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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Jun 25. 2021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쓰레기는 사람이 사는 곳마다 언제나 있답니다.

"저희 나이? 아주 많죠."

이제 40대 초반? 많아야 중반도 안될, 81년생 여자의 남편은 한참 건방진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물론 이렇게 표현한다고 해서,

내가 그보다 나이가 많다고 '너 몇 살이야?'라거나 '내가 니 삼촌이나 큰 형님 뻘이야'따위의 꼰대 짓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이가 많으시면 잘 아실 거 아닙니까?"라는 대꾸를 해줬다.

신용대출이 집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엉뚱한 소리를 하길래 물었더니

당당히 나이 타령을 하는데 기도 차지 않았다.


원래 분양받아놓고 한 번도 들어가서 살지 않은 말만 우리 집이었다.

처음 분양받을 때 가격이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 겨우 돌아왔으니 시세차익은 언감생심, 다양한 진상 세입자들 때문에 맘고생만 엄청 심하게 하고 돈은 돈대로 깨진 집이었다.

그래서 그냥 분양가에라도 팔아버리자고 생각하고 처분할 생각이었다.

마침  세입자가 전세가 만료되는 시점에 나가겠다고 한 터라 잘됐다 싶었다.

그런데 계약을 하겠다는 사람이 이래저래 핑계를 대다가 계약이 어그러졌다.

1,2억도 아니고 몇 억이나 되는 보증금을 졸지에 생돈으로 마련해야 할 사태가 벌어졌다.


세입자는 81년생 여자네 가족이었다.

이사를 올 때부터 진상의 기운이 살살 풍기던 여자였다.

당연히 그들이 들어오기 전에 짐이 빠지고 당일에 이사가 들어오는 것이었는데,

자기가 입주 청소를 한다고 미리 말했는데 미리 짐도 안 빼놓았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인상을 썼다고 들었다.

정작 이사오던 날 고급 샹들리에의 전구를 만지다가 깨 먹고는

조용히 치우는 것을 들켜 사진이 찍혔다는 말도 들었다.

어차피 나갈 때 원상복구를 하면 될 테니 사진 찍었으면 되었다 싶어

따로 시비를 걸 필요도 없다 느꼈다.


들어오기 전부터 못을 박지 않고 레일에 액자를 걸어도 되는 둥

자기가 입주 청소를 시켜야 하겠는데 입주 청소를 해도 되겠냐는 둥

이것저것 준비가 다 되었냐는 둥

원래 그 주상복합에 전세 살다가 옮겨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즉 같은 동에서 이사를 하면서)

자신이 주인행세를 어찌나 하는지 괜히 이상한 사람을 들였다고

같은 침대를 쓰는 사람이 진상을 들였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나처럼 까탈스럽고 예민한 사람도 아닌 사람도 아닌 천상 호인이 그런 평가를 내릴 정도면

정말로 진상이지 싶었지만,

어차피 2년 살고 나가는데 부대낄 일도 없지 싶었다.


해외에 나가 있어 이사 때 보지 못했던 그녀와 부대끼게 된 것은 시스템 에어컨 때문이었다.

시스템 에어컨의 찬 공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6월에 연신 전화를 해댔다.

이전 세입자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받아놓은 확인서가 있어 삼성전자를 다시 불렀다.

기사한테 삼자통화하며 확인까지 받아주었다.

하루가 지나고나서

애기도 있는데 더워 죽겠다면서 다시 a/s를 해달라고 씩씩 거렸다.

이미 진상이라 들었지만 직접 통화를 하거나 하면

서로 감정만 상할까 싶어

삼성전자 서비스만 다시 불러 서비스 팀장에게

기존 문제를 설명하고 벌써 두 번째 클레임이라고 주의를 줬다.

에어컨 기사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가스를 주입하고 체크를 했다며

이제 또 그럴 일이 없다고 했다.

이후 연락이 잠잠했다.


2년이 다되어 자기네 집 있다면서

들어가네 뭐하네 떠들길래

그러라고 하고 집을 얼른 내놓았다.

계약이 된 것처럼 말하던 양아치 중개업자들의 농간에 왔다갔다 하는 등 하더니 어그러졌다고

몇 달 남기지 않고

통보아닌 통보를 들었다.

낭패였다.

