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내일 아침에 컵라면 해주라"
"컵라면?"
"응"
"라면은 아침밥 잘 먹은 날, 점심에 먹는거야. 토요일에 먹자."
"싫어. 나 컵라면이 엄청 먹고 싶단 말이야."
입을 쭉 내밀고 등을 돌립니다.
꽤나 먹고 싶다봅니다.
아침부터 라면...
내키지 않습니다.
"제발 해주라"
등을 돌렸던 웅이가 고개만 빼꼼 돌리고 조릅니다.
'제발'
웅이가 정말 간절할 때만 쓰는 단어입니다.
아침에 라면 한 번 먹었다고 큰 일 나겠습니까.
"그래. 내일 아침엔 라면 줄게"
"우와!! 나 빨리 자야지!!"
침대에 누워 온몸을 흔들며 좋아합니다.
빨리 자겠다더니, 잠이 들려고 노력하는 게 귀엽습니다.
새벽 6시.
방문이 열립니다.
"웅아 아직 잘 시간이야. 너 왜 나왔어"
"나 다 잤는데?"
"더 자. 지금 일어나면 피곤해."
"나 많~~~~이 잤어. 라면 줘"
라면이 기대되서 일어났군요.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녀석인데,
기대되는 일이 있다는 건 이런 건가 봅니다.
"엄마, 아직 멀었어?"
"3분 기다려야지"
"3분이 얼만큼이야?"
"작은별 노래 10번 부르면 3분이 지나지요"
반짝 반짝 작은별~
"율동도 해야지"
"어!!"
" 다 됐다. 그릇 가져올께~"
"아냐 나 그냥 먹을 수 있어"
"뜨거울텐데..."
후르륵
"진짜 뜨겁네. 엄마 그릇 주라"
"엄마 진짜 요리 잘한다!!"
아침 한 끼, 컵라면이면 어떻습니까.
웅이는 기분 좋게,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며,
컵라면 한그릇을 뚝딱 비웠습니다.
보고 있으니 컵라면이 뭐라고, 너털웃음이 납니다.
가끔 이런 날도 있는 거지요.
그래도, 난 엄마니까.
"컵라면 먹었으니까 점심엔 어린이집에서 반찬까지 싹싹 다 먹는거다!!"
잔소리는 한 번 해야겠습이다.