사회의 사이드에서 중앙 사회로 부각되며 그 방영시기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대통령 임기와 비슷하다는 것을 보면, 사회적 분위기가 만화에 매번 운용의 폭이 제법 있는 여성 캐릭터에 집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암울했던 원작 볼륨 1의 표지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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