유동자산을 처분하자니 갑작스럽게 처분하면 손실을 감안해야 했다.

그래서 '대출'이라는 것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출을 하자니 금리부터

이것저것 귀찮은 서류 준비까지

또 쓸데없이 수수료나 인지대, 법무사 비용에 이르기까지

거슬리는 것 투성이었다.

그래도 보증금을 돌려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맘을 다잡았다.


처음 주거래 은행 지점장에게 연락했더니

우리 집안에 대해 대략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던 그는

바로 곤란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주택자들에게 정부가 이래저래 돈을 꿔주지 않는다며

특히나 전세 퇴거 자금 담보대출을 받으시기 어려울 거라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여기저기 알아봐서

아파트나 주상복합 말고

단독주택과 별장을

담보로 진행할 수도 있는 방법을 확인했다.

그래서 다른 주거래 은행 지점장에게 연락했더니

대부계의 담당자가 건방을 떨며 전화를 받아서는

다주택자는 담보대출 자체가 안되니 그런 줄 알라며 새로운 방법에 대해 문의를 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내용과 상관없이 그의 건방짐이 거슬려

지점장의 직통전화를 걸어

너희 은행장도 니 지점의 대부계 팀장이라는 녀석이

그따위로 전화하는 걸 알고 있냐고 조졌다.

지점장이 연신 사과를 하며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해서

누군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떠들어대서

대신 사과드리고

눈물이 쏙 빠지게 혼내겠다고 했다.


그런 그녀(지점장은 여자였다.)는 결코 예의가 바른 사람도 아니었고

그저 자신의 지점 포인트를 쌓기 위해

그러는 척하는 얕은 사람이었다.

바로 그녀가 싼마이 장난질을 치기 시작했다.


단독주택과 별장은 다른 지역에 있으니 그쪽 근처

은행을 이용하시고 현재 주상복합이 자기네 지점 구역이니

그것만 이용해서 일단 대출을 진행하시면 어떻겠냐고 치고 들어왔다.


창구직원에서 동전 세기 시작해서

지점장까지 어떻게 올라갔는지

언뜻 그녀의 인생경로가 보이는 듯해서

구역질이 올라올 뻔했다.

물었다.

당연히 대출을 진행하려면 한곳에서 다 해야지,

단독주택이나 별장은 감정을 해야 하니까 감정비용이 들어서

귀찮은 거 쏙 빼고

대형 주상복합은 이미 국민은행 시세가 다 나와 있으니 편하게 먹겠다는 거냐고?


정곡을 찔렸는지

헤헤거리며 여자는

노쇠하며 사악한 웃음소리를 냈다.

잘 아시네요.

저희야 그래 주시면 여러모로 득이 되고

편하기도 하니까요.


너 편하자고

난 여기저기 물어가며 대출하라는 거고

너 편하라고

다른 데 보다 더 높은 금리 내면서

너희 지점에다가 주상복합만 담보로 내놓으라는 거냐?

너희 은행장도 니가 이런 식으로 지점장까지 오른 걸 아는 거냐?

한번 만나서 물어볼까?

대놓고 물었다.


눈치는 빠른지

은행장께 그런 말씀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 않냐고

뭘 그렇게까지 노여워하시냐고

너스레를 떠는 그녀의

마귀할멈 같은 간악한 웃음소리가 거슬려

전화를 바로 끊었다.


이러저러 거슬림이 있고

귀찮음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받기로 했다.

은행돈을 받아 몇 억이나 되는 보증금을 만들어 그런 진상을 내보내 주는 속이

썩 좋지만은 않았지만 서로간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은 문제가 생겼다.

세입자의 전출이 이루어져야 은행에서 돈을 넣는다는 조건에 부합해야 했다.

즉, 대출금을 다른데 쓰는 것이 아니라

세입자 퇴거 자금으로만 사용한다는 것을

강제로 이행하겠다는 거였다.

그래서 대출이 시행되는 날 세입자의 전출신고가 확인되어야 했다.


일요일에 이사를 나가겠다고 애초부터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터였다.

그러라고 했었다,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면 내가 신경 쓸 일이 없을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바뀌니 은행이 업무를 하지 않는 일요일보다 3일 앞선

금요일에 대출이 이루어져야만 했고,

세입자가 전출을 금요일에 동의하고 이행해야만 대출금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정작 이사라는 일요일 전에 돈을 다 줘버릴 수는 없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이때부터 실랑이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어렵게 대출까지 해서 약속을 지키려 하니

금요일에 전출을 하고 보증금 절반을 보내주고 일요일 이삿짐을 빼고 동시이행을 하자고 설명했다.

81년생의 '진상' 애기 엄마와 처음 그렇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전화 통화를 했다.


정말로 진상이 맞았다.

그냥 돈 먼저 다 주면 안 되냐는 식의 막무가내 논리부터

절반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을 먼저 달라까지

다양한 진상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지 말만 했고, 따박따박 논리에 맞지 않는 말투로 자신이 논리적이라고 착각하는 전형적인 꼴통이었다.

논리적으로 얘기한다는 착각에

이제까지 그렇게 싸워 이겨왔다는 식의 투가 거슬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손 좀 봐야겠다싶어

말로 자근자근 밟아주기로 결정했다.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 싶어 참고 참다가 거슬림에

그래 그럼 논리적으로 한번 따져볼까? 하고

참 교육인지 비슷한 걸 했다.


결론인즉은,

대출도 안 하고 막 나가자고 하면 아쉬운 게 우리냐? 너희냐?

이익에 밝은 '요즘 것들'이라 그런지

그렇게 설명하니까 바로 알아들었다.

대출까지 해서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억지 사과를 들으며

대강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이제 금요일에 전출신고하고,

은행에서 대출금 절반 직접 받고,

일요일에 이사하며 나머지 돈을 주

이 거지같은 대화는 할 필요가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반전이 일어났다.

갑자기 그 집을 내내 사고 싶어 하던

돈 없는, 근처 아파트 살던 아줌마가

무리를 해서라도 이 주상복합을 계약하겠다고 연락이 온 것이었다.

이미 대출을 받기로 했으니

돈이 아깝고 짜증이 나긴 했지만

그냥 대출은 대출대로 해야 하나 고민에 잠시 빠졌다.

10%의 계약금을 받아서 대출받기로 한 돈을 줄일까 싶었는데

또 그거 맞춘다고 잡다한 문제가 생길까 싶어

그 부대비용을 까먹는 손해를 감수하기로 했다.


그런데 엉뚱한 반전은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진상 여자의 남편이 전화를 해온 것이었다.

"우리 나이, 아주 많죠."라며 여자보다 두 배는 더 진상인 남편이 나타난 것이다.

(나중에 알보니 녀석이 연하란다.)

다짜고짜 전화해서는 아내에게 다 들었는데

자기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면서

도대체 어떤 은행에서 어떻게 대출을 받는지

모든 담당자들과 연결해서

확인시켜달라는 진상을 피웠다.

목적은 단순했다.

자기네가 전출신고를 금요일에 하는 것이

아무래도 불안한다는 것이었다.

앞서 몇 시간에 걸쳐 진상 여자를 얼루고 가르친 쓸데없는 시간과 에너지가

훨훨 타서 재로 날아가는 영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뭐 이런 자식이 다 있지?'


대출을 받았고, 그 절반을 이사하는 날인 일요일 전에 지급하고

나머지 절반을 당일 동시 이행하자고 하는데

뭐가 문제가 되냐고 설명했지만

결국 이 녀석은 계속 돌림노래를 불렀다.

돈을 더 많이 먼저 주던가

자기네는 전출신고를 먼저 하기 싫으니까

그냥 다 그만두고 공중 폭파시켜도 된다는 으름장까지 놓았다.

여러 진상 멘트 중에 으뜸은 이거였다.

"우린 이런 '짓'에 아주 익숙하거든요. 이렇게 경매해서 집까지 사서 이사하는 거거든요."

브런치에서 3,40대 친구들이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해서 외제차를 사네

시세차익을 얼마를 남겼네 하는 글을 언뜻 본 적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치부를 하던, 플렉스를 하던 그것은 그들의 자유다.

하지만, 상대에게 예를 갖추지 않으며 나댈 때 그런 같잖은 플렉스를 하려는 건,

만용이고 꼴값이다.

앞뒤 맞지도 않는 논리랍시고 떠들어대며 자신들이 후순위가 되면 어쩌냐는 둥

경매전문 변호사에게 알아봤는데 얼마나 자기네들이 위험하겠냐는 둥 개소리는 이어졌다.


부동산 담보대출의 금리가 너무 쎄서

의사라 신용대출을 는데 그게 당신이 살고 있는 내 집을 담보로 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 있는 거냐고 되물었다.


"아, 일부 신용대출을 받으신다는 건 지금 첨 들었네요."  


그렇게 말하길래, 내심, "아, 오해했으니 죄송했습니다. 그럼 됐습니다."라고 할 줄 알았다.

진상은 역시 달랐다.

"그래도 그 대출을 받아서 다른 데 쓰고 우리 안 줄 수도 있는 거잖아요."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이 자식 완전 또라이 아냐?'라고 육두문자가 튀어나올 뻔했다.


내내 '솔직히 말하면'과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요.'를 라임 맞추듯 떠들던 녀석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돌림노래를 계속 불렀다.

심지어 '임대인이 돈이 없어서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하는 거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인내심이 임계치에 다다랐다.


"일요일이 아니고 평일에 이사했으면 그냥 다 동시에 처리하면 될 걸 당신들이 일요일로 이사하니까 그렇게 된 거지 않소?"


"그럼 월요일에 이사할게요. 월요일날 동시 이행하죠."


"그럼 진작부터 그렇게 얘기하지, 애기 엄마가 일요일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우겨서 우리는 금요일에 대출을 일으키는데 이게 지금 애들 장난도 아니고 뭐 하자는 거죠?"


스스로 나이가 아주 많다고 했던 이 진상 커플의 꼴값은 '조삼모사'로 끝이 났다.

은행 측의 법무사가 직접 돈을 송금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금요일에 전출신고를 할 테니 그 돈은 법무사가 가지고 있다가 일요일에 보내주고

신용대출받은 돈을 먼저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그게 무슨 차이인가 있는지 따지고 싶은 기운도 없었다.

결국 이 쓰레기들은,

그냥 자기네 욕심을 다 차리고

자기네 편한 대로 돈을 확보하고 싶었던 것이 전부였다.


2년간 집을 상하게 한 것은 없는지 하나하나 체크하겠냐는 잽에 움찔해서는

"집은 정말 내 집처럼 깨끗하게 썼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굳이 그렇게 세밀하게 체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갑자기 수세를 취하며 꼬리를 내렸다.

"'솔직히 말하면'이 어떻고 최악의 경우를 다 따져보자고 했으니 우리 입장에서도

솔직히 말해서 최악의 경우는, 지금처럼 말해놓고 집 여기저기 상하게 하는 진상 세입자가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다, 뭐 이런 거에요. 그거 하나하나 몇 시간에 걸쳐 확인하고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계속 나대던 그의 말소리가 순간 잦아들었다.

"뭐, 꼭 그러실 필요가 있을까요?"

왜 그 따위로 사는 걸까, 걔네들은.


십수 년 전, 잠시 지방에 머물 일이 있었다.

서울로 돌아올 때가 되어 보증금을 달라고 하니,

검은 머리 외국인이 자기 부자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불안했지만 신뢰하기로 했다.

이사 일주일 전에 집이 계약되었지만

계약금은 주지 않는다고

이사하는 날 다 주겠다고 지가 더 큰소리쳤다.

이삿짐을 차에 다 실을 때까지도

곧 간다고 돈 주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놈은 잠수를 탔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짐은 길 위에 멈춰섰다.

차라리 돈이 안된다고 했으면

우리라도 돈을 마련했을 시간에

그는 갖은 기만과 장난질로 사람을 우롱했다.

그에 합당한 수준까지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좋아하는 돈으로 고스란히 청구했다.

끝까지 나타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대신 빌라며

자기 아내를 보낸 그 못난 자를

그렇게 매듭지었던 떠올랐다.


지가 나이가 많다고 했으니

내가 '요즘 것들'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로 나는 그들이 '요즘 것들'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그저 진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와 통화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언급했던 단어는

'상식'이었고,

그가 나와의 통화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솔직히 말하면'과 '최악의 경우'였다.


그 단어를 그대로 그에게 썼더니

그는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며

말꼬리를 흐렸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기까지

정말 아주 많은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법보다 주먹이 아직까지는

더 편하다.


그럴 수 없을만치

나이를 먹어버려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